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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댕냥이가 '물건'이라는 법…"생명이다" vs "재산이다"[노컷투표]

2026.06.24 15:01

핵심요약
법무부가 동물을 민법상 '물건'에서 제외하는 비물건화 민법 개정 추진에 나섰습니다. 아직 우리나라 법은 반려동물을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가 아닌 '물건'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 과연 '생명'일까요? 아니면 '물건'일까요?
스마트이미지 제공

"동물의 법적 지위 개선과 '동물의 비물건화' 민법 개정을 위한 국민 여론조사와 토론회를 실시합니다."
 
법무부가 동물을 민법상 '물건'에서 제외하는 비물건화 민법 개정 추진에 나섰습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23일 소셜미디어(SNS)에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간디는 '한 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동물을 다루는 태도로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리도 선진국 반열에 들어선 만큼, 이제 동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법과 제도에 어떻게, 어느 수준으로 반영할 것인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현행 민법 제98조는 물건이라 함은 유체물 및 전기 기타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을 말합니다. 이에 따라 동물은 '유체물'로서 물건에 해당합니다. 그렇기에 동물의 소유자는 민법 제211조에 따라 사용·수익·처분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동물이 '물건'에 해당하기에, 이혼 시 물건에 준하는 '재산'으로 분류해 '소유권 분쟁'으로 다뤄지기도 합니다.
 
동물학대에 대한 처벌이나 동물피해에 대한 배상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 데에는 동물이 법체계상 '물건'으로 취급받는 것 역시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됩니다.

스마트이미지 제공
 

21대 폐기, 22대 체류 중인 '동물의 비물건화'

 
법무부는 지난 2021년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해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제98조의1 제1항), '동물에 대해서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물건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제98조의1 제2항)라는 조문 신설안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21대 국회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됐습니다.
 
지난해 2월 발간된 '환경법과 정책'에 실린 '동물의 비물건화 민법 개정안에 관한 실무상 평가와 향후 과제'에서 한주현 변호사는 21대 국회에서 '동물의 비물건화'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 중 하나로 "법원행정처의 사실상 반대 의견 표명"을 지적했습니다.
 
당시 법원행정처는 '유정물(有情物)인 동물을 무정물(無情物)과 구분하여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고자 하는 입법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개정안의 내용만으로 동물의 민법상 지위를 명확히 규율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개정안은 형성가능성이나 목표방향만 열어 놓는 프로그램적 규정에 그칠 우려가 있으며, 동물의 법적 지위를 변경하는 규정을 민법에 규정하는 것이 적절한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21대에서 무산된 이후 22대 국회에서도 동물은 물건이 아니라는 내용을 담은 민법 개정안이 다시 발의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희승 의원은 △동물이 물건이 아님을 법률에 명확히 규정 △타인의 반려동물을 상해한 자는 치료비용이 동물의 가치를 초과할 때도 치료행위의 필요성 등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배상을 의무화하는 등 동물에 대한 손해배상 특칙 명시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과 그밖에 영리 목적을 위한 보유가 아닌 동물의 압류 금지 △손해배상에 있어서 일반 물건과는 달리 동물의 치료비 상당의 손해배상액은 교환가치를 넘어서도 인정할 수 있도록 하는 특칙 규정 등을 담은 민법·민사집행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개정안 역시 1년 넘게 법사위에 체류 중입니다. 법원행정처는 21대 국회와 마찬가지로 22대 국회에서도 이전과 동일한 이유를 들어 신중 검토 의견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미국, 반려동물도 '형사피해 주체' 지위 가져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은 민법에 동물은 물건이 아니라는 조항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프랑스, 벨기에, 포르투갈, 스페인은 동물을 '감응력 있고 생물학적 요구가 있는 존재'로 규정했습니다.
 
독일의 경우 지난 1986년에 동물보호법 개정을 통해 '동반생명체'라는 개념을 넣어 "동법의 목적은 동반생명체로서 동물에 대한 인간의 책임으로써 그들의 생명과 안녕을 보호하는 것"이라는 조문을 삽입했습니다.
 
동물을 '물건'이 아닌 '생명'으로 대우하면서 생긴 법 중 하나는 미국 코네티컷주의 '데스몬드법'입니다. 데스몬드법은 개와 고양이 학대 사건에서 법원이 피해 동물의 이익을 위해 '정의의 이익을 옹호한 법적 전문가'를 임명할 수 있게 하는 법입니다.
 
정성호 장관은 이번 '동물의 비물건화' 추진 소식을 알리며 "사람이 한 짓이라고 믿기 어려운 잔혹한 동물학대 범죄가 단순 재물 손괴 수준으로 처벌되거나, 깊은 정서적 유대를 나눈 반려동물이 재산 압류의 대상이 되는 현실이 바람직한지 의문을 가지는 국민이 많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2월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25년 동물복지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동물학대범에 대한 강력한 처벌 및 사육금지 조치에 대해 응답자의 93.2%가 찬성한다고 답했습니다. 반려인(94.3%)과 비반려인(92.7%) 간 인식 차이도 크지 않았습니다.
 
반려동물이란 사람과 더불어 사는 동물로 장난감이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을 말합니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 법은 반려동물을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가 아닌 '물건'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 과연 '생명'일까요? 아니면 '물건'일까요?
 
※투표 참여는 노컷뉴스 홈페이지에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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