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아파트 수익 나기도 전에 세금?…'미실현 이익 과세' 주장
2026.06.23 16:14
주식이나 부동산을 실제로 처분하지 않았더라도 가격 상승으로 자산 가치가 커졌다면 이를 과세 대상으로 봐야 한다는 논의가 국회에서 나왔다. 이른바 '미실현 이익 과세'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자산소득 과세 공백과 소득세 포괄주의 전환 모색'을 주제로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더불어민주당 김영환 의원과 진보당 윤종오 의원,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을 비롯해 참여연대·민주노총·한국노총 등이 공동 주최했다.
참석자들은 현행 세제 구조가 근로소득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월급처럼 실제 현금이 들어오는 소득뿐 아니라 주식·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순자산 증가 역시 과세 체계에서 다뤄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는 일반적으로 자산을 매각해 수익이 확정되는 시점에 세금을 부과한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고액 자산가가 자산을 처분하지 않은 채 보유만 하면서 세금 납부를 장기간 미룰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는 설명이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이 같은 구조가 결과적으로 자산가에게 유리하게 작동할 수 있다고 봤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실현 시점에만 과세할 경우 납세자가 세금을 피하거나 늦추기 위해 자산을 팔지 않으려는 유인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자본이 더 효율적인 곳으로 이동하지 못하는 '동결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토론회에서는 미실현 이익에 즉시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만 제시된 것은 아니다. 자산 가치 상승분을 소득으로 인정하되 실제 세금 납부는 매각 시점까지 미루거나, 이연 기간에 일정 이자를 더해 과세하는 방식 등이 대안으로 거론됐다.
또 부동산이나 비상장주식처럼 시세 평가가 쉽지 않은 자산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런 자산은 현행처럼 실제 매각 시점에 세금을 부과하거나, 일부 고액 자산가와 금융자산에 한정해 새로운 과세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 등이 언급됐다.
이와 함께 고소득 자본소득자에 대한 과세 강화를 요구하는 주장도 이어졌다. 금융투자소득세 재도입, 고소득층에 집중된 비과세·감면 제도 축소, 초고소득자의 실효세율 인상을 위한 과세 구간 조정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반면 미실현 이익 과세는 실제 현금화하지 않은 자산 가치 상승분에도 세금을 부과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세금을 낼 현금이 없는 상황에서 납세 부담이 발생할 수 있고, 자산 평가 기준이나 시장 충격 가능성 등도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이번 논의는 자산 가격 상승을 단순한 평가이익으로 볼지, 아니면 과세가 가능한 경제적 능력 증가로 판단할지를 둘러싼 문제와 맞닿아 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자산소득 과세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 제도 도입까지는 상당한 사회적 논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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