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간 전
충청권 재정 경고음… 지역마다 다른 위기의 얼굴
2026.06.22 18:34
사업 승계·제도 한계·세입 공백·집행 방식 핵심 쟁점
새 시·도정, 공약보다 재정 구조 정리가 첫 시험대
충청권 지방정부가 동시에 재정 경고음을 내고 있지만 위기의 얼굴은 지역마다 다르다.
같은 긴축 국면으로 묶이더라도 대전·세종·충남·충북이 떠안은 재정 부담의 출발점과 해법은 서로 갈린다.
민선 9기 충청권 시·도정의 초반 과제가 예산 감축에 머물지 않을 전망이다. 지역별 재정 위기의 원인을 가려내고 감축 대상 사업과 중앙정부에 요구할 제도 개선 과제를 구분해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대전은 민선 8기 사업 승계 부담이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전임 시정에서 추진된 대형 SOC와 문화·관광 사업을 민선 9기가 어디까지 이어받을지가 관건이다. 0시 축제, 보물산 프로젝트, 음악전용공연장 등은 민선 8기 시정의 상징성이 짙은 사업으로 꼽힌다. 손을 대면 전임 시정 지우기 논란이 따라붙고 그대로 두면 새 시정의 공약 재원이 줄어든다. 시비 부담이 큰 사업 구조 역시 민선 9기 재정 운용의 폭을 좁히는 요인이다.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이 마주할 재정 구조조정은 전임 시정의 유산을 어디까지 계승할지 가르는 정치적 선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세종은 제도적 재원 한계가 재정 위기의 주요 배경으로 부각된다. 광역과 기초 기능을 함께 수행하면서 행정수도 역할까지 요구받고 있지만 현행 교부세 구조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이 인수위원회 안팎에서 나온다. 여민전 캐시백 확대, 조치원 제2청사 건립, 종합경기장 조성 등은 모두 재정 투입을 전제로 한 사업이지만 자체 세입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런 이유로 세종의 재정 안정화 논의는 지출 조정에 그치지 않고 보통교부세 정률제 도입 등 제도 개선 요구로 확장되고 있다. 조상호 세종시장 당선인의 민선 5기는 공약 이행 속도 조절과 중앙정부 설득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안고 출발하게 됐다.
충남은 세입 공백과 예산 편성의 정확성이 쟁점으로 올라섰다. 순세계잉여금 결손, 보통교부세 감액, 충남도산림자원연구소 부지 매각대금 변수 등이 겹치면서 박수현 충남지사 당선인은 예산 부족의 원인을 먼저 확인해야 하는 처지다. 일부 사업을 늦추거나 경상경비를 줄이는 처방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민선 9기 초반 재정 점검은 전임 도정의 세입 추계와 재원 대책을 재검증하는 방향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투자사업 추진 과정에서 재원 확보 계획이 충분했는지, 기금과 특별회계 운용에 무리가 없었는지도 새 도정의 검증대에 오를 수 있다.
충북은 예산 집행 방식과 사업 우선순위 점검에 초점이 맞춰진다. 지방채 부담과 함께 전임 도정의 문화·관광·체육 사업이 적절한 재원 원칙 아래 추진됐는지가 쟁점이다. 그림책정원 1937, 옛 청풍교 정원화 사업, 오송 선하마루, 도립파크골프장 조성 등은 민선 8기의 색깔이 강한 사업으로 분류된다. 신용한 충북지사 당선인이 내건 재정정상화위원회와 재정전략운영단 태스크포스는 이 때문에 예산 절감 기구라기보다 전임 사업의 성과와 재원 투입 기준을 따지는 장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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