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급식카드로 술·담배 사고 허위결제까지…정부 관리 강화
2026.06.24 14:36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김영수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결식아동 급식카드 운영실태 조사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2026.06.24. chocrystal@newsis.com
국무조정실 정부합동부패예방추진단은 보건복지부와 합동 실시한 '결식아동 급식카드 운영 실태 조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급식카드를 운용 중인 전국 182개 지방정부의 카드사용 내역을 분석하고, 17개 광역시·도별 시·군·구 일부를 표본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아동급식카드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한부모 가정 등 18세 미만 취약계층 아동의 결식 예방 등을 위해 지방정부가 발급하는 카드로, 지난해 기준 182개 지방정부에서 약 15만명의 아동이 이용하고 있다.
부모가 자녀 카드로 술·담배 구매…사망한 아동 카드 사용되기도
정부 조사 결과 아동급식카드가 본래 취지인 아동의 식사와 무관하게 부적정하게 사용된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17개 광역시·도 중 서울과 인천, 부산, 광주를 제외한 13개 시·도에서 급식카드로 술과 담배를 구매한 내역이 확인됐다.
구체적인 사례로 A씨는 일반마트에서 초등학생 자녀의 급식카드로 세제·휴지 등과 함께 담배를 구매했고, B씨는 과일 등을 사면서 맥주를 함께 결제했다. 편의점은 결제 시스템을 통해 술·담배 결제를 기술적으로 차단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일반마트에는 이 같은 차단 시스템이 없어 부적정 구매가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모가 자신의 가게에서 급식카드 충전금을 허위 결제하거나, 마트 업주와 모의해 생활용품을 대량 구매하는 사례도 적발됐다. C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분식 가게에서 중학생 자녀의 급식카드로 일일 한도 3만원씩 약 4년간 총 1200여 만원을 허위 결제했다. D씨는 인근 마트에 급식카드를 맡겨두고 일일 한도 4만원으로 허위 결제한 뒤 29만원 상당의 생활용품을 일시 구매하는 방식으로 총 200여만원을 부정 사용했다.
2025년 1~8월 사용내역을 분석한 결과, 전체 발급카드의 약 14%(2만2000장)가 1회 이상 식사와 관련이 적은 업종에서 사용됐다. 카페에서 약 11억원, 학원·병원·미용실 등 생활시설에서 약 1억4000만원, 술집에서 약 700만원, PC방·만화방 등 오락시설에서 약 500만원이 집행됐다. 또 심야시간(오후 10시~오전 6시) 결제금액도 전체 급식카드 결제금액(2096억원)의 4.4%인 약 93억원에 달했다.
자격변동 관리도 허술했다. 아동이 학대로 보호시설에 입소한 후에도 부모가 급식카드를 사용하거나, 아동이 사망한 후 카드가 계속 쓰인 사례도 확인됐다.
결식아동이 급식카드를 충분히 쓰지 못해 자동 소멸되는 금액도 연간 171억원(전체 충전금액 2207억원의 7.8%)에 달했다. 낙인감 우려나 사용방법 미숙지 등이 주 원인으로 꼽혔으며, 충전금의 10%도 쓰지 않은 아동이 4800여명이었다.
[서울=뉴시스] 급식카드 편의점 구매(gs25). 2025.07.18. (사진=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부, 결제 차단 시스템 확대·관리체계 강화…"급식제도 전반 점검"
정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우선 술·담배 등 금지품목 결제 차단 시스템을 일반마트까지 확대하고, 결제제한 시스템 도입이 어려운 소형마트 등에 대해선 구매 내역을 수시 점검하는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술집 등 부적정 업종은 가맹점 등록이 자동 제한되는 시스템을 도입한다. 심야시간 이용도 제한할 방침이다.
가맹업주들을 대상으로는 허위결제 등 부모의 부정사용 등에 협조사실이 적발된 경우 가맹점 제외 등의 조치를 지방정부에 권고할 방침이다.
자격변동 관리를 위해서는 '행복e음' 시스템에 변동알림 기능을 연내 추가하고, 급식카드 발급시스템과 행복e음 간 정보연계를 지원할 예정이다. 미사용 충전금 문제 해소를 위해서는 잔액 안내 문자 발송 등 사용자 맞춤형 안내도 강화한다.
김영수 국무조정실 정부합동부패예방추진단장은 "지방정부가 급식카드 발급에 치우쳐 관리에는 소홀한 부분이 확인됐다"며 "새로운 지방정부가 시작되는 만큼 아동급식제도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며, 도시락과 반찬 배달 등 급식지원 제도 취지에 보다 부합하는 대안의 검토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수엽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지방이양사업이지만 지방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아동급식카드가 현장에서 더욱 실효성있게 관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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