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이장우 전 대전시장 겨냥 "알박기 인사에 경악, 법적 정당성 따질 것"
2026.06.23 10:31
| ▲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자료사진)/ |
| ⓒ 허태정 |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이 민선8기 대전시정의 주요 문제로 재정난과 트램 사업뿐 아니라 '인사 전횡'을 지적하고 나섰다.
허 당선인은 23일 오전 옛 충남도청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선9기 대전광역시장직 인수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선8기를 들여다보며 마주한 또 하나의 큰 문제는 바로 인사 전횡이었다"며 "민선8기 전체 인사를 보면 인사권 남용과 전횡, 편 가르기, 사실상의 인사 보복까지 난무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허 당선인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지난 한 주간 민선8기 시정 업무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이뤄졌을 텐데, 여러모로 심경이 복잡하셨으리라 생각한다"며 "문제는 문제대로 정리하고 앞으로는 민선9기가 나아갈 방향과 정책 과제를 집중적으로 정리하는 한 주가 되었으면 한다"고 인수위원들에게 당부했다.
이어 "여러 문제 가운데 특히 인사와 관련한 이야기를 짚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인수위원장도 언급했듯 민선8기에서 이뤄진 여러 사업과 관련해 우려가 많고, 재정 문제와 가장 중요한 현안인 트램 사업의 진행 문제 등이 있지만, 인사권자로서 민선8기를 들여다보며 마주한 또 하나의 큰 문제는 바로 인사 전횡이었다"고 이장우 대전시장의 인사를 겨냥했다.
허 당선인은 자신이 20년 넘게 인사 업무와 함께해 온 사람이라고 소개한 뒤 "청와대에 있을 때도, 구청장과 시장을 지내면서도 줄곧 인사 업무를 해 왔지만 지난 8기에 벌어진 일들은 그 어디에서도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올해 들어 선거 전까지 이뤄진 대전시 인사를 문제 삼았다. 허 당선인은 "통상 선거가 있는 당해에는 인사를 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고, 정부 지침에도 수요가 발생하지 않는 승진 인사는 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다"며 "그런데 2026년 올해 들어 4개월 동안 이뤄진 인사를 보면 5급 이상 승진자가 90명, 3·4급 인사가 41명에 달한다. 그 짧은 기간에 말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용을 들여다보면 사실상 알박기 인사로 채워졌다"며 "공사·공단의 자리를 쪼개 퇴직자들을 밀어넣고, 조직 내 개방형 직위를 일반직으로 전환해 승진 요인을 만드는 식이었다"고 지적했다.
"인사권자로서 답답하고 암울한 마음 금할 수 없다"
허 당선인은 이 같은 인사가 민선9기 출범 이후 인사 운영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거를 코앞에 두고 이런 무리수를 둔 인사가 결국 민선9기의 인사 부담으로 고스란히 남게 됐다"며 "민선9기가 출범하는데 퇴직자는 있어도 승진자는 없고, 3급 이상 승진 TO는 이미 초과한 상태로 출범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사권자로서 답답하고 암울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앞으로 특별승진 등 알박기 인사에 대해서는 법적·절차적 정당성을 명확히 따지고, 진행 과정에 대한 철저한 검증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 당선인은 또 "특정 분야에서 자행된 편법·불법·위법 사항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해 반드시 사후 조치를 하겠다"며 "민선9기 시정은 이런 불공정 인사를 바로잡는 것에서부터 출발할 것임을 공직사회에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능력 있는 사람이, 누가 보더라도 공정한 인사를 통해 신뢰를 세우고 조직의 질서를 바로잡는 민선9기를 만들어 가겠다"며 "공직사회의 기강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인사 문제를 분명히 지적하고 정확한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현 "민선8기 재정, 사실상 부도와 파산 위기"
| ▲ 박정현 민선9기 대전광역시장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자료사진). |
| ⓒ 박정현 |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박정현 인수위원장도 민선8기 시정 점검 결과를 언급하며 재정 문제를 거듭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9일 인수위원회 출범을 시작으로 오늘로 15일째를 맞이하고 있다"며 "그동안 인수위원들이 민선8기 시정의 전반적인 내용과 문제점을 면밀히 점검해 주셨고, 그 과정에서 심정적으로 참담함을 많이 느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파악한 민선8기 시정은 참으로 참담하기 그지없다"며 "이장우 시정은 사업의 실제 필요성이나 구체적인 재원 대책 없이 무분별한 대형 토목·건축 사업을 남발하며 시의 귀중한 재원을 낭비했다"고 비판했다.
또 "시민의 삶에 직접 와닿는 정책보다 눈에 보이는 시설 조성과 도로 확장 같은 물리적 인프라에만 행정력과 혈세가 집중됐다"며 "특히 국비 확보 노력마저 외면한 채 시비와 기금, 심지어 빚을 내는 지방채에 의존하는 무책임한 재정 운영을 이어 왔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그 결과 현재 대전시 재정은 사실상 부도와 파산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시민들께 보고드린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참담한 현실에 좌절할 수만은 없다"며 "이제 민선9기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세워야 하고,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생을 절실하게 챙길 방안을 모색하고 새로운 도시 성장의 동력을 만들어 내야 한다"며 "대전과 충남을 아우르는 광역적 상생을 주도할 수 있도록 재정적 체력과 행정적 내실이 탄탄하게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인수위 전체회의는 모두 발언까지만 공개되고 이후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날 허 당선인은 "그동안 박정현 인수위원장이 잘 이끌어 준 덕분에 주요 사안에 대한 점검이 잘 진행되고 있고, 중요한 문제는 시민들께도 알려 가며 인수위가 제 역할을 해 왔다"며 "6월 말까지 남은 시간 동안 분야별로 잘 정리해 민선9기가 제대로 된 공약과 시민들께 희망을 주는 비전으로 가득 채워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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