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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 빠진 자리에 '더미식' 한가득"⋯하림 품에 안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현장]

2026.06.23 13:25

NS쇼핑, 22일 인수대금 1206억 완납⋯'하림 DNA' 이식 속도
직영 비중 높아 체질개선 용이…'제조·유통 수직계열화' 시험대
지난 22일 저녁 서울 동작구의 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 입구에 놓인 '6월 정상화'와 '상품 순차 입고' 안내문이 무색할 만큼 내부는 이미 안정을 되찾은 듯했다. 최근 홈플러스 대형마트 매장들이 상품 공백으로 기괴한 기운을 풍기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었다.

22일 오후 서울의 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 NS쇼핑의 지급보증으로 각종 상품들의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제철과일을 지나 식품코너로 들어서자 다양한 상품들이 가지런히 손님을 맞았다. 매대를 촘촘하게 채운 상품들이 주인이 바뀌는 과도기의 혼란을 지워냈고 장을 마친 소비자들의 묵직해진 장바구니가 매장의 안정을 증명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텅빈 매대를 임시방편으로 메우고 있던 홈플러스 자체브랜드(PB) 상품들은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그 자리에는 새 주인인 하림의 DNA가 이식되고 있었다. 라면코너 한편을 빼곡히 채운 하림의 프리미엄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더미식' 라인업은 이곳 주인이 누구로 바뀌어는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줬다.

22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에 놓인 하림 프리미엄 HMR 브랜드 '더미식' 컵라면. [사진=진광찬 기자]


하림그룹 계열사 NS쇼핑은 지난 22일 오후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대금 1206억원을 최종 완납하고 영업양수도 거래를 종결했다. 이로써 전국 286개 점포를 가진 기업형슈퍼마켓(SSM)업계 3위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NS쇼핑 자회사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로 새출발하게 됐다.

인수절차가 마무리되면서 물류마비로 고통받던 매장은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있다. NS쇼핑이 계약체결 직후부터 전 매장 현장조사와 지급보증 등 사전 정지작업에 나선 덕분이다. 유톱업계 핵심변수인 상품공급이 이달 들어 본격화되면서 매출도 빠르게 회복하는 추세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17일까지 익스프레스 매출은 전월동기 대비 약 48% 폭증했다.

다만 완벽한 정상화까지는 숨 고르기가 필요해 보였다. 주류코너 냉장고 일부 칸은 텅 빈 채 소주와 맥주 가격표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현장에서 상품을 정리하던 직원은 "주류는 24일부터 순차적으로 입고될 예정"이라며 "이번 주말쯤이면 쇼핑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유통업계에서는 NS쇼핑의 이번 인수를 단순하ㄴ 오프라인 채널 확장이 아닌 하림그룹 전반의 '사업구조 전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기업결합 심사 당시 하람의 식품제조부문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유통망간 '수직결합'에 주목했다. 여기에 NS쇼핑이 보유한 TV홈쇼핑·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을 잇는 '혼합결합' 시너지도 기대된다.

하림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전국 거점을 신선식품 및 HMR 물류기지로 활용해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옴니채널' 디지털 커머스를 구현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22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입구에 상품 정상화 안내문이 놓여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기업형슈퍼마켓(SSM) 업계 지각 변동도 관전 포인트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전국 286개 점포를 보유해 GS더프레시(590개), 롯데슈퍼(338개)에 이어 업계 3위 규모다. 주목할 점은 가맹점 비중이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가맹점 비중은 23%(66개)로 GS더프레시(80%대), 롯데슈퍼(40%대)보다 낮다. 새 주인의 전략을 현장에 빠르게 이식하기가 용이한 셈이다.

조항목 NS홈쇼핑 대표이사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마련하고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며 "상품 공급 안정화와 점포 경쟁력 회복에 집중해 고객이 다시 찾고 싶은 우리 동네 대표 슈퍼마켓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이커머스 공세 속에서 오프라인 SSM 점포 자체의 근본적 경쟁력을 증명해야 하는 데다 홈플러스 전사시스템에서 분리돼 독자적인 회원제도 및 물류·운영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기존 홈플러스 충성고객의 이탈을 최소화하는 것이 하림호(號)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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