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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세종충남 신·구 권력 '부실재정 난타전'…책임 공방 가열

2026.06.23 09:34

민주 당선인·인수위 "전임 시정 실정" vs 국힘 현직 "남 탓 그만"
내달 1일 공식 출범·추경예산 편성 앞두고 공방 한층 거세질 듯


허태정 대전시장직 인수위원회 출범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9일 대전 중구 옛 충남도청 건물에서 열린 허태정 대전시장직 인수위원회 현판식에서 허태정 시장 당선인(앞줄 왼쪽 세번째)과 박정현 인수위원장(오른쪽 세번째)이 인수위원들과 함께 파이팅하고 있다. 2026.6.9 walden@yna.co.kr


(대전·세종·홍성=연합뉴스) 양영석 이재림 김준범 기자 = 광역 자치단체 출범(7월 1일)을 앞두고 '재정 위기'를 둘러싼 대전·세종·충남 지역 신·구 권력 간 갈등이 점입가경 양상이다.

여당 소속 자치단체장 당선인 및 시·도정 인수위원회가 재정난을 호소하며 그 원인이 민선 8기 야당 소속 단체장의 실정 때문이라고 한목소리로 비판하고 나서자, 야당 소속 현 시장 또는 지사측은 즉각 '남 탓 정치 공세'라고 반발하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과 이장우 대전시장
[촬영 신현우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사실상 파산 위기" vs "트램 등 전임 시정 무능 탓" 가장 격렬한 충돌을 빚고 있는 곳은 대전시다.

박정현 민선 9기 대전시장직 인수위원장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현재 계획된 사업을 그대로 추진할 경우 올해 5천482억 원, 내년부터 연평균 6천955억 원의 재원 부족이 발생한다"며 "대전시 재정이 사실상 파산 위기"라고 현 이장우 시정을 직격했다.

허 당선인도 지난 19일 타운홀 미팅에서 "재정 역시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어서 제 공약을 어떻게 (시정에) 담아낼지 고민스럽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22일 '소상공인과의 대화'에서는 민선 8기 대표적인 축제인 '0시 축제'에 대해 "100억씩 들여 한여름 뙤약볕 아래 2주 동안 거리를 막으면서 축제를 할 만큼 콘텐츠가 좋고 경제적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이것이 지방 재정 위기를 불러오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언급했다.

이러자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즉각 성명을 내고 "남 탓 그만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하라"며 역공을 폈다.

대전시당은 "채무 증가 이면에는 민주당 소속 허태정 시장이 이끌었던 민선 7기의 무능과 우유부단이 남긴 막대한 비용이 있다"라고도 주장했다.

그 사례로 도시철도 2호선 트램(노면전차) 사업을 꼽으며, "민선 7기에 표류하는 바람에 민선 8기 출범 직후 공사비가 당초 7천억원대에서 1조 5천억원 규모로 급증했다"고 했다.

조상호 세종시장 당선인과 최민호 세종시장
[촬영 이진욱·김준범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복지예산 축소 누락" vs "추경 통한 정상적 운용" 세종시에서는 예산 편성의 적절성을 두고 '분식 편성'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조상호 세종시장 당선인 인수위 대변인을 맡은 이현정 시의원은 지난 17일 시의회 5분 발언을 통해 "4기 시정은 들어올 돈을 부풀리고 나가야 할 필수 경비는 축소·누락시켰다"며 "그동안 끌어다 쓴 5천억원 상당 부채 부담은 온전히 5기 시정의 몫이 됐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영유아 보육료와 기초연금 등 복지예산 322억원이 본예산에서 빠졌다는 구체적 수치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최민호 시장이 이끄는 세종시는 설명자료를 통해 "고의 축소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시는 "최근 3년간 세수 둔화로 본예산에 모든 수요를 담기 어려워 추가 세입이 발생할 때마다 추경을 통해 보완해 왔다"고 해명했다.

시 내부적으로는 이현정 시의원이 직전 세종시의회 예산결산위원장을 지냈다는 점에서 '예산을 의결한 당사자가 정작 책임을 떠넘긴다'는 불만도 나온다.

박수현 충남도지사 당선인과 김태흠 충남도지사
[촬영 박동주·김도훈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1조 원대 예산 부족 위급" vs "미래 위한 투자, 정치적 과장" 충남도 역시 예산 추계치를 둘러싼 해석 차이로 전·현직 지사 간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박수현 충남지사 당선인 인수위는 충남의 재정 상황을 '위급' 상태로 진단하며 1조 304억원의 예산 부족을 전망하고 있다.

박수현 도지사 당선인의 인수위 격인 '통하는 충남 준비위원회'의 이재관 위원장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본예산 기준 충남도 채무 잔액이 2조3천594억원으로 1년 새 2천억원 가까이 늘었다"며 김태흠 도정의 재정 운영을 "매우 위중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김태흠 현 충남지사는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적 과장"이라고 반박하고, 인수위가 언급한 1조 원대 예산 부족에 대해서는 "확정된 결손액이 아니라 세입 부족 예상액 4천687억원과 향후 추가 지출 수요 5천617억원을 합산한 추계치일 뿐"이라며 "관리해야 할 재정 수요까지 모두 예산 구멍으로 포장해 위기로 몰아가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날을 세웠다.

희뿌연 대전 도심
[촬영 이주형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재정난 책임소재 한층 가열 전망…지역사회 불안감도 커져 이 같은 충돌은 시·도정 교체기마다 반복되는 전형적인 책임 공방의 성격을 띠면서도, 동시에 지방교부세 감소와 세수 둔화라는 실제적인 재정 압박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민주당은 대규모 토목건축 사업 남발과 국비 확보 실패를 재정 악화의 원인으로 꼽지만, 국민의힘은 도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장기 투자를 비용 논리로만 부정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팽팽히 맞서고 있어, 민선 9기 출범과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앞두고 정치적 공방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새로운 시·도정이 공식 출범도 전에 한 목소리로 '돈이 없다'고 아우성을 치면서, 지역 사회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실제 최근 몇 차례 진행된 대전시장 당선인과 시민 간 소통 행사에서는 각종 복지 공약 축소를 걱정하는 참석자들의 우려도 적지 않게 관찰됐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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