에펠탑·루브르 문닫고 원전 멈췄다…"유럽 덮친 폭염, 시작일뿐"
2026.06.24 17:46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 가디언, BBC 등의 외신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영국 등의 6월 평균 기온이 관측 사상 최고 수치를 경신했다.
프랑스는 23일 전국 평균 기온이 29.8도로 6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과 루브르박물관은 이날 조기 폐장했다. 프랑스 남서부에 위치한 골페슈 원전은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원자로 냉각에 사용된 물이 방류되는 가론강의 수온이 섭씨 28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동이 중지됐다. 프랑스 법규에 따르면 가론강 수온의 안전 규제선은 28도다.
영국은 24~25일 평균 기온이 38도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영국의 6월 최고 기온은 35.6도다. 독일과 벨기에, 네덜란드는 26일 6월 폭염의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밤에도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은 지난달 관측 사상 처음으로 전국 월 평균 최저기온이 20도를 넘는 무더운 밤을 기록했다. 프랑스는 지난 22일 밤 평균 최저 기온이 역대 최고치인 21.6도를 기록했다.
스페인은 2000~2025년 6월 폭염이 10차례 발생했다. 1974~1999년에는 2차례에 불과했다. 루벤 델 캄포 스페인 기상청 대변인은 ”초여름부터 폭염이 발생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전국 828개 기상관측소 중 101곳의 22일 기온이 40도를 넘었다“고 말했다.
폭염 관련 익사 사고도 증가했다. BBC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지난 18일 폭염 관련 익사 사고로 40명이 숨졌다. 관리가 되지 않는 강과 운하 등에서 더위를 식히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유럽은 다른 대륙보다 온난화 속도가 빠르다. 유럽 국가들은 대기오염 감소로 공기의 질은 개선됐지만 햇빛을 우주 공간으로 반사하는 역할을 하는 대기 중 에어로졸 입자가 줄어들었다. 눈으로 덮인 지역의 면적이 줄면서 지표면은 더 많은 태양 복사에너지를 흡수하고 있고 유럽 주변 대기 순환 패턴은 폭염 강도와 빈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레베카 에머턴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연구원은 “유럽의 폭염 강도와 발생 빈도는 늘어나고 있으며 지속 기간 또한 길어지고 있다”며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최고 기온이 빠르게 갱신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기록적인 폭염이 매년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의료 시스템, 전력 공급 등을 유지하려면 폭염 상한선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에리히 피셔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대기·기후과학연구소 교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지역별로 발생 가능한 가장 극단적인 폭염 양상을 파악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피셔 교수는 “연구에 상당한 진전이 있다”며 “다만 폭염의 지속 기간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역대급 폭염은 같은 해에 잇따라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전문가들은 첫 번째 폭염이 두 번째 폭염을 더욱 강해지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고 설명한다. 폭염으로 토양이 마르면 태양에너지는 토양 수분 증발에 쓸 에너지를 대기 가열에 쓴다. 이로 인해 또 다시 폭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폭염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수아레스 쿠티에레스 네덜란드 와게닝겐대 대기역학과 교수는 “40~50도가 나타나는 특정 하루를 대비하는 능력은 갖춰지고 있다”며 "하지만 한 달 동안 36도의 기온이 이어지는 상황에 대해선 오히려 준비가 안 돼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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