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내란 가담’ 법무에 구형보다도, 총리보다도 1심 중형 선고
2026.06.22 23:28
박 전 장관은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법무부 간부들에게 전화를 걸고 간부회의를 소집하는 등 적극적인 계엄 지원에 나섰다. 검찰에는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파견을 준비하라고 했다. 법무부에는 출국금지 담당 직원을 출근시켜 대기하라는 지시와 함께 구치소 등 교정시설 수용 여력을 파악하도록 했다. 계엄 포고령 위반자에 대한 합수본의 수사, 출금, 구금과 관련된 업무들이다.
이런 지시를 통해 박 전 장관이 “내란의 핵심적 전제조건을 달성하기 위한 필수적인 역할”을 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한 전 총리가 계엄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하고 국무위원의 참석을 독려하는 등 주로 계엄의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도록 도운 것에 비해 박 전 장관은 좀 더 적극적으로 계엄에 동참했다고 본 것이다.
박 전 장관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보인 태도도 중형 선고의 이유가 됐다. 용산 대통령실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통해 윤 전 대통령에게서 받은 계엄 관련 지시 문건을 살펴본 것이 입증됐는데도 그는 ‘무슨 내용인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잡아뗀 정도가 아니다. 법원이나 특검의 신문에 대해 ‘새로운 증거가 나왔냐’고 되묻고 그에 따라 진술할 내용을 결정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태도로 일관했다는 것이 재판부의 지적이다.
재판부가 밝힌 것처럼 “법무부 장관은 검찰, 행형, 인권 옹호 등 법무 사무를 관장하므로 직무 수행에 있어 헌법과 법률을 준수하고 수호해야 할 더욱 무거운 의무를 부담”하는 자리다. 그런데도 그는 불법 계엄을 통해 헌법질서를 유린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짓밟으려는 윤 전 대통령의 계획을 뒷받침하고 그것을 정당화하는 데 자신의 권한을 부당하게 사용하려고 했다. 그에게 행정부 2인자인 총리보다 더 무거운 형량이 선고된 것이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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