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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 다 젖는 폭염인데 “에너지 아껴야”...에어컨 설치 두고 싸우는 좌우

2026.06.24 18:33

2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폭염으로 인해 조기 폐장한다는 안내가 적힌 표지판이 에펠탑 정문 앞. [AFP=연합뉴스]
유럽 전역이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을 기록하는 가운데 프랑스에선 에어컨 설치를 두고 정치권에서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한쪽에선 냉방시설을 대대적으로 설치하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다른 편에선 에너지 비용 증가 등 피해를 키울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폭염으로 프랑스에서는 에어컨을 둘러싼 논쟁이 촉발하며 ‘문화전쟁’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기상청은 이날 프랑스가 기록적인 무더위를 나타내며 남서부 한 마을에서는 최고 기온이 44.3도까지 치솟았다고 밝혔다.

FT에 따르면 여러 유럽 언론은 연일 폭염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며 정치인들이 에어컨 설치에 대한 입장을 내놓으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극우 성향의 차기 대통령 후보인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원내대표가 대표적이다. 르펜 원내대표는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나오고 있는데도 녹색당 등 좌파 진영이 이념적인 이유로 냉방 시설 설치에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병원, 요양시설, 학교 등에 냉방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구축하겠다고 주장했다.

반대 진영 정치인들은 르펜 원내대표의 정책이 오히려 전력 소모를 늘리며 피해를 키울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대신 건물 설계를 개선하고 도심 녹지 공간을 확대하자고 주장했다.

FT는 “이제 시민들에게 그저 참고 견디라고 요구하는 방식은 더 이상 현실적인 대안이 아니라는 점을 대다수가 인정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미국 방송 CNN은 유럽에서는 약 20%의 가정이 에어컨을 보유하고 있다며 냉방 기기 보급이 더딘 이유에 대해 분석했다. 유럽 국가들은 이전에는 온화한 기후로 냉방 필요성이 크지 않았고, 지금처럼 장기간 고온 현상이 지속된 경우는 드물었다. 또, 유럽은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에너지 가격이 높고, 시민들이 에어컨 설치와 운영 비용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짚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연이은 불볕더위에 많은 사람이 운하와 강에 뛰어들면서 지난 18일 이후 현재까지 약 40명이 익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파리의 유명 관광지들도 폭염으로 인한 단축 근무에 나섰다. 이날 에펠탑 운영사는 기존 자정까지였던 개장 시간을 당겨 오후 4시에 문을 닫는다고 공지했다. 루브르 박물관도 이달 24일부터 27일까지 폐관 시간을 오후 4시로 앞당긴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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