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38조원 채권 완판했지만…시장은 '높은 금리' 요구
2026.06.24 08:03
S&P "2030년까지 현금 소진 지속"
누적 적자 413억달러·추가 투자 산적
공매도도 관망…"리스크 프리미엄 불가피"[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스페이스X가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마감하고 반등에 성공했다. 상장 직후 사상 최대 기업공개(IPO) 기록을 세우며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던 스페이스X가 주가 급락과 대규모 채권 발행이라는 변수를 동시에 맞닥뜨리면서 시장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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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이날 뉴욕 증시에서 스페이스X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 가까이 상승해 마감했다. 장중 한때 주당 147달러 선까지 밀려 지난 12일 첫 거래 시작가인 150달러를 하회하며 시가총액이 2조달러(약 3067조원)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스페이스X 주가는 최근 3거래일 동안 누적 24%가량 하락했다. 특히 직전 거래일인 22일에는 하루 만에 16% 폭락해 시가총액이 4000억달러나 날아갔다. 지난 16일 기록한 고점 대비로는 약 28% 낮은 수준이다. CNBC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IPO 직후 공모가 대비 50% 이상 급등해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를 넘어서는 시가총액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지난주 말 무렵에는 상당수 투자자의 수익이 거의 소멸된 상태였다.
채권 시장은 신중…250억달러 발행 성사됐지만
스페이스X는 이날 IPO 후 첫 투자등급 달러화 채권 발행을 완료하며 250억달러(약 38조3400억원)를 조달했다. 당초 200억달러 규모를 목표로 공시했으나 수요가 몰리면서 발행 규모를 늘렸다. 만기는 2031년부터 2056년까지 5개 트랜치로 구성됐으며, 금리는 5년물 5.35%에서 30년물 6.65%까지 책정됐다.
발행 주관사는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그룹,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등 5곳이다.
수요 측면에서는 최대 900억달러에 육박하는 주문이 몰렸으나, 최종 수요는 약 730억달러로 줄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발행 규모 대비 약 3배 수준으로, 올해 투자등급 채권의 평균 수요배율(약 4배)을 밑돌았다. 조달 자금은 IPO 전에 조성한 200억달러 규모의 브리지론(연 4.58%) 상환에 우선 쓰이며, 나머지는 일반 기업 목적에 활용된다.
채권 가격도 신중한 시장 심리를 반영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36년 만기 채권은 미국 국채 대비 1.4%포인트 높은 가산금리(스프레드)로 발행됐다. 같은 신용등급(BBB급)의 평균 스프레드보다 약 0.4%포인트 넓은 수준이다. 수요는 만기가 가장 짧은 트랜치에 집중됐다. 이는 시장이 장기 리스크를 경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쇼어클리프 자산운용의 그랜트 나흐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주식 투자자는 상승 여력을 누리지만 채권 투자자는 그렇지 않다”며 “회사 가치가 수조달러에 달하더라도 채권 시장에 접근하려면 의미 있는 스프레드를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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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W&K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브렛 코즐로우스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에 “(스페이스X는) 믿음을 요구하는 스토리”라면서도 “일론 머스크와 회사가 잘 해내더라도 각종 헤드라인에서 비롯되는 잡음은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매도 세력은 제한적…“머스크 공매도엔 신중”
최근 주가 급락에도 공매도 세력의 움직임은 제한적이다. 데이터 분석업체 S3 파트너스에 따르면 현재 스페이스X 유통 주식(약 6억2500만주)의 5~7%에 해당하는 약 4000만주가 공매도된 상태다. CNBC에 따르면 S&P500 구성 종목 중 공매도 비율이 7%를 넘는 종목이 30개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차입 비용도 낮다. S3에 따르면 공매도 차입 비용은 연율 60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 수준으로, 대차 수요가 적은 일반 주식의 약 30bp보다는 높지만 ‘공급 부족’을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S3의 매슈 언터만 리서치 총괄은 CNBC에 “공매도 세력이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지만, 데이터상으로는 공급 제약 공매도와는 거리가 멀다”며 “전형적인 숏스퀴즈 후보라기보다는 정상적인 가격 발견 과정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2008년 금융위기 전 미국 주택시장에 베팅한 것으로 유명한 마이클 버리도 스페이스X 공매도를 검토했으나 결국 포지션을 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분간 변동성 불가피…추가 자본조달 여부 주목
스페이스X는 지난 19일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1008억달러를 보유하고 있으며, 필요시 투자 규모 축소나 추가 주식 발행 등을 통해 신용등급을 방어할 수 있다는 것이 신용평가사들의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채권 투자자들이 향후 수년간 스페이스X의 추가 채권 발행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주식 시장에서는 두터운 개인투자자 기반과 기관 수요,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공매도 세력의 역사적인 패배 경험이 공매도 확대를 억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채권 발행이 향후 자금 조달 구조와 재무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가가 반등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시장의 주된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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