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특별시 조직 구상 첫 충돌…‘광주시민행정청’ 놓고 공방
2026.06.23 13:26
임택 “자치구 위 또 다른 행정단위 얹는 '옥상옥'” 우려
출범 앞두고 광역·기초 권한 배분 논쟁 수면 위로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일주일여 앞두고 통합시 조직 설계의 핵심 쟁점 중 하나인 권한 배분 문제가 수면 위로 떠 올랐다. 민형배 통합특별시장 당선인이 검토 중인 '광주시민행정청'(가칭) 구상을 두고 임택 동구청장이 공개적으로 우려를 제기하면서, 통합 이후 광역행정과 기초자치 간 역할 설정을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민형배 당선인 인수위원회인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는 23일 오전 전남 나주에서 광주권(광주 5개 자치구·담양·장성) 업무공유회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민 당선인과 광주 5개 자치구, 담양군·장성군 단체장 당선인 등이 참석해 도심 홍수 대응과 녹지 정책 등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논쟁은 민 당선인이 옛 광주시 권역의 광역행정 수요를 담당할 조직으로 '광주행정청' 설치 구상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민 당선인은 광주가 5개 자치구로 나뉘어 있는 만큼 건설·교통·환경 등 권역 단위 행정을 종합적으로 담당할 별도 기구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에 임택 동구청장은 공개적으로 우려를 나타냈다. 임 청장은 "자치구의 자치권과 분권을 키우는 것이 통합의 방향인데, 행정청은 자치정부 위에 또 하나의 행정단위를 얹는 '옥상옥'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며 "5개 구와 충분히 협의한 뒤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청 신설이 자치구의 권한과 자율성을 제약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드러낸 것이다.
민 당선인은 즉각 반박했다. 그는 "광주행정청의 목적이 자치구 통제가 아닌, 기존 광주시 권역이 안고 있는 특수한 광역 행정 수요를 원활하게 지원하기 위한 장치"라며 "목포의 경우 목포시가 광역행정을 맡지만, 광주는 5개 자치구로 나뉘어 있어 권역 단위 행정을 총괄할 조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유경제구역청을 예로 들면 통합특별시 안에 두는 하나의 기구일 뿐"이라며 "자치구와 통합특별시 사이에 새로운 행정단계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측의 시각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민 당선인은 "행정청을 자치구 통제 수단으로 보는 해석에 몹시 유감"이라며 "출범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단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반면 임 청장은 "행정청 설치 여부보다도 자치구와의 충분한 협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공방이 이어지자 정은승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장이 중재에 나섰다. 정 위원장은 통합특별시 출범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서로의 취지를 이해하고 힘을 모으자고 제안하며 논의를 정리했다.
민 당선인은 마무리 발언에서 "행정청은 제도의 틀을 벗어나지 않을 것이고 자치구를 통제하는 기능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광주권 광역행정 수요를 어떻게 뒷받침할 것인지는 계속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통합특별시가 자치구를 관리하기 위해 행정청을 둔다는 의미로 비칠 수 있어 설명해 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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