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Aview 로고

VIEW

GOLDNITY
GOLDNITY
2시간 전
금속 선물
금속 선물
유행을 거슬러, 붓으로 한땀 한땀 그리다

2026.06.23 17:39

갤러리현대 젊은작가 8인전
AI이미지가 범람하는 시대
아날로그로 돌아간 작가들
붓과 실, 종이와 설치물 통해
자신만의 정체성과 세계 탐구


갤러리현대 젊은 작가 기획전에 출품된 한선우 작가의 '귀가'. 갤러리현대


"배가 침몰할 때, 누구도 나를 구하러 오지 않는다."

영화감독 장뤼크 고다르는 1979년 영화 '소브 키 푀(Sauve qui peut·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를 통해 자본주의 시대의 속성을 냉소적으로 꿰뚫었다. 오늘날은 누구를 의지하기보다 '각자도생'으로 스스로를 구원해야 하는 시대라는 얘기다. 갤러리현대가 3040 작가 8명을 초대한 전시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는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전시에 호명된 작가들은 미술 시장의 유행이나 거대 자본, 제도권의 규범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예술적 신념과 시각 언어를 견지한 이들이다. 특히 디지털과 인공지능(AI) 이미지가 범람하는 시대에 이들의 작업은 오히려 아날로그적이고 자수나 바느질을 활용한 신체적 수행을 강조한다.

지하 1층에 대형 회화 '귀가'를 선보인 한선우 작가(32)는 온라인에서 수집한 이미지를 포토샵으로 콜라주하고, AI를 통해 빛과 그림자의 톤을 보정한 뒤 이를 캔버스에 프로젝션으로 쏘아 붓으로 한 땀 한 땀 밀도 있게 그려나간다. AI를 활용하면서도 AI의 속도와 반대되는 고전적인 유화 기법을 유지하는 것이다.

2층 전시실에 작품을 건 안현정 작가(40)는 여성들의 노동 행위였던 바느질을 회화의 중심 언어로 끌어들인다. 캔버스를 가로지르는 천 조각들의 박음질선은 화면을 구획하는 팽팽한 드로잉 선이 되며, 위아래 색면과 내밀한 관계성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신작 'Rendezvous'(2026) 연작은 우주 과학에서 궤도 합류를 의미하는 '랑데부'에서 제목을 차용했다.

안현정 작업 옆에 걸린 박정혜 작가(37)의 추상 작업은 수국에 영감을 받은 작품들이다. 작가는 "코로나19 시기에 수국을 선물받아 면밀하게 관찰을 하게 됐다"며 "수국은 꽃받침 그 자체가 꽃덩어리가 돼 마치 꽃인 것처럼 위장하는 식물이라는 점이 흥미로웠다"고 밝혔다.

이혜인 작가(45)의 작업은 '장미'의 생명력과 깊은 연관이 있다. 그는 부모님 집 정원의 장미가 피어나 만개하고, 이내 쓸쓸하게 지는 전 과정을 세 폭의 연작 캔버스에 담아냈다. 장미의 외형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는 기억과 감각, 그리고 강렬한 신체적 제스처를 통해 어떤 존재의 상태를 포착한 것에 가깝다.

1층에서 만나는 박민하 작가(42)의 추상 회화 역시 사라지는 풍경과 잔상을 캔버스에 꼼꼼하게 담는다. 붓자국이 없어질 때까지 20~30번 바탕색을 꼼꼼하게 칠한 뒤 왁스와 유화를 혼합해 추상적인 기호를 화면 위에 중첩시킨다. 그는 뉴욕의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에서 학부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석사를 취득했다. 작가는 "화면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사각형은 빛의 흔적이나 기억의 잔상, 감각의 단위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그 옆에는 항공기 모듈을 스테인드글라스와 금속, 세라믹과 결합한 김주영 작가(35)의 이색적인 설치물이 놓여 있다. '이것도 작품인가' 싶을 정도로 생소한 느낌을 주지만 현대인의 노마드적 특성을 날카롭게 포착한 도발적 작품으로 유럽에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독일과 스위스 등 유럽 유수 기관과 미술관에 잇따라 소장됐다.

조이솝 작가(32)는 포르노그라피 이미지를 비틀어 퀴어라는 정체성과 사회적 혐오라는 감정을 파고든다. 회화 작가 중 유일하게 한국화를 전공한 정진화 작가(40)는 장지와 한지 그 중간 형태의 두께와 질감을 가진 종이를 직접 제작하고 병풍 프레임을 확장하는 매체 실험을 모색한다.

갤러리현대는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앞으로 2년마다 젊은 작가 기획전을 열 예정이다. 전시는 7월 26일까지.

[이향휘 선임기자]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

댓글 (0)

0 / 100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금속 선물의 다른 소식

GOLDNITY
GOLDNITY
12시간 전
금 수요
금 수요
12시간 전
美, 이란산 원유 판매 60일간 허용 [글로벌 머니플로우]
GOLDNITY
GOLDNITY
1일 전
금속 선물
금속 선물
1일 전
내부 정보 베팅, 누군가 봤더니 구글러·군인·정치인...도박판 전락에 美 발칵[김창영의 실리콘밸리Look]
ROOT MUSIC TV
ROOT MUSIC TV
3일 전
ROOT MUSIC TV
ROOT MUSIC TV
3일 전
GOLDNITY
GOLDNITY
3일 전
금속 선물
금속 선물
3일 전
‘청자 쇼크’ 안긴 두 점… 佛로 건너간 고려청자 한쌍에 세계가 깜짝
GOLDNITY
GOLDNITY
3일 전
금속 선물
금속 선물
3일 전
[올댓차이나] 中, 7월 리튬 선물·옵션 해외 투자자에 개방
GOLDNITY
GOLDNITY
4일 전
금속 선물
금속 선물
4일 전
최고치 찍은 코스피, 종전 협상 지연에 미끌…마이크론 실적 주목
GOLDNITY
GOLDNITY
4일 전
금속 선물
금속 선물
4일 전
"코스피 최고치 찍고 와르르" 좋다 말았다...간신히 지킨 '9천피'
GOLDNITY
GOLDNITY
4일 전
금속 선물
금속 선물
4일 전
“사용자성 인정될라”…하청기업 복지·수당 축소 자문도
GOLDNITY
GOLDNITY
4일 전
금속 선물
금속 선물
4일 전
코스피, 2%대↑ 9,200선 등락…코스닥은 1,000선 내줘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