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폭등한 동탄, 규제지역 가시화?
2026.06.24 07:00
■ 경기 동탄 최근 넉 달 동안 아파트값 4.87% 상승
동탄 신도시 집값이 무섭게 오르고 있습니다.
경기도 화성시 행정구역 개편으로 부동산원은 지난 2월부터 동탄구 집값을 구분해서 발표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주택가격동향 월간통계 기준으로 동탄의 2~5월 누적 상승률은 4.87%로 집계됐습니다. 같은 기간 경기도 전체 평균 누적 상승률 1.51%의 3배 이상, 서울 전체 상승률 2.11%의 2배 이상입니다.
경기 안양시 동안구(6.26%), 경기 용인시 수지구(6.13%), 경기 광명시(5.79%) 등 동탄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인 지역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지역이 서울 근접성에 힘입어 전통적인 강세를 보였던 것을 감안하면, 동탄의 최근 '고공행진'은 단연 눈에 띕니다.
■'슈퍼 사이클' 올라탔지만... 규제 지역에서 제외
동탄 지역 집값의 급격한 상승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경기 남부에 위치한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올라탄 관련 기업들의 활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그래서 '셔세권', '기업체 셔틀버스 세권(통근 셔틀버스 정류장 인근 지역)'이라는 말이 시중에 유행하기도 했는데요.
지난해 10월 토지거래허가제 지정 대상에서 빠진 동탄의 집값이 급등하면서 정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토지거래허가제는 주택을 사고팔 때 실거주 목적에 한해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제도인데요. 현행법상 중앙 정부(국토부)나 광역자치단체가 투기 우려가 심각한 지역을 대상으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
광역자치단체장이 지정할 경우 시군구(기초자치단체)별로 핀셋 지정할 수 있지만, 국토부가 지정할 경우 인접한 2개 시도(광역자치단체)를 묶어야 지정할 수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여기서 국토부의 고민이 시작되는데요.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가 이미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경기도 화성시 동탄구를 토허제 대상으로 추가 지정하려면 서울 아닌 경기와 인접한 다른 지역, 즉 인천이나 충북 일부 지역과 묶어서 지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행 법령 기준에 따라 동탄을 지정하기 위해서는 토허제 대상을 다른 인접 광역자치단체까지 넓혀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너무 인위적일 수 있다"고 고민을 토로했습니다.
■ 토지거래허가제 '핀셋 지정' 개정안 시행까지 수개월 예상
정부·여당도 이 같은 한계를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천준호 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9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도 했습니다.
같은 시·도 안의 일부 지역이라도 국가 개발사업이나 그 밖의 사유로 투기 우려가 있다고 국토부 장관이 인정하면 국토부 장관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쉽게 말하면, 동탄처럼 특정 지역만 과열될 때 국토부가 시·도 전체나 여러 광역단체를 억지로 엮지 않고 콕 집어 '핀셋 지정'할 수 있게 하려는 법안입니다.
문제는 이 법안이 아직 국회에서 통과가 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통과가 되더라도 후속 절차 때문에 개정안에 따라 당장 동탄을 토허제로 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법률 공포와 시행일 도래, 시행령 개정 등을 감안하면 몇 달 정도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법안이 정비 되면 정부와 민간 위원들이 참여하는 중앙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서 안건을 상정해 심사하는 실무 절차도 밟아야 합니다.
■ 경기도에서 직접 지정? '조정대상지역' 등 다른 규제 먼저 적용?
그렇다면 당장 남은 가능성은 두 가지 정도입니다.
먼저, 국토부가 아니라 경기도지사가 지정하는 방법입니다. 절차로 보면 가장 단순하고 쉽지만, 경기도 입장에서는 세수 감소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는 위험도 존재합니다.
경기도 지방세 수입의 약 절반가량이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취득세입니다. 만만치 않은 금액입니다. 부동산 거래에 불편을 겪게 되는 동탄 주민들이 반발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국토부는 아직까지 경기도에 공식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요청한 적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경기도 인수위 관계자는 "3기 신도시 건설 등 중앙정부의 주택공급정책에 경기도가 적극적으로 호응할 방침"이라면서도 "토허제 신규 지정은 추미애 차기 경기도지사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하나의 가능성은 토허제 대신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규제를 먼저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투기과열지구는 3개월간 주택가격상승률이 소비자물가상승률보다 현저히 높은 지역이나, 청약이 과열된 지역에 지정하는 규제입니다. 조정대상지역은 주택가격상승률이 해당 지역 물가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하는 지역에 지정합니다.
국토부가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지정할 수 있는데, 지정되면 LTV 등 대출 한도가 줄어들고, 정비사업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이 더해지는 등 수요를 억제하는 규제가 해당 지역에 적용됩니다.
■ 정부 부동산 종합 대책에 '동탄 끼워넣기' 할까?
최근 높은 상승세를 보이는 경기권의 또 다른 비규제 지역들이, 동탄과 함께 규제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변수입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의 최근 실거래 분석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권 비규제 지역인 구리시의 경우 지난 2월부터 지난달까지의 실거래 가운데 신고가 거래의 비율이 평균 18.8%로 나타났습니다. 무려 동탄(9.8%)보다도 2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마찬가지로 비규제 지역인 용인시 기흥구도 같은 기간 신고가 거래의 비율이 4.5%로 나타났습니다.
신고가 비율이 높게 나타난 이 세 지역(구리, 동탄, 기흥)은 정부 규제의 기준이 되는 부동산원의 주택가격동향조사 매매가격지수(주택 전체) 기준 상승률도 높게 집계됐습니다.
지난 3~5월 주택 가격 누적 상승률은 동탄 3.85%, 구리 3.53%, 기흥 2.56%로 집계돼, 같은 기간 경기도 소비자 물가 상승률(약 1.38%) 대비 1.3배 이상(약 1.79%)이라는 지정 요건을 충족한 상황입니다.
국토부가 다음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할 때, 동탄을 포함한 비규제 지역에 규제 3종 세트를 동시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인데요. 실제 지정은 경기도가 하지만 국토부가 다른 규제를 발표하면서, '토허제'를 끼워 넣어 공표하는 방식이 될 수도 있습니다.
풍선효과를 막는다는 명목으로 지난해부터 포괄적인 규제 지역 지정에 나섰던 정부가 이번 '반도체발 집값 상승' 움직임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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