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시간 전
“오픈 2시간 전엔 와야”…독서인의 축제, 어디부터 가야 하나
2026.06.24 17:43
입장 팔찌 수령까지 한시간 이상
책갈피·한정 굿즈에 발길 북적
◆“이게 입장 줄 맞나”…2시간은 일찍 와야 ‘오픈런’ 가능=입장까지가 가장 큰 고비였다. 입구에서 줄 끝까지 걸어가는 데만 15분이 넘게 걸렸고, 곳곳에서 “이게 입장 줄이 맞느냐” “한참 기다렸는데 다른 곳으로 가라고 해 난감하다”는 말이 이어졌다.
병목은 입장 팔찌를 받는 곳이었다. 팔찌를 받고나면 입장 자체는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입장권을 팔찌로 교환하려는 줄이 길게 늘어지면서 대기가 한없이 길어졌다. 관람객 사이에서는 “오전 8시까지는 도착해야 제때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이 돌았고, 온라인에도 일찍 서둘러야 한다는 후기가 잇따랐다.
◆힙한 책갈피 사러…부스마다 북새통=무엇이 사람들을 이렇게 줄 서게 만들었을까. 좋아하는 출판사와 작가, 그리고 한정판 책과 ‘굿즈(기념품)’다. 1시간 이상 기다려 입장했다는 박혜린씨(21·서울)는 “좋아하는 출판사가 도서전에서 해외문학 도서를 다시 선보인다는 소식을 듣고 찾았다”며 “티셔츠 한장을 사고 책을 사니 어느새 두 시간 가까이 지났다”고 말했다.
올해 유어마인드 부스 주제인 ‘책갈피 익스프레스’는 책갈피를 고르면 그와 어울리는 책을 낱장 인쇄물로 추천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낱장에는 추천 책의 제목과 출판사, 부스 번호, 그 출판사가 고른 인용구 한 줄이 담겼다. 유어마인드 측은 “책갈피를 고르는 일이 곧 책을 고르는 일이 되도록 했다”며 “도서전에서 건네받는 것 중 가장 얇지만 가장 멀리 데려다주는 것이길 바랐다”고 소개했다.
나비 모양 뜨개 책갈피를 산 박소민씨(20·경북 구미)는 “도서전에 오려고 어제 미리 서울로 올라왔다”며 “좋아하는 출판사들이 다 모여 있는 자리라고 해서 처음 와봤다”고 말했다.
◆‘글손실’ 티셔츠에 가챠 부스까지=부스들은 저마다의 주제로 꾸며 관람객 발걸음을 사로잡았다. 출판사 ‘민음사’는 자사 소설 속 문구를 활용한 굿즈와 함께 민음사 키링을 뽑을 수 있는 ‘가챠(뽑기)’ 부스를 운영했다.
‘도서출판 푸른숲’은 ‘마음을 씻어주는 디지털 세탁소’를 콘셉트로 부스를 꾸렸다. 초등학생이 그린 듯 하찮으면서도 귀여운 그림을 넣은 ‘독서는 기세’ 티셔츠를 내놨다.
인기 작가를 가까이서 만날 수 있다는 점도 도서전의 매력이다. 올해 주제 강연에는 은희경·김애란·백수린·정보라·오은 등이, 세미나에는 장동선·송길영 등이 나선다. 주빈국 프랑스에서는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비롯한 작가 12명이 방한해 독자와 만난다.
올해 도서전 주제는 인공지능(AI) 시대에 질문하는 인간을 조명하는 ‘인간선언 Homo duduri(호모 두두리)’다. 국가보훈부 ‘김구 특별전’, 독립출판물을 모은 ‘책마을’(110여 곳) 등 볼거리도 마련됐다.
다만 미숙한 운영도 드러났다. 행사는 오전 10시, 개막식은 10시30분에 시작됐지만 개막일인 24일 낮 12시까지 언론사 기자들의 행사장 출입이 사전 고지 없이 제한됐다. 주최 측은 이재명 대통령 부인 김혜경 여사가 개막식에 참석하면서 경호를 고려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도서전 인기가 높아지며 참가 신청이 몰려 공간 부족도 과제로 떠올랐다. 부스 입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참가 출판사 선정이 공정하지 못했다는 문제 제기까지 나왔다.
이런 가운데 같은 시기 도서전 밖에서도 작은 도서전이 잇따라 열리며 독서문화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서울국제도서전에 참가하지 못한 출판사들이 모인 ‘제대로 도서전’은 25~28일 서울 노들섬 노들라운지에서, 독립출판사들이 힘을 합친 ‘서울한평도서전’은 24~28일 서울 강남구에서 무료로 관람객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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