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I 반도체 동반 약세…실적 앞둔 마이크론 13% 추락
2026.06.24 05:3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뉴욕 증시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AI 인프라 투자 열풍이 지나쳤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올해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메모리와 반도체 종목들에 차익실현 매물이 집중됐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13% 급락했다. 샌디스크도 13% 떨어졌고 저장장치 업체 시게이트 테크놀로지는 5% 이상 하락했다.
인텔은 6%, AMD는 6% 가까이 밀렸으며 퀄컴도 8% 급락했다. 엔비디아 역시 4% 넘게 빠지며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반도체 업종 전반을 추종하는 반에크 반도체 ETF(SMH)는 7% 폭락했고 기술주 중심의 XLK ETF도 4% 떨어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7.8% 급락했다.
이번 매도세는 미국을 넘어 글로벌 증시로 확산했다. 한국 AI 랠리의 중심에 있던 SK하이닉스는 12% 넘게 급락했고 코스피도 약 10% 밀렸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 역시 3.55% 하락하며 8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마감했다.
시장은 최근 AI 투자 사이클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은 AI가 이끌었던 강세장이 지나치게 과열됐을 가능성을 점검하고 있다.
최근 3개월 동안 이어진 위험자산 랠리는 중동 긴장 완화와 기업 실적 호조, AI 투자 재개 기대에 힘입었지만 수천억달러 규모의 투자에 걸맞은 수익이 실제로 창출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FHN파이낸셜의 크리스 로우는 "시장의 위험회피 움직임은 AI 낙관론이 과도했을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특히 시장의 충격은 메모리 반도체에서 시작됐다. 블룸버그는 올해 주가 상승분의 상당 부분이 메모리 업종에 집중됐던 만큼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가장 먼저 이 분야에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인터랙티브브로커스의 호세 토레스는 "SK하이닉스가 상대적으로 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할 수 있다는 현지 보도가 나오면서 메모리 업종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월가는 이번 조정을 거품 붕괴보다는 과열 해소 과정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모건스탠리자산운용의 앤드루 슬리먼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BC에 출연해 "AI 수혜주들은 비싼 것이 아니라 거래가 지나치게 몰려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모멘텀 투자자들의 상징이 된 종목들은 언제든 급격한 조정을 겪을 수 있다"며 "현재의 하락은 오히려 건강한 조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AI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 과정에서 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스페이스X 등이 수천억달러 규모의 투자와 자금 조달 계획을 발표하면서 투자자들은 투자수익률(ROI)을 다시 따져보기 시작했다.
시장의 시선은 24일 장 마감 후 발표되는 마이크론 실적으로 향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올해 들어 약 280% 급등하며 AI 메모리 랠리를 주도했다. 이번 실적은 AI 인프라 수요가 여전히 강한지, 그리고 메모리 업종의 고평가 논란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험대로 평가된다.
블룸버그는 이번 실적 발표가 "AI 인프라 수요가 올해 랠리를 지속시킬 만큼 충분히 강한지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시험"이라고 평가했다.
일부 전략가들은 조정을 매수 기회로 보고 있다. 베테랑 투자전략가 루이스 나벨리어는 "마이크론 실적이 이번 실적 시즌의 대미를 장식할 것"이라며 "현재 조정은 오히려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올해 시장을 주도했던 반도체·메모리 랠리가 추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계론도 함께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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