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사찰단 이번주 이란으로···“핵무기 영구 종식 위한 첫걸음”
2026.06.22 17:53
MOU실행 다룰 실무위원회도 합의
동결자산 해제 절충안 등도 마련
“미국산 콩·옥수수 구매에 쓸 것”
韓 2척 등 원유 수백만 배럴 통과
WTI 75弗대로 하락…재봉쇄 변수
미국과 이란은 21일(현지 시간)부터 22일까지 스위스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서 열린 고위급 회담에서 호르무즈해협의 안전한 항행을 보장하기 위해 60일간 연락 채널을 구축하기로 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호르무즈해협의 안전한 선박 통항과 관련한 메커니즘을 마련하기로 (미국과) 합의했으며 이는 중요한 사안”이라고 확인했다. 레바논 종전에 대해 양측이 공동 관리 체계를 마련한 점은 이스라엘이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특히 최대 난관으로 꼽히는 핵 문제 해결에도 물꼬가 트였다. AFP통신에 따르면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을 자국으로 다시 초청하는 데 동의했다”며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영구적으로 비핵화하거나 영구적으로 종식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IAEA사찰단은 지난해 6월 이후 이란 내 사찰 활동을 중단했기 때문에 1년 만에 재개에 속도를 내는 셈이다. 이란과 IAEA는 지난해 9월 사찰 재개에 합의했으나 실질적인 사찰이 이뤄지지 않다가 11월 IAEA가 추가 접근 허용을 요구하자 이란이 사찰 합의를 무효화 했다.
애초 이번 실무 회담에서도 초반에는 핵 사찰 문제는 진전을 보이지 않았었다. 60일 이내에 최종 종전 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로드맵에 합의했다는 내용이 성명서에 있을 뿐 사실상 달라진 게 없었다. 협상에 참여한 한 고위 미국 외교관은 “핵 협상의 모든 요소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그 대신 미국은 카타르에 있는 60억 달러의 동결 자산을 해제해 인도주의적 물품 구매를 허용할 의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 사찰은 빠른 시일 내에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밴스 부통령은 “이번 주 중으로 핵 사찰단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과 이란이 최종 합의에 이르기 위한 훌륭한 토대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논의가 재개된 후 이란은 경제적 이득을 챙겼다며 적극적으로 과시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회담 직후 “석유 및 석유화학제품 수출 제한이 면제되고 봉쇄 조치가 풀렸으며 일부 동결 자산이 해제됐다. 이란을 위한 대규모 재건 및 개발 계획이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립이란석유공사(NIOC) 최고경영자(CEO)인 하미드 보르드는 이날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15일부터 미군이 봉쇄했던 해협을 통과한 이란 원유의 양이 2500만 배럴을 넘는다고 밝혔고 최근 며칠간 선적량은 월 수출량의 거의 절반에 이른다고 말했다.
10년 만에 풀리는 이란 석유 수출에 대한 기대감으로 북해산 브렌트유는 이날 장중 2% 가까이 하락해 배럴당 80달러 선 아래에서 거래됐으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75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수백만 배럴 규모의 원유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며 점차 통항이 늘고 있는 점도 유가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선박 추적 데이터 등을 인용해 지난 주말 초대형 유조선 5척이 오만 해안을 따라 호르무즈해협에 진입해 항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선박에 적재된 것으로 추산되는 원유 규모는 800만 배럴에 달한다. 한국 해양수산부는 이날 호르무즈해협 안쪽에 대기 중이던 우리 선사 운용 선박 2척이 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밴스 부통령은 이란 자산의 동결 해제 일부가 승인받았다면서도 자금이 이란인에게 이익이 되고 테러 자금이 되지 않도록 통제된 절차하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돈이 미국 내 콩·옥수수·밀을 구매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면서 “매우 훌륭하고 전형적인 트럼프식 거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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