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개미가 승리?’ 역대급 11조 폭풍매수했는데…폭락 후 반등 [투자360]
2026.06.24 18:40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코스피가 하루 만에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전날 10%에 육박하는 대폭락의 충격을 딛고, 8500선을 단숨에 회복했다. 국내 반도체 투톱의 12%대 폭락, 금리 인상, 미 증시 하락 등 대내외 악재에 시장이 공포에 질렸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패닉셀’ 대신 역대 최대 규모인 11조원을 쓸어 담으며 증시 하단을 지탱했다. 대폭락 뒤엔 반드시 상승장이 온다는 증시의 오랜 공식 역시 증명되는 분위기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86% 오른 8356.79로 출발해 장 초반 8500선을 회복했다. 전날 12%대의 폭락을 기록했던 국내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다시 가파른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증시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선진국 지수 편입 불발, 미 증시 하락과 금리 인상 우려 등 여러 악재에도 빠르게 충격을 딛고 회복하는 모양새다.
특히 전날 한국거래소(KRX)와 넥스트레이드(NXT) 합산, 역대 최대 규모인 11조5515억원을 순매수한 개인 투자자들은 이날도 장 초반부터 강한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개인은 9시20분 기준, 7926억원 순매수하고 있다. 반면 전날 각각 6조2469억원, 5조5244억원을 순매도한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도 장 초반 순매도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개인들은 시장의 공포가 극에 달한 시점을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로 판단했다. 특히 대폭락 뒤에는 상승장이 온다는 증시의 기존 공식에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코스피는 장중 9000선이 무너진 끝에 전 거래일 대비 9.99% 폭락한 8203.84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역대 열 번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될 정도로 변동성이 극심했다. 하루 9.99% 하락은 1996년 이후 역대 5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과거 하락장 1위는 올해 발생한 미·이란 전쟁(-12.1%)이었으며, 2위는 2001년 9.11 테러(-12.0%), 3위는 2000년 닷컴버블 붕괴(-11.6%), 4위는 2008년 금융위기(-10.6%) 등이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폭락의 원인이 과거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분석한다. 이번 폭락의 경우 외부의 대형 충격보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특정 대형주로의 수급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가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지난 22일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두고 두 기업 간 주도권 다툼이 벌어지며 장 초반 매수세가 집중됐으나, 장 중반부터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졌다. 이는 지수 하락과 추가 투매를 부르며 전 업종에 걸친 패닉셀링과 서킷브레이커 발동이라는 부정적 순환 고리를 형성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을 대상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역시 변동성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연내 세 차례 금리인상 전망,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승인 지연, 6월 말 연기금 리밸런싱 우려 등이 투심을 더욱 얼어붙게 만들었다.
다만 증권업계는 과거 대폭락 이후 주가가 급반등했던 패턴이 이번에도 재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미·이란 전쟁(10.1%), 9.11 테러(2.3%), 닷컴버블(5.6%), 금융위기(18.6%) 역시 주가 폭락 뒤 5거래일 후 주가 변화율을 살펴볼 경우 모두 상승했다.
우려를 낳았던 MSCI 선진국 관찰대상국 편입 유보 결정의 여파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지난 19일 발표된 MSCI ‘글로벌 시장 접근성 리뷰’에서 투자상품 가용성 항목이 ‘개선 필요(-)’에서 ‘보통(+)’으로 상향됐으나, 외환시장 자유화 수준, 투자자 등록 및 계좌 개설, 정보흐름 등 핵심 항목은 ‘개선 필요(-)’ 등급이 유지되며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 편입이 유보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했다”며 “편입 유보 가능성이 이미 시장에 반영됐던 만큼, 이번 발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시장의 눈은 향후 글로벌 반도체 업황의 변곡점이 될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로 쏠리고 있다. 간밤 뉴욕 증시는 인공지능(AI) 밸류에이션 부담과 고점 경계감 속에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7.87% 급락했고, 마이크론(-13.18%)을 비롯해 엔비디아(-4.13%), 테슬라(-5.79%) 등 기술주들이 일제히 차익실현 매물에 시달렸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09%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각각 1.44%, 2.22% 하락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이 굳건하다고 진단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프리어닝 시즌을 앞두고 실적 전망 상향 조정 재개에 따른 펀더멘털 모멘텀은 강화될 전망”이라며 “7~8월 증시 강세 전망과 3분기 중 코스피 목표치 1만1500포인트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폭락은 반도체 쏠림현상 극심화가 현물과 파생시장(단일 종목 레버리지 파급 효과)에서 만들어낸 수급 부작용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과거 경험상 수급 악재로 발생한 주가 조정의 기간은 길지 않았다는 점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