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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도 레버리지 선택” 스테이블코인으로 스페이스X·오픈AI 선물투자, 과연 괜찮을까 [크립토360]

2026.06.22 17:37

퍼프 덱스 하루 거래량 113억달러
비상장 기업·국내 대형주까지 추종
“주식 아닌 가격 베팅” 경고 나와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출발한 무기한 선물, 이른바 ‘퍼프’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스페이스X 등 비상장 기업 가격을 추종하는 상품까지 등장했다. [챗GPT로 제작한 이미지]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20대 대학생 A씨는 스페이스X가 나스닥에 상장한 당일 국내 증권사 애플리케이션이 아닌 탈중앙화거래소 하이퍼리퀴드에 접속해 연동된 개인지갑을 통해 USDC를 입금했다. 정식 기업공개(IPO) 전부터 거래가 열려 있던 스페이스X 무기한 선물 SPCX에 투자하기 위해서다. A씨는 “학생이다 보니 100만원이 안 되는 돈을 넣었지만 10배 레버리지를 쓰면서 실제 포지션은 1000만원 가까이 됐다”며 “수익은 40달러 정도였으나 변동성이 크게 느껴져 무서웠다”고 말했다.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출발한 무기한 선물, 이른바 ‘퍼프’(perp:Perpetual Futures)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넘어 전통주식과 비상장 기업 가격까지 추종하는 방식으로 확장하면서 A씨처럼 해외 거래소에서 관련 상품을 찾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높은 레버리지와 24시간 거래, 빠른 상장 구조가 퍼프 시장 확대를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Q. 퍼프는 무엇이고 어떻게 투자하나?


A. 퍼프는 만기가 없는 선물 형태의 파생상품이다. 전통 선물은 정해진 만기와 결제일이 있지만 퍼프는 만기 없이 포지션을 유지할 수 있다. 대신 롱 포지션(매수)과 숏 포지션(매도) 보유자 사이 주기적으로 지급되는 펀딩비를 통해 가격 괴리를 조정한다. 투자자는 기초자산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도 가격 상승 또는 하락 방향에 베팅할 수 있고 거래소에 따라 높은 레버리지도 사용할 수 있다.

퍼프를 거래하려면 투자자는 USDC 등 스테이블코인을 증거금으로 준비해야 한다. 투자자는 가격 방향에 베팅하는 파생 포지션을 열고 닫는 방식으로 손익을 확정한다. 예를들어 SPCX 가격 하락을 예상해 숏 포지션을 잡았다면, 실제 가격이 내려간 뒤 포지션을 종료해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

퍼프가 취급하는 자산 종류는 금, 은 등의 원자재부터 개별 주식까지 다양하다. 심지어 SK하이닉스, 삼성전자, 현대차 등 국내 대형주 가격을 추종하는 퍼프도 등장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접근이 제한적인 반면, 디지털자산 거래소에서는 이들 종목 가격을 최대 20배 레버리지로 베팅할 수 있는 상품이 거래되고 있다. 거래량도 적지 않다. 이날 오전 8시21분 기준 하이퍼리퀴드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을 추종하는 퍼프 상품의 거래량은 각각 5566만340달러, 720만5981달러를 기록했다.

퍼프는 중앙화 거래소(CEX)와 탈중앙화 거래소(DEX)를 가리지 않고 확산하고 있다. 2016년 비트멕스가 관련 상품을 도입한 이후 바이낸스, 바이비트, OKX, 코인베이스 등 주요 CEX들도 관련 시장에 뛰어들었다. 바이낸스리서치는 주식·원자재 등 전통 금융자산 가격을 추종하는 퍼프의 일평균 거래량이 지난 1월 약 30억달러에서 3월 약 86억달러로 늘었다고 분석했다.

