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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딥페이크 등 가해 10건 중 3건은 "헤어진 연인이"(종합2보)

2026.06.23 14:41

성폭력 안전실태조사…성폭력 피해 경험률은 전반적으로 하락
"2차 피해 방지,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 피해자 지원 정책 필요"
내년부터 여성폭력·가정폭력 조사와 통합…표본 1만명→2만5천명


성희롱 (PG)
[제작 최자윤]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불법 촬영물이나 허위 영상물 제작·유포로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이들 가운데 30% 이상은 헤어진 연인으로부터 가해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평등가족부는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만 19∼64세 남녀 1만1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성폭력 안전실태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평생 성폭력 피해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성폭력 유형별로 보면 통신매체 이용 피해 경험률은 2022년 9.8%에서 작년 7.6%로, 성기노출 목격 피해 경험률은 같은 기간 9.3%에서 5.9%로 줄었다.

성추행과 강간·강간미수 피해 경험률도 각각 3.9%에서 2.4%로, 0.2%에서 0.1%로 적어졌다.

가해자 유형별로는 일면식 없는 관계보다 친밀 관계에서 발생한 성폭력 피해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

불법 촬영물·허위 영상물 피해를 경험한 응답자 가운데 전 애인으로부터 가해를 당했다는 응답은 2022년 9.3%에서 작년 30.2%로 급증했다. 애인은 6.9%에서 18.8%로, 배우자는 4.0%에서 9.6%로 늘었다.

여성 응답자만 보면 전 애인, 애인, 배우자로부터 가해를 당한 비율은 각각 13.8%에서 42.5%로, 10.3%에서 18.1%로, 6.0%에서 13.4%로 증가했다.

반면 전혀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가해를 당한 비율은 전체 응답자에서 46.0%에서 21.4%로, 여성 응답자에서 47.6%에서 14.6%로 급감했다.

성추행 피해를 전 애인에게 당했다는 응답도 남녀를 통틀어 4.8%에서 13.1%로 증가하고, 전혀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당했다는 응답은 56.8%에서 50.9%로 감소했다.

성추행의 경우 '직장 상사·동료와 거래처 사람'이 차지한 비율이 29.3%로 3년 전보다 8.3%포인트(p) 높아졌다. 이는 직장 내 피해 발생 가능성이 커졌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성평등부는 설명했다.

강간·강간미수 피해는 강요(84.4%), 속임(47.7%), 협박(47.6%), 회유(31.1%), 폭행(25.5%) 등과 함께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성평등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강요 등에 의한 (강간·강간미수) 피해는 현행법으로 보호되지 않고 있다"며 "비동의 강간죄 입법에 대해 현장 전문가를 비롯해 관계 부처와 함께 논의해 최선의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성폭력 피해자 가운데 경찰에 신고한 적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1.8%로 지난 조사보다 0.8%p 하락했다.

신고하지 않은 이유는 '피해가 심각하지 않아서'(73.0%)가 가장 많이 언급됐다. 이어 '확실한 증거가 없어서'(29.2%), '신고해도 소용없을 것 같아서'(28.7%) 등 순이었다.

성폭력 피해를 인지하게 된 경로는 '유포자 협박'(37.0%)과 '주변 지인'(35.0%)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61.3%는 추가 유포에 대한 두려움도 느낀다고 응답했다.

성폭력 피해에 대한 두려움은 여성이 남성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밤늦게 혼자 다닐 때 성폭력을 겪을까 봐 두렵다'는 응답은 여성에서 53.1%, 남성에서 7.8%로 집계됐다. '집에 혼자 있을 때 낯선 사람의 방문이 무섭다'는 응답은 여성이 40.4%, 남성이 6.9%였다.

'피해 사실을 주변에 말해봐야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거나 '네가 그런 행동을 할 여지를 주었다', '친해서 한 언행인데 너무 민감하게 생각한다' 등 피해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거나 대응을 위축시키는 2차 피해를 경험한 피해자도 있었다.

성폭력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는 '2차 피해 방지 정책'(45.7%),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33.0%), '피해자 지원 서비스 강화'(32.2%), '가해자 재범방지 처분 강화'(28.7%) 등이 꼽혔다.

성폭력방지법에 따라 2007년부터 3년마다 실시된 성폭력 안전실태조사는 내년부터 여성폭력과 가정폭력 등 실태를 함께 조사하는 '여성폭력 통합 실태조사'로 합쳐진다.

이에 따라 조사 표본이 1만명에서 2만5천명으로 늘어나고 다양한 유형의 관계성 범죄를 복합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교제폭력 대응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법률 마련을 위해 관계 부처와 적극 협의 중"이라며 "피해자뿐 아니라 조력자까지 보호할 수 있는 법적 기반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성철 성평등가족부 안전인권정책관(가운데)이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성폭력 유형별 실태 및 대응 계획 등을 담은 '2025년 성폭력 안전실태조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성평등가족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honk02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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