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ADR 날개 달고 더 오른다
2026.06.23 11:48
하닉, AI 반도체·HBM 수혜로 주가↑
ADR 상장시 글로벌 자금 유입 기대
“美 동종기업과 비교평가받을 기회”
SK하이닉스가 국내 증시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삼성전자가 약 26년간 지켜온 보통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처음으로 넘어서며 국내 증시의 판도를 바꿨다. 여기에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추가 상승 동력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2일 SK하이닉스는 5.61% 급등하며 시총 2080조378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보통주 기준 시총(2066조6590억원)을 약 13조7190억원 웃돌며 코스피 시총 1위에 올랐다. 이날 오전 9시 40분 기준으로 SK하이닉스는 시총 2047조5940억원가량을 기록하면서 시총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같은 시각 삼성전자는 2011조1200억원가량을 나타냈다. 등락률은 SK하이닉스 -1.58%, 삼성전자 -2.69%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국내 증시 시총 1위를 내준 것은 2000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1999년 처음 시총 1위에 오른 뒤 약 25년 7개월 동안 국내 증시 최정상 자리를 지켜왔다.
이번 역전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반도체 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선도하며 AI 반도체 수혜를 직접적으로 누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올해 들어 SK하이닉스 주가는 348.4% 급등하며 194.8% 상승한 삼성전자를 크게 앞질렀다. 시장에서는 AI 서버 투자 확대와 HBM 수요 증가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기대를 지속해서 키우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반도체뿐 아니라 스마트폰, 가전,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어 최근 반도체 업황 호조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분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올해 하반기 예정된 SK하이닉스의 미국 ADR 상장도 주가 상승을 뒷받침할 요인으로 주목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3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ADR 상장을 위한 공모 등록신청서(Form F-1)를 제출했다. ADR은 미국 투자자들이 현지 증시에서 해외 기업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증권으로, 글로벌 투자자 저변 확대와 유동성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박준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연내 ADR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ADR의 상장과 함께 미 증시 내에서 유사 기업들과 비교 평가를 받을 기회가 가까워지고 있다”며 “압도적인 밸류에이션 매력과 동종 업체들 대비 가지는 기술력의 우위 등을 감안했을 때 ADR은 동사가 다시 한번 재평가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26년 만에 시총 왕좌의 구도가 바뀌면서 투자자 사이에서는 이번 역전 현상이 시장에 어떤 신호를 주는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시총을 뛰어넘으면 시장 하락 추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최근 나왔기 때문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기업 이익 증가를 기반으로 한 현재 강세장의 종료 시그널은 SK하이닉스 시총이 삼성전자를 추월하는 순간”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총 역전은 SK하이닉스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기업의 실적을 과도하게 앞지르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이는 시장 전반에 낙관론이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신호라고 설명한다. 다만, 삼성전자 우선주 시총(179조7310억원)까지 포함한 기업 전체 가치로 계산하면 삼성전자 시총은 2246조3900억원으로 여전히 SK하이닉스를 웃돈다.
홍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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