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산업재해 원인 10건 중 6건이 ‘안전수칙’ 위반”
2026.06.23 12:23
경총 “근로자 안전책임도 제도화 해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기업들이 안전 인력과 예산을 크게 늘렸지만 산업재해 사망자 감소세는 정체돼 있다는 경영계의 지적이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24일 이 같은 내용의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근로자 역할 강화 방안’ 보고서를 발표하며 현행 산업안전 정책이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의 의무·처벌 강화에 집중된 반면, 사고 예방의 또 다른 주체인 근로자의 책임을 높이려는 제도적 노력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경총 조사에 따르면 근로자 1000명 이상 대기업은 2021년과 비교해 2025년 안전 인력을 평균 52.9명 늘리고 안전 예산을 평균 627억6000만원 증액했다. 그러나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2022년 644명에서 지난해 605명으로 3년간 6.1% 감소하는 데 그쳤다.
경총은 기업의 투자 확대와 처벌 강화에도 중대재해 감소 속도가 더딘 원인 중 하나로 현장 근로자의 잦은 안전수칙 위반을 꼽았다. 제조·건설업 등 기업 117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근 3년간 발생한 산업재해 가운데 근로자의 안전수칙 미준수가 주요 원인이었던 비율은 평균 58.5%로 집계됐다.
가장 빈번한 위반 행위는 작업순서·절차 미준수로 49.5%였고, 보호구 미착용이 43.2%로 뒤를 이었다.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 이유로는 ‘사고가 나지 않을 것이라는 안일한 태도’라는 응답이 73%로 가장 많았다. ‘안전수칙 준수가 불편하고 번거로워서’와 ‘할당된 작업을 빨리 끝내기 위해서’라는 응답은 각각 36.5%였다.
응답 기업의 61.5%는 안전수칙 위반자를 징계하는 제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징계 제도를 두지 않은 이유로는 근로자 반발과 노사관계 마찰 우려가 52.8%로 가장 많았다. 고의적이거나 반복적인 안전수칙 위반에도 실질적인 제재가 어려워 불안전한 작업 방식이 현장에 고착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 경총의 분석이다.
경총은 사고 방지를 위해 기업들의 의무만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안전보건법 제40조에 규정된 근로자의 안전조치 준수 의무를 구체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하위 법령에 규정돼 있는 보호구 착용과 위험구역 출입 금지, 방호장치 임의 해제·훼손 금지, 안전작업 절차 준수 등을 법률에 직접 명시하자는 것이다. 이어 정부가 노사 의견을 수렴해 안전활동 우수자에 대한 포상 기준과 안전수칙 위반 유형별 징계 기준·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위반 정도에 따라 재교육과 훈련, 불이익을 연계해 안전수칙 준수를 유도하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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