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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 4번 출렁인 ‘삼전닉스’…공포지수 사상 최고치에 글로벌 증시 ‘휘청’

2026.06.24 17:57

코스피, 장중 500P 출렁인 끝에 극적 반등 성공 마감
마이크론 급락에도 삼전·하닉 상승…세계 시장 ‘바로미터’
바클레이즈·노무라 “레버리지 ETF가 한국발 변동성 키워”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24일 코스피,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67.18포인트 오른 8471.02로 마감했다.


서울 광화문에서 근무하는 30대 직장인 A씨. 그는 24일 업무 중에도 수시로 주식 거래 앱을 들여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투자 비중을 높게 가져간 그는 이날 급등락을 반복한 주가 흐름에 현기증이 났다. A씨는 “국가대표 우량주라 믿고 투자했는데 하루 동안 평가손익이 수백만원씩 출렁였다. 장 마감 때까지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전날 10%대 폭락 장세를 보인 코스피 지수가 이날 힘겹게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장중 내내 불안과 공포가 엄습했다. 지수는 장중 500포인트가 출렁이며 극한 ‘널뛰기 장세’를 연출했다.

한국뿐만 아니다. 미국 뉴욕증시도 세계 반도체 시장을 이끌고 있는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에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주가 민감하게 반응하며 변동성이 커졌다. 시장에서는 삼전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글로벌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자금이 한국발 변동성을 증폭시키고 이를 세계 증시로 확산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67.18포인트(3.26%) 오른 8471.02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 자체는 전날의 폭락을 딛고 상승 마감했으나 장중 변동성은 극에 달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152.95포인트(1.86%) 오른 8356.79로 출발한 뒤 상승 폭을 확대해 8577.52(4.55%)까지 올랐다. 그러나 점심 시간쯤 반락, 8080.99까지 빠지면서 8000선을 위협했다. 지수는 오후 들어 다시 우상향, 장을 마감했다. 장중 잇달아 상승 및 하락 반전을 하며 최고·최저가 기준으로 496.53포인트가 오르락내리락했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이에 전 거래일 대비 6.58% 급등한 95.29로 마감하며 지수가 처음 도입된 2009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례적 변동성의 배경으로 반도체 제조업을 주축으로 하는 한국 증시의 구조적 특성과 함께 한국 반도체주를 둘러싼 글로벌 레버리지 ETF 자금 흐름을 지목하고 있다.

전날 미국 증시에서는 대표적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이 급락하며 기술주 전반을 끌어내렸으나 이날 한국 시장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9.84%, 0.98% 상승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이자 세계 주요 시장 중 가장 먼저 거래가 시작되는 한국 반도체주의 움직임이 인공지능(AI) 투자 심리와 메모리 업황의 선행 신호로 받아들여지면서 뉴욕과 유럽 시장이 역으로 한국 시장 흐름에 동조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폭락세는 한국 증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2%씩 급락하면서 본격화됐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삼전닉스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관련 매도세가 겹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역시 레버리지 ETF 등을 통한 기계적이고 순환적인 자금 흐름이 메모리 관련 종목의 변동성을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레버리지 ETF는 목표 배율 유지를 위해 장중 주가 방향에 따라 기초자산을 반복적으로 사고팔아야 한다. 이 때문에 상승장에서는 추가 매수, 하락장에서는 강제 매도를 유발하며 시장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구조적 특성을 지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7개 상품)의 평균 등락률은 마이너스(-) 24.6%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7개 상품)의 평균 등락률도 -25.6%에 달했다. 초단타 거래가 집중되면서 일부 상품의 회전율은 20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의 알렉산더 올트먼은 최근 레버리지 ETF 시장을 두고 “전형적으로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상황”이라며 “펀더멘털 평가와 무관하게 레버리지 ETF는 현 시장의 가장 큰 기술적 위험 요소”라고 진단했다.

현재 전 세계 레버리지 ETF 자산 규모는 2900억달러를 웃돌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시장이 1% 움직일 때마다 약 90억달러 규모의 리밸런싱 수요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노무라 증권의 찰리 맥엘리곳은 “한국은 AI 병목 거래의 진앙 중 하나로, 레버리지 ETF를 둘러싼 구조적 역학으로 변동성이 증폭되고 있다”며 “지구 반대편에서 허리케인을 일으키는 ‘나비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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