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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가 몸통 흔들었다"…전세계 덮친 '삼전닉스 레버리지' 쇼크 [분석+]

2026.06.24 15:01

블룸버그 "꼬리가 몸통 흔든다"…韓 삼전닉스 ETF '직격'
노무라 "레버리지 ETF 1% 움직일 때마다 90억달러 재조정"
금융당국, 증권사와 긴급 간담회 개최
사진=연합뉴스

국내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담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매도세가 글로벌 증시를 뒤흔들고 있다. 특히 이들 종목을 담은 고배율 레버리지 상품은 시장 변동성을 극단적으로 증폭시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전 세계적으로 2900억달러(약 446조원) 규모로 팽창한 레버리지 ETF 시장이 이제는 주식 시장에서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주객전도 상황을 연출하며 불안을 가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특히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와 관련된 매도세가 겹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기술주 과열에 대한 경고는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최근 하락세는 올해 세계 최고 실적을 기록한 시장(한국)에서 변동성이 증폭되면서 촉발됐다"고 분석했다.

지난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10.71포인트(9.99%) 내린 8203.84로 거래를 마쳤다. /사진=김범준 한국경제신문 기자

앞서 전날 코스피지수는 미 기술주 반도체 투매에 반응하면서 역대 최대 낙폭인 910포인트(9.9%) 폭락했다. 특히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본주가 12% 넘게 떨어졌다. 일본 키옥시아 역시 장중 낙폭을 16%까지 키우는 등 아시아 반도체주 전반이 급락했다.

이에 이날 미국 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아시아 반도체 투매에 반응해 2.22% 급락했다. 특히 인공지능(AI) 관련 밸류에이션 부담과 고점 경계감에 반도체 모음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7.6% 하락했고, 미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13.2% 폭락했다. 퀄컴(-8.0%), 인텔(-6.1%), AMD(-6.0%)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일제히 주저앉았다.

미국 기술주 약세가 국내 증시에 전이돼 투자심리를 약하게 만드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이번처럼 과도하게 변동성을 키워 다시 미국 증시로 옮겨붙은 것은 이례적이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아시아증시에서 시작된 AI·반도체 매도세와 미 중앙은행(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2% 넘게 급락하면서 아시아발 매도세가 미국 시장으로 전이됐다"고 분석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시아 증시에서 시작된 폭락세는 한국 증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2% 급락하면서 본격화했다"고 평가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도 "'포모(FOMO·소외 공포)'에 투자자들의 돈이 한 섹터의 종목에 쇄도했다"며 "레버리지 ETF를 통한 기계적이고 순환적인 자금 흐름이 (반도체 움직임을) 한층 더 증폭시켰다"고 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상승이나 하락 움직임을 배수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상승 시에는 고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하락 시에도 손실을 더 키우게 된다.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 강세장에 높은 수익을 좇는 개인투자자의 수요가 몰리면서 전 세계 레버리지 ETF 자산은 미국(2200억달러)과 아시아(450억달러)를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전날 주가 하락에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7개 상품의 평균 하락률은 24.6%, SK하이닉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7개 상품의 평균 하락률은 25.6%였다.

문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은 일간 수익률을 추종하기 때문에 매일 '리밸런싱(자산 재조정)' 과정을 거친다는 점이다. 주가가 오르면 더 사고, 떨어지면 더 파는 기계적인 대응이 매일 반복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매수·매도 물량은 기초자산인 실제 주식 시장에 강력한 압력을 가한다.

노무라 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레버리지 ETF는 시장이 1% 움직일 때마다 약 90억달러 규모의 리밸런싱 수요를 유발한다. 특히 한국 시장은 글로벌 AI 반도체 거래의 핵심 축인 만큼 이 같은 레버리지 메커니즘 영향력의 한가운데 놓여 있다는 분석이다.

레버리지 ETF에 한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 변동성이 확대하자 금융당국은 긴급 조치에 돌입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금융투자협회와 함께 리스크 관리 및 투자자 보호를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10대 증권사 최고리스크담당자(CRO)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해 "어떻게든 (출시 전) 그때 드러누워서 막았어야 했나 개인적으로 반성하고 후회한다"며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 가계에 큰 충격이 될 수 있어 별도의 안전조치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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