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를 중고차로?…14억 세금 두들겨 맞은 중고차 업체 [과세전적부심]
2026.06.23 07:01
벤츠, BMW 등 외제차를 매입 즉시 수출업체에 넘기며 의제매입세액 공제를 받아온 중고차 매매상사가 사실상 신차를 거래한 것이라는 국세청 판단에 따라 14억 원대 부가가치세를 추가로 부과받았다.
#. 사건의 경위
해당 법인은 2024년 1월 설립돼 인천에 본점을 두고 중고자동차 판매업을 영위하다 2025년 8월 폐업했다. 이 법인은 조세특례제한법 제108조의 재활용폐자원 등에 대한 부가가치세 매입세액 공제특례에 따라 중고자동차 70대의 매입세액 약 12억 3081만 원을 매출세액에서 공제해 2024년 제2기 부가가치세를 신고했다.
문제는 이 가운데 67대였다. 국세청은 이 법인의 신고 내역을 확인한 결과, 이 차량들이 제작연월일로부터 수출신고수리일까지의 기간이 1년 미만인 중고자동차로서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에 따라 특례 적용 제외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법인에 2024년 제2기 부가가치세 약 14억 2491만 원(가산세 약 2억 1087만 원 포함)을 부과하겠다고 통지했다. 법인은 이에 불복해 과세전적부심사(적부-국세청-2025-0236)를 청구했다.
#. 청구법인의 주장
법인은 쟁점차량이 운행 사실이 있는 정상적인 중고자동차이며, 재활용폐자원 등 매입세액 공제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자동차매매업등록을 한 법인이고, 매입한 차량 대부분이 600km 이상 운행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부가가치세 과세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개인들로부터 매입해 국내에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며 판매했다는 것이다.
거래 경위에 대해서는, 거래처로부터 벤츠 등 경유 외제차를 구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네이버 카페를 통해 차량을 매입해 판매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벤츠 경유 차량은 통상 출고까지 2~3년이 걸리는데, 출고 시점에 사정이 생겨 판매하려는 소유자에게서 차량을 매입해 거래처에 넘긴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자동차를 수출할 때는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수출업자가 등록을 말소하는데, 등록 시 부담해야 하는 취득세·등록세 7%를 피하려고 수출업자들이 등록을 하지 않는 관행 때문에 자신이 수출과 무관한데도 오해를 받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거래처에 차량과 서류를 모두 넘겼고 말소 신청은 거래처가 직접 했다는 것이다.
#. 국세청의 판단
국세청은 법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은 수출되는 중고자동차로서 제작연월일부터 수출신고수리일까지 1년 미만인 자동차를 매입세액 공제 대상에서 명시적으로 제외하고 있다. 국세청이 불공제한 67대는 모두 이 법인 명의로 수출말소 등록된 차량으로, 제작 후 1년이 안 된 상태에서 수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법인은 자신과 수출업체가 별개 법인이므로 국내거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지만, 국세청은 법 조문이 수출 주체가 누구인지를 구분하지 않고 단지 '수출되는 중고자동차'인지만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봤다. 게다가 이 법인이 직접 자동차 등록 말소를 진행했고, SNS 계정에 "Export cars from Korea"라는 문구를 사용하며 차량을 광고한 점, 국세심사위원회에 출석해 거래처가 요청한 특정 차종을 매입해 판매했다고 진술한 점 등을 들어, 이 법인 스스로도 차량이 수출될 것임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운행 사실 여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차량 한 대의 사례를 보면, 양도 시점 주행거리는 600km였으나 불과 하루 뒤 등록 말소 시점에는 930km로 늘어나 있었다. 쟁점차량 전체의 평균 주행거리는 301km~960km 수준이었고, 최초등록일로부터 평균 9.1일 만에 수출신고가 이뤄졌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연간 평균 주행거리 통계(1만~1.2만km)와 손해보험협회의 신차 분류 기준(최초등록 6개월 미만)에 비춰볼 때, 국세청은 이 차량들을 사실상 신차로 판단했다.
거래 구조에 대한 의구심도 더해졌다. 이 법인은 2024년 제2기 동안 130억 원대 차량을 대량 매입했음에도 연말 기준 당좌자산은 9400만 원에 불과했고 재고자산은 전혀 없었다. 취득가액보다 낮은 가격으로 차량을 팔아 의제매입세액공제액만이 실질적 이윤이 되는 구조였다는 것이다. 이 법인은 1년 미만 차량을 대량 매입해 공제를 적용받은 뒤 곧바로 폐업했고, 차량을 넘겨받은 수출업체들은 영세율 매출과 매입세액공제를 동시에 적용해 부가가치세를 환급받는 구조였다.
국세청은 이러한 사실관계를 종합해 쟁점차량을 재활용폐자원 등 매입세액 불공제 대상으로 본 과세예고통지에 잘못이 없다고 판단하고, 이 건 과세전적부심사청구를 불채택으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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