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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진 GTX 공약…예산은 노선 하나도 버겁다[only 이데일리]

2026.06.23 05:12

전국 지자체 철도사업 요구 봇물
총 300건 사업이 600조 달해
정부 5차 철도망예산 40조 안팎
5극3특 재원 빼면 10조 불과
GTX공약 상당수 공염불 우려
'묻지마 호재' 대신 실현성 따져야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올해 6·3 지방선거에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 신설·연장 공약이 쏟아졌지만 현재 정부가 검토 중인 철도 예산으로는 GTX-D 노선 하나도 온전히 추진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기획예산처와 국토교통부가 협의 중인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규모는 40조원 안팎이다. 이마저도 이재명 정부의 ‘5극 3특’ 추진을 위해 일정 규모의 재원이 지방 철도망에 투입될 예정어서 GTX 공약 상당수가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국토부는 한국교통연구원의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6~2035) 연구용역’ 내용을 토대로 기예처와 사업 규모를 협의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르면 오는 8~9월 공청회를 거쳐 연내 계획을 확정·고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은 향후 10년간 국가 철도 투자 방향을 결정하는 최상위 계획이다. 여기에 반영되지 않으면 재정사업은 물론 민자사업 추진도 사실상 어렵다. 설령 계획에 포함되더라도 여러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설계 등을 거쳐야 해 실제 착공까지는 통상 13년 이상이 소요된다.

문제는 사업 수요와 재정 여력 간 격차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현재 국토부가 접수한 전국 지자체 철도사업 요구 건수는 300건, 총사업비는 약 600조원에 달한다. 지자체들의 기대와 달리 과거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당시 신규 사업 규모는 43조원에 그쳤다.

더욱이 기획예산처는 이번 제5차 계획 신규 사업 규모를 20조원 안팎으로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GTX 확대와 지방 철도망 확충 요구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직전 계획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예산을 검토했던 것이다.

이후 국토부가 예산 확대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하면서 최근에는 40조원 수준까지 증액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국토부는 물가 상승과 사업 규모 확대 등을 고려할 때 예산이 최소 100조원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의 고민은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5극 3특’ 구상과 맞물려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는 5개 광역권과 3개 특별자치도로 구분되는 초광역 경제권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비수도권 철도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이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국토부 내부에서는 지방 광역경제권 구축에만 적어도 30조원 이상의 재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총예산이 40조원 규모로 확정될 경우 사실상 대부분의 재원이 지방 철도망에 투입되면서 남는 예산만으로는 수도권 GTX 확대 구상을 뒷받침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에 따르면 GTX-D 노선 사업비만 약 13조 5000억원에 달한다. 현재 거론되는 예산 규모로는 GTX-D조차 온전히 추진하기 쉽지 않은 구조다. 그럼에도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GTX 공약이 경쟁적으로 쏟아졌다. 추미애 경기지사는 GTX-D·E·F·G·H 노선의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을 공약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재원 확보 방안 없이 GTX 노선을 잇달아 제시하는 것은 현실과 괴리가 있다고 지적한다. 예산이 획기적으로 늘지 않는 한 상당수 노선은 국가철도망 계획 반영 여부와 관계없이 장기 과제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철도는 개통까지 20년이 걸려도 늦은 것이 아닐 정도의 초장기 사업”이라며 “단기간 내 사업이 실현되거나 지역 가치가 급격히 바뀔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분양 광고나 개발사업에서 철도 호재를 전면에 내세우더라도 사업 진행 단계와 현실적인 추진 가능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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