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 전
'모라토리엄' 문턱에 선 충청권 새 지방정부
2026.06.22 18:46
지방채 증가·기금 소진·세입 부족에 대형 사업 부담까지
민선 9기 공약 이행보다 재정 구조조정 먼저 맞나
민선 9기 충청권 지방정부가 공약보다 청구서의 시간을 먼저 맞게 됐다.
6·3 지방선거 이후 새 시·도정이 넘겨받을 행정은 확장보다 감축, 신규 사업보다 재정 구조조정에 가까워지고 있어서다.
지방채 증가와 기금 소진, 세입 부족, 대형 사업 부담이 한꺼번에 드러나면서 충청권 지방정부 전체가 사실상 모라토리엄 문턱에 선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대전은 민선 8기 대형 사업과 지방채 증가가 재정 위기의 핵심으로 지목됐다.
박정현 대전시장직 인수위원장은 22일 기자회견에서 대형 토목·건축사업 남발과 시비·지방채 중심 재정 운용을 문제 삼았다. 문화예술관광 분야 총사업비 1조 3435억 원 규모 사업 가운데 17개가 단순 건축사업에 편중됐고 음악전용공연장과 제2시립미술관 건립사업은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이 각각 0.13, 0.015에 그쳤지만 사업은 중단되지 않았다. 대전시 채무는 2022년 말 약 1조 원에서 지난해 말 1조 5800억 원으로 늘었다. 기존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되면 올해만 5482억 원의 부족 재원이 발생하고 내년부터는 연평균 6955억 원의 세출 초과가 불가피하다는 게 대전시장직 인수위의 진단이다.
박 위원장은 "민선 8기 사업을 계속한다면 올해만 5500억 원이 부족하고 내년에도 연평균 7000억 원 정도의 재원이 부족하다"며 "100억 원 이상 사업을 모두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시 자체 예산으로 과다하게 편성된 사업, 아직 착공하지 않은 사업들을 정리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은 구조적 재원 한계와 채무 증가가 동시에 부각됐다. 2024년 말 결산 기준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은 18.5%로 재정위기 주의 단계인 25%에 가까워졌다. 누적 채무액은 지난해 말 4840억 원으로 올해 5000억 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상금 성격의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잔액은 1억 2500만 원에 그쳐 추가 재정 운용 여지도 크지 않다. 조상호 세종시장 당선인이 공약한 조치원 제2청사 건립, 종합경기장 조성, 여민전 캐시백 확대도 재검토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세종시장직 인수위는 단층제 행정구조가 재원 확보를 막는 구조적 한계라고 보고 보통교부세 정률제 도입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충남은 채무 증가와 세입 부족이 동시에 확인됐다. 충남준비위원회는 올해 본예산 기준 충남도 채무 잔액을 2조 3594억 원으로 집계했다. 지난해보다 2000억 원가량 늘어난 규모다. 세입 예산도 4687억 원가량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회계 순세계잉여금 1353억 원 결손, 보통교부세 334억 원 감액, 충남도산림자원연구소 부지 매각대금 3000억 원 삭감 등이 재정 압박 요인으로 꼽혔다. 충남준비위는 1조 원 이상의 재정 공백이 예산 절감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충북은 재정 정상화를 위한 별도 기구 설치로 대응에 나섰다. 충북지사직 인수위는 도정 현황 점검 결과 재정 상황이 알려진 것보다 좋지 않다고 진단했다. 충북도는 2024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4360억 원 규모 지방채를 끌어다 썼고 누적 채무는 지난해 말 1조 2000억 원에서 올해 1조 30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책정원 1937, 옛 청풍교 정원화 사업, 오송 선하마루, 도립파크골프장 조성 등이 재정 점검 대상에 올랐다. 충북지사직 인수위는 재정정상화위원회와 재정전략운영단 태스크포스를 꾸려 취임 직후 점검에 들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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