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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로보택시 상용화 속도… 한국은 제도 논의 단계

2026.06.23 13:55

美·中, 도시 단위 운행·전용차 개발 본격화
테슬라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2인승 로보택시 전용 차량 '사이버캡' 소개 영상. 사이버캡은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자율주행 차량으로 소개됐다. 테슬라 유튜브 캡처


세계 로보택시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에서는 자율주행 택시가 실제 도로에서 승객을 태우는 단계로 확장되고 있다.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전용 차량이 등장했고, 주요 도시에서는 수백 대 규모의 자율주행 차량이 운행 데이터를 쌓고 있다. 반면 한국은 일부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자율주행 택시를 운영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운전대 사라지는 로보택시

최근 로보택시 변화는 차량 형태에서 먼저 확인된다. 기존 로보택시는 사람이 운전하는 차량에 카메라와 라이다, 레이더 등 자율주행 장비를 붙이는 방식이 많았다. 운전대와 페달, 계기판이 그대로 남아 있고, 필요할 경우 사람이 운전에 개입할 수 있는 구조였다.

해외에서는 운전대와 페달, 계기판이 없는 로보택시 전용 차량이 등장하고 있다. 미국 알파벳의 로보택시 자회사 웨이모는 중국 지리 계열 지커와 공동 개발한 로보택시 전용 차량을 선보였다. 이 차량은 운전대와 페달, 계기판이 없는 내부 구조를 갖췄다. 운전석과 승객석의 구분 없이 앞뒤로 승객 4명이 탑승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주행 경로와 운행 상황을 보여주는 디스플레이도 설치됐다.

테슬라는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2인승 로보택시 전용 차량 '사이버캡'을 공개했다. 사이버캡은 테슬라가 강조해 온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 전략을 반영한 차량으로, 라이다나 레이더에 의존하지 않는 방식이 특징이다. 웨이모가 전용 차량과 라이다·레이더 등 외부 센서 장비를 결합하는 방식이라면, 테슬라는 카메라와 인공지능 기반 자율주행을 앞세우는 방식이다.

중국은 도시 단위 실증과 운행 경험을 바탕으로 로보택시 시장을 넓히고 있다. 중국에서는 바이두의 '아폴로 고'가 베이징, 상하이, 선전, 우한 등 17개 도시에서 자율주행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상하이에서는 올해 초 기준 41개 기업, 932대 차량이 자율주행 시험·운행 면허를 취득했다. 상하이의 누적 주행거리는 3천455만㎞, 운행 시간은 188만 시간에 달했다.

중국 정부도 자율주행차 상용화 절차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은 2015년 '중국제조 2025'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 확보 로드맵을 제시했고, 2017년에는 자율주행 표준 체계 초안을 마련했다. 지난해 말에는 창안자동차와 베이징자동차의 레벨3 자율주행차 2개 모델에 대해 도로 주행을 허가했다.

◆한국은 택시 면허가 첫 관문

국내에서 가장 큰 쟁점은 자율주행 택시의 제도적 지위다. 국토교통부는 자율주행 시대에 맞는 택시 사업 모델을 마련하기 위해 '자율주행 택시 사회적 협의체'를 발족했다. 이 협의체에는 택시 관련 단체, 카카오모빌리티, 우버, 자율주행산업협회, 교통안전공단 등 12개 단체와 기관이 참여했다.

택시업계는 자율주행 택시도 기존 택시 면허 총량제 안에서 운행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자율주행 택시가 승객을 태우고 요금을 받는 서비스인 만큼 기존 택시 제도와 별개로 운영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자율주행 택시가 면허 없이 도입될 경우 기존 면허 가치와 업계 생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배경이다.

반면 렌터카·플랫폼 업계는 자율주행 택시를 기존 택시 면허 체계에 그대로 묶는 방식에 반대하고 있다. 자율주행 택시는 운전자가 차량을 운전하는 기존 택시와 달리 차량 운영, 호출 플랫폼, 자율주행 시스템, 원격관제, 데이터 관리가 결합된 서비스라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자율주행 시대에는 기존 운수사업과 다른 별도의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본다.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서는 과거에도 비슷한 갈등이 반복됐다. 2015년 승차 공유 서비스 우버는 택시업계 반발로 한국 상륙에 실패했다. 2016년 카카오가 카풀 서비스 도입을 시도했을 때도 택시업계 반발로 서비스가 중단됐다. 2020년에는 이른바 '타다 금지법'이 만들어지며 타다 서비스가 종료됐다.

글로벌 경쟁력 지표에서도 한국의 존재감은 크지 않다. 자율주행 기술 세계 상위 20개 기업 가운데 미국 기업은 14곳, 중국 기업은 4곳인 반면 한국 기업은 1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중국 기업이 로보택시 운행 데이터와 서비스 경험을 축적하는 동안 한국은 제한적 운행과 제도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이 같은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제한적 시범운행을 넘어 실제 도심 환경에서 자율주행 서비스를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국내에서도 각 지자체를 중심으로 도심형 자율주행 실증이 추진되고 있다. 대구시는 오는 10월 시행을 목표로 동성로 일대에서 자율주행 기반 수요응답형 교통체계(DRT) 실증사업을 추진한다.

운행 차량은 국내 자율주행 전문기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A2Z)가 개발한 레벨4 자율주행 셔틀 '로이(Roii)'가 투입된다. 지능형자동차부품연구원 김봉섭 실장은 "보행자와 차량이 많은 도심 상권이라는 실제 교통 환경에서 레벨4 자율주행 기술의 안전성과 서비스 가능성을 검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특히 로이는 대구 지역 주요 부품사와의 협력을 통해 개발된 운전석 없는 레벨4 자율주행 셔틀인 만큼, 향후 구도심 교통망 재편과 도심형 이동 서비스 모델 발굴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구 남구 서부장류장과 관문시장 앞 도로에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들이 줄지어 정차돼 있다. 매일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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