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사실상 정책 실패 인정
2026.06.22 19:51
"미수·신용거래 등 단계별 투자자 보호대책 검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과 관련해 "막았어야 했다"며 사실상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투자자 보호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거래 쏠림 현상이 확대되면서 시장 불안정성과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다"며 "관련 상품의 매매 동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금융위원회, 한국거래소와 함께 투자자 보호 및 리스크 관리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확산하는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현상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 원장은 "차입투자도 확대됐지만 시총이 상승하며 (전체 시총에서 신용융자잔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 체감도가 떨어지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나타난다"며 "통계의 착시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고,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달 출시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놨다.
그는 "극심한 회전율로 인해 정작 투자자보다 증권사만 배 불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며 "플레이어는 실익이 없고 관리·운영하는 시스템만 이익을 보는 부분을 개인적으로 심하게 우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도박판에서 뽀찌(경기·도박 등에서 이기거나 많은 돈을 얻은 사람이 주위 사람에게 일정액을 사례하는 것) 뜯는 사람이 돈 많이 버는 모양새'가 될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상품의 회전율은 변동성이 큰 시기 200%에 육박했고 현재도 13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개인투자자 비중이 90%를 넘는 점을 고려해 투자자 안전장치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이 원장은 "투자자 대부분이 중산층과 서민이 많은데 증시 변동성이 오면 가계에 큰 충격이 될 수 있어 별도의 안전조치를 고민하고 있다"며 "미수거래부터 신용융자까지 단계별 안전조치를 정책 당국과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취지였던 고환율 완화 효과에 대해서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해외 상장 상품 투자 수요를 국내로 돌리기 위해 서둘러 추진한 측면이 있었다"며 "효과는 크지 않았고 부작용은 예상보다 훨씬 커졌다. 정부도 이 부분을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신고서가 들어왔을 당시 환율 상황이 점차 안정되는 분위기였는데도 승인됐다"며 "지금 돌이켜보면 어떻게든 막았어야 했던 것 아닌가 하는 개인적인 반성과 후회가 많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증권의 스페이스X 공모주 배정 무산 논란과 관련해서는 "1주도 배정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검사 결과를 공유하고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스페이스X 공모주 편입을 홍보했던 한국투자신탁운용과 상장 당일 해당 종목을 편입한 삼성자산운용에 대해서도 검사와 점검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외환시장에 대해서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잠정 합의로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됐지만 고유가와 주요국 금리 인상 가능성 등 시장 불안 요인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금감원의 지방 이전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확정되는 상황이 되면 입장을 밝히겠다"면서도 "금융감독기관은 공사 현장의 감독 역할을 하는 만큼 일반 시민의 시각에서도 이전 문제는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기 문제에 대해서는 "요양병원 페이백 사례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금감원이 중심이 돼 범정부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전국 단위의 종합 대응 시스템을 조만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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