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사러 가야, 7월부터 판매금지"…살충제 승인제 앞두고 약국 '재고 대란'
2026.06.23 15:03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본문과 직접적 연관 없음. 연합뉴스
본격적인 여름 모기 철을 앞두고 살충제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 약국에선 오히려 살충제를 반품하느라 비상이다. 다음 달부터 정부의 정식 승인을 받은 살충제 제품만 유통, 판매할 수 있는 '살생물제품 승인제'가 전면 시행되기 때문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7월1일부터 개정된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살생물제법)'이 전면 시행된다. 이에 따라 정부의 정식 승인을 받지 않은 살충제 제품은 진열과 판매가 모두 금지된다.
이번 제도는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참사 이후 생활화학제품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정부는 제도 전환 과정에서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말까지 제조·수입을, 이달 30일까지 유통·판매를 허용하는 유예기간을 운영해 왔다.
유예 종료 임박…현장 혼선 가중
문제는 유예기간 종료가 임박했음에도 현장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제약사와 브랜드별로 반품 정책과 공급 계획이 서로 달라 약국들이 판매 가능 제품과 회수 대상 제품을 구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특히 살충제 수요가 급증하는 여름 성수기를 앞둔 상황에서 제품을 추가로 확보해야 할지 또는 재고를 조기에 정리해야 할지를 판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제약사 대응 '제각각'…재고 부담 확대
일부 업체는 선제 대응에 나섰다. 동성제약은 대표 살충제 '비오킬'의 판매와 유통을 중단하고, 유통기한과 관계없이 잔여 재고를 전량 회수하기로 했다. SC존슨코리아 역시 '에프킬라' 제품과 관련해 유통사를 통해 회수 방침과 판매 제한 품목을 안내하고 있다.
반면 시장 점유율이 높은 '홈키파'(동화약품 유통)와 '해피홈'(유한양행) 등 다른 대형 브랜드는 아직 구체적인 반품 가이드라인이나 회수 방침을 명확히 확정 짓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일부 재고 부담이 약국으로 전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승인 지연·비용 부담…시장 재편 변수
업계에서는 이번 혼란의 배경으로 강화된 승인 기준을 꼽는다. 기존 등록제에서 승인제로 전환되면서 독성 및 안전성 자료 제출 요건이 대폭 강화됐고, 이에 따른 비용과 시간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본문과 직접적 연관 없음. 연합뉴스
여기에 유예기간 막바지 심사 신청이 집중되면서 행정 처리 지연까지 겹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제품은 수익성 등을 고려해 기업이 승인 신청을 포기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승인 완료 시 판매 재개
다만 이번 조치가 제품의 영구적인 단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상당수 제품이 현재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이며 승인을 받을 경우 즉시 판매가 가능하다.
화학제품안전포털 '초록누리'에 따르면 일부 에프킬라 제품과 해피홈 리퀴드형 제품 등은 이미 승인을 받아 다음 달 이후에도 판매가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도 시행 취지인 안전성 강화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현장에서는 준비 과정의 미비로 인한 혼선과 수급 불확실성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제도 안착까지 일정 기간 시장 불편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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