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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의 경제읽기]글로벌 중앙은행들의 방향 전환

2026.06.24 20:24

| 오건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

지난 6월18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개최되었다.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의 데뷔전인 만큼, 그리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상황에 놓인 만큼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주목된 회의였다. 친트럼프 인사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케빈 워시 의장이었기에 최근의 물가 압력에도 불구하고 긴축적인 통화 정책으로의 전환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결과는 사뭇 달랐다.

비록 연준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연준 위원들의 미래 기준금리 경로를 예측하는 점도표에서는 연내 1~2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성명서(Statement)에서 “easing cycle”이라는 표현을 삭제하면서 금리 인하 사이클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밝혔다.

일회성 기준금리 인하가 아니라 일정 기간을 두고 지속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을 ‘easing cycle’이라고 하는데, 이번에 이 단어를 지웠다는 것은 금리 인하 사이클에서 벗어나 이제는 금리 동결, 혹은 금리 인상으로의 방향 전환이 가능하다는 점을 밝혔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이유로 종전 가능성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론되었다. 연초 미국의 2~3차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던 글로벌 투자자들의 기대는 이번 FOMC에서 보여준 연준의 스탠스 변화로 인해 외려 연내 금리 인상 쪽으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스탠스 전환은 미국 연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6월 둘째주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를 2.0%에서 2.25%로 인상하며 2023년 9월 이후 처음으로 금리 인상 기조로 방향을 틀었다. ECB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유로존의 성장세가 여전히 강하지는 않지만, 중동전쟁 등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금리 인상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종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음에도 그동안 이어져왔던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제조업체 등 기업들이 증가한 비용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이번 금리 인상은 단기적인 물가 급등을 선제적으로 억제하기 위한 ‘보험성 금리 인상’이라기보다, 전반적으로 높아지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적 포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런 점에서 ECB 역시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에 진입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시기 일본은행 역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1.0%로 조정했다. 이는 버블경제 붕괴 직후인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본은행은 2024년 8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의 충격으로 인해 기준금리 인상에 매우 소극적인 행보를 이어왔지만, 최근 눈에 띄게 높아진 물가 상승 압력과 쉽게 안정되지 않는 극단적인 엔화 약세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엔화 약세가 물가 압력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하며, 물가 흐름에 따라 금리 인상을 이어나갈 뜻을 밝혔다.

일본은행 이외에 호주중앙은행(RBA)도 올해 들어 이미 2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노르웨이 중앙은행 역시 선제적 인상에 동참했다. 인도네시아도 자국의 통화 가치 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을 단행했으며 캐나다, 영국, 인도 등은 필요시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국은행 역시 비슷한 결을 유지하고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고환율 기조가 중동전쟁으로 인한 고유가와 맞물려 물가 상승 압력을 크게 높이고 있음에 주목한다. 지난 1분기 성장률이 양호하고, 수출을 통한 기록적인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물가가 안정되며 성장을 자극하기 위해 진행되었던 글로벌 금리 인하 사이클이 마무리되며 금리 인상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금리는 실물경제 전반에 영향을 주는 핵심 요인이다. 금융 환경이 변한 만큼 각 경제주체의 대응 역시 달라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건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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