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급락, 펀더멘털 훼손 아냐…중기 상승 추세 유효”
2026.06.23 16:48
금리 인상 우려·마이크론 실적 경계에 반도체 매물 출회
정책·MSCI 변수도 투자심리 위축…외국인·기관 동반 매도
“반도체 실적 개선 유효…낙폭 과대 업종은 기회”[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코스피가 하루 만에 10% 가까이 급락했지만, 중기 상승 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도체 실적 개선 기대가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된 상황에서 금리 부담과 마이크론 실적 발표를 앞둔 경계심이 맞물리며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됐다는 판단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보고서를 통해 “이번 주가 조정은 펀더멘털 훼손에 따른 매도가 아니라 선반영돼 상승한 주가에 대한 차익 실현 성격일 가능성이 높다”며 “중기 상승 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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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연구원은 대외 변수로 미국 금리 부담과 반도체 실적 경계감을 꼽았다. 전날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세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시중금리 상승 부담이 재차 부각됐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가늠자로 여겨지는 마이크론 실적 발표를 앞두고 반도체 실적 상향 기대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점도 차익 실현의 빌미가 됐다고 봤다. 그는 “매 분기 반복되는 패턴 속에 이번에도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정책과 수급 이슈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요인으로 지목됐다. 장중 국내 주식과 부동산 등 미실현 이익도 소득으로 간주해 포괄 과세해야 한다는 보도가 나오며 시장 불안이 커졌고, 24일 예정된 MSCI 연례 시장 분류 리뷰를 앞두고 선진국지수 관찰대상국 등재 불발 가능성이 제기되며 지수 하락 폭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나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핵심 동력인 반도체 실적 개선 흐름 자체가 꺾인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반도체 기업 실적 전망치는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오는 25일 마이크론 실적도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지만, 과도하게 선반영된 주가에 대한 부담이 더 크다”고 말했다.
과거 사례도 언급했다. 지난 3월 18일 마이크론 실적 발표 당시 매출과 주당순이익(EPS)이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설비투자 확대 우려와 터보퀀트 경계감에 주가가 하락 전환했고, 이후 3월 30일까지 30.3% 떨어졌다. 그러나 실적 기대감이 다시 살아나며 마이크론 주가는 직전 실적 발표일 대비 전날까지 162.4% 상승했다.
나 연구원은 “결국 실적 모멘텀 자체는 견조하지만, 이번 분기 기대감이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된 만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차익 실현 욕구가 확대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당분간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봤다. 반도체와 일부 대형주를 향한 투자자들의 추격 매수 심리가 커진 만큼 조정 과정에서 진폭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코스피 순이익도 증가하고 있어, 실적 대비 낙폭이 과도한 업종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나 연구원은 “향후 국내 반도체 기업 실적 발표, SK하이닉스 ADR 상장, 외환시장 24시간 개방 등 상승 모멘텀이 연이어 대기하고 있다”며 “단기 변동성을 거친 뒤 지수는 재차 우상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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