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기자 칼럼] 국방부의 무너진 복장 군기
2026.06.23 00:08
의장대대장 등은 육군 겨울 예복을 입었고, 대원은 육군 겨울 정복을 입었다. 육군은 2020년 예복을 없애고 정복만 입도록 규정을 고쳤다. 의식·행사용 예복은 일부 계급에만 지급돼 대다수는 필요할 때만 빌려 입기 때문에 불편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의장대대장 등이 함부로 옛 예복을 착용한 것이었다.
군인의 군복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헌신, 군인의 명예와 긍지, 군의 소속감을 상징한다. 군복 차림이 아닌 전투원은 국제 전쟁법에서 군인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외압에도 불구하고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엄정하게 조사한 공로로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로 취임한 박정훈 해병대 준장의 정복도 문제다. 그의 정복에서 약장(무공·표창을 간략히 나타내는 표시) 중 건군50주년장이 보였다. 이 약장은 건군 50주년인 1998년 만들어졌고, 당시 근속 10년 이상의 군인·군무원만 찰 수 있다. 박 준장의 임관 연도는 1996년이다. 규정 위반이다.
그의 ‘복장 군기 불량’은 더 있다. 그는 왼쪽 가슴에 국방부 장관 표창 약장과 오른쪽 명찰 위 수장(메달)을 같이 달았다. 규정에 따르면 둘 중 하나만 가능하다. 군 관련 범죄를 수사하는 기관의 지휘관으로 단정하지 못한 복장이었다.
그깟 약장인데? 1996년 제러미 마이클 보더 미국 해군참모총장은 V 약장을 임의로 부착했다는 의혹을 받고선 목숨을 끊었다. 군인으로서 명예가 더럽혀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V 약장은 베트남 전쟁 때 용감하게 싸운 인물만 받는다. 보더 총장은 전투에 참가했지만, 직접 교전한 적은 없었다.
박 준장과 국빈 행사장의 복장은 군기가 칼날보다 더 바짝 서야 할 국방부부터 무뎌졌다는 뜻이 아닐까. 그러고 보니 요즘 국방부와 합참의 현역 장병이 타군 상관을 만나도 경례하지 않고 외면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국방부는 박 준장과 국빈 행사장의 복장에 대한 질의에 대해 둘 다 규정 위반이 맞는다며, 동일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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