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는 공평하나 돈은 소수만 번다'…커지는 예측 시장의 불편한 진실
2026.06.23 07:31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놓고 내기를 할 수 있는 예측 시장(prediction markets)이 급성장하고 있다.
더블록 데이터에 따르면 4월 기준 예측 시장 폴리마켓과 칼시 합산 거래 규모는 242억달러 규모로 1년 전 18억달러에서 급증했다. 폴리마켓과 칼시는 "사용자가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활용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캠페인으로 고성장하며 몸값도 크게 끌어올렸다. 칼시는 5월 시리즈F 라운드에서 10억달러를 유치하며 기업가치를 220억달러로 평가받았다.
콘셉트만 보면 예측 시장은 참여자 누구에게나 기회가 균등한 플랫폼 같지만현재까지 결과만 보면 내기에서 돈을 따는 이들은 의외로 많지 않다. 소수 '프로 트레이더'들이 수익 대부분을 가져가는 구조에 가깝다.
예측 시장 트레이더들과 직접 인터뷰 및 예측 시장 데이터를 분석한 월스트리트저널(WSJ) 최근 보도를 보면 폴리마켓의 경우 이익 67%를 단지 0.1% 계정들이 가져간다. 2000개도 안 되는 계정이 5억달러에 육박하는 수익을 챙겼고 70% 이상 사용자들은 돈을 잃었다는 의미다. 평균적인 사용자는 1달러에서 100달러 사이 손실을 입은 반면 하위 10%는 1인당 평균 4000달러 손실을 입었다고 한다.
폴리마켓 경쟁사인 칼시도 마찬가지다. 내기로 잃은 사람들이 딴 사람들보다 훨씬 많다. 4월 데이터 기준 칼시에서 1명이 돈을 벌면 2.9명이 손해를 보는 상황이다. 칼시 측은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이같는 수치를 바뀔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실제로 그렇게 될지는 미지수다.
누구에게나 기회가 균등한 듯 보이는 예측 시장에서 소수가 이익의 대부분을 가져가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는 것엔 나름 이유가 있다.
WSJ에 따르면 수십 명 직원을 두고 수백만 달러를 들여 전문 스포츠 및 금융 데이터를 사와 거래 알고리즘을 운영하는 기업들이 예측 시장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이들 전문 트레이더는 일반 사용자들보다 훨씬 빠르게 가격 변동을 예측하고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다. 예측 시장 이용자 대부분을 차지하는 학생, 취미로 베팅을 즐기는 사람들, 그리고 기타 소액 거래자들이 상대하기는 버거운 존재할 수 있다. 일반 이용자들 중엔 직감에 의존하거나 공개된 정보에서 얻은 내용을 바탕으로 감정적인 판단을 내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규모가 갖는 이점을 활용해 빈번하고 전략적인 거래들을 수행하며, 일반 투자자들에게서는 보기 드문 드문 집중력과 절제력을 기반을오 미세한 가격 변동에서도 수익을 실현한다고 WSJ은 전했다.
전직 프로 포커 플레이어이자 통계 학자인 마이클 보스는 "시스템적으로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기회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특정 인물이 공개 석상에서 어떤 발언을 할지 예측해 베팅하는 '멘션 마켓'도 예측 시장에서 일반 이용자들이 돈을 많이 잃는 곳으로 꼽힌다.
WSJ에 따르면 '멘션 마켓' 베팅은 예상보다 당첨 빈도가 낮은 경우가 많다. 반면 전문 트레이더들은 멘션 마켓은 예측 불가능하고, 수백만 달러를 들여 데이터를 확보해도 신뢰할 만한 우위를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손을 대지 않는다고 한다.
예측 시장은 정치적인 베팅이 늘어난 2010년대부터 확산되기 시작했지만 대중화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다 2024년 미국 대선으로 기점으로 단숨에 주류 반열에 진입했다.
ㆍ도박이냐 정보소스냐...'확' 커진 예측 시장의 세계
전통적인 도박에서는 북메이커(스포츠베팅 운영업체)가 배당률을 정하고, 베팅을 접수하며, 승자에게 상금을 지급한다. 예측 시장에는 '하우스'가 없다. 대신 사용자들이 서로 거래를 진행한다. 플랫폼 측은 거래에 대해 수수료를 부과하는데, 이 수수료는 사용자가 구매하는 계약 가격, 시장 유형 및 기타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조작과 내부자 거래 의혹 속에서도 지지자들은 에측 시장이 도박이라가 보다는 대중의 지혜를 활용해 미래 사건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칼시는 경제 동향을 예측하는 데 효과적인 도구라는 연준 연구 결과도 있다. 엘리자베스 다이애나 칼시 대변인은 "예측 시장 외에 많은 금융 시장들에서도 유사한 부의 집중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칼시에서 수익을 올리는 사용자는 데이 트레이딩이나 전통적인 스포츠 베팅 사이트보다 많다"고 주장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