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풍경] 현실로 다가오는 아열대 기후
2026.06.23 11:01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전국적으로 무더운 날씨가 이어진 16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한 택시 승강장에 폭염 대비 안개형 냉각수(쿨링포그)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 2026.6.16 image@yna.co.kr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체감에 그치지 않는다. 기상청이 최근 발표한 우리나라 아열대 기후 특성의 현황과 전망에 대한 분석 결과를 보면, 1973∼2025년 국내 연평균 기온은 10년마다 0.3도씩 상승했다. 특히 최근 3년은 연평균 기온 순위로 역대 1∼3위를 기록했다. 아열대 기후 조건을 만족하는 지역도 남해안 지역 중심에서 점차 확대됐다. 최근 10년간 기준을 충족하는 곳에는 경북 울진과 강원 강릉 등도 포함됐다. 그만큼 아열대 기후 특성이 강화된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서울 한낮 기온이 34도까지 치솟으며 무더운 날씨를 보인 24일 서울역 쪽방촌에서 주민들이 그늘에 앉아 휴식하고 있다. 2025.7.24 dwise@yna.co.kr
눈에 띄는 변화는 더 있다. 평균 수온이 상승하면서 어종의 분포가 달라졌다. 동해안에선 한류성 어종인 명태가 급감하고, 난류성 어종인 방어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과수 농가에선 재배 작목이 달라지고 있다. 그 결과 바나나, 자몽, 애플망고 등 국산 아열대 과일이 시장에 유통되고 있다. 기후변화는 수산업과 농업 등에 구조적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의 변화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는 점이다. 온실가스를 지금처럼 배출하면 21세기 후반기(2081∼2100년)에 강원 영서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이 아열대 기후로 바뀔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이는 고탄소 시나리오를 가정한 미래 기후변화 예측 결과다. 같은 고탄소 시나리오에선 봄철 산불 발생 가능성이 43%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그만큼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기후변화의 영향은 환경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 더위가 길어지면 건강 문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냉방비 부담도 커지게 된다. 이는 취약계층의 생활에 더욱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후변화는 복지의 문제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여름이 당신이 살아가며 겪을 가장 시원한 여름일 것이다." 미국 과학자 피터 칼머스의 말이다. 지난 주말 서울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의 기획전 '봄, 여름, 가을, 겨울 - 흔들리는 계절'에서 이 문구를 접했다. 전시를 보며 기후변화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기후변화는 더 이상 가볍게 넘길 수도, 개인의 삶과 무관하다고 볼 수도 없는 문제다.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노력과 함께, 기후재난에 취약한 이들을 보호할 지원체계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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