DEX에서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반에크는 하이퍼리퀴드가 올해 1분기에만 6330억달러의 거래량을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24년 2분기보다 6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해 10월 고점 이후 한때 낮아졌던 온체인 퍼프 시장 내 하이퍼리퀴드 점유율도 지난해 4분기 20% 수준에서 올해 1분기 26%로 올라섰다. 반에크는 2분기 점유율이 32%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퍼프 시장 거래량은 현물과 견주어도 지지 않는 상황이다. 22일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59분 기준 퍼프 DEX의 24시간 거래량은 113억1100만달러(약 17조3103억원)를 기록했다. 같은 시각 코인마켓캡 기준 이더리움 현물 24시간 거래량 84억9000만달러에 앞섰다. 시장 내 퍼프 하루 거래량이 시가총액 상위 디지털자산의 현물 거래량을 웃돈 셈이다. 비트코인 현물 거래량 157억3000만달러와도 차이가 크지 않았다.

Q. 무기한 선물 시장이 현물보다 인기가 더 많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A. 시장에서는 퍼프 시장 성장의 배경으로 높은 레버리지 수요와 빠른 상장 구조를 꼽는다. 윤승식 타이거리서치 리서치센터장은 “금이나 원유 등 원자재는 최근 (지정학적) 이슈로 변동성이 커지며 이를 거래하려는 수요가 늘었다”며 “현물보다는 선물에서 레버리지를 활용한 거래가 더 원활하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평가했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점도 퍼프의 특징이다. 윤 센터장은 “일반적인 현물 상장은 심사와 절차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퍼프는 가격을 추적하는 구조인 만큼 비교적 빠르게 상품화할 수 있다”며 “상장이 쉽다는 점도 성장 배경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현물 시장이 제도권에 가까워진 것이 오히려 파생상품 수요를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호 고려대 블록체인연구소장은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이후 기관 자금이 들어오고 가격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단기·고배율 수익을 노리는 수요는 오히려 파생상품으로 이동했다”며 “현물 거래는 수수료 경쟁으로 수익성이 낮아진 반면 무기한 선물은 거래 수수료에 더해 펀딩비까지 발생하기 때문에 거래소들이 파생상품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자산 시장의 24시간 거래 문화도 퍼프 확산에 영향을 줬다. 만기가 정해진 전통 선물과 달리 퍼프는 포지션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데다가 전 세계 투자자가 시간 제한 없이 거래할 수 있다.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이미 익숙해진 거래 방식이 파생상품 영역으로 번진 것이다.

다만 선물 거래가 커졌다고 해서 곧바로 시장 성숙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조재우 한성대 블록체인연구소장은 “기관이 선물을 활용해 헤지에 나서면 시장 안정과 성숙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고배율 선물이 개인투자자에게만 노출되면 오히려 부정적으로 쓰일 수 있다”고 전했다.

꼬리(선물시장)가 몸통(현물 가격)을 흔드는 ‘왝더독’(Wag the dog) 현상도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윤 센터장은 “이론적으로는 현물 가격을 선물이 따라가는 것이 맞지만 선물의 변동성이 워낙 크면 선물시장의 가격 이슈가 오히려 현물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최근 비트코인도 선물시장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고 말했다.

Q. 비상장 기업도 상품으로 편입하는 퍼프, 투자 시 유의할 점은?


A. 최근 퍼프 시장이 크게 주목받은 데에는 스페이스X의 영향이 크다. 프리IPO(Pre-IPO) 퍼프 첫 상품으로 일론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내세운 코인베이스는 최근 서비스 개편 발표 자리에서 앤트로픽과 오픈AI도 곧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해외에서는 아직 IPO를 하지 않은 기업을 대상으로 무기한 선물 상품군을 넓혀가고 있다.

다만 프리IPO 퍼프는 실제 비상장 주식 투자와는 성격이 다르다. 투자자가 얻는 것은 주식, 의결권, 배당권, IPO 배정권이 아닌 특정 기업의 예상 가치에 대한 가격 노출이다. 오픈AI나 앤트로픽 등의 비상장 기업은 재무정보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고 비상장주식이 거래되는 2차 시장도 유동성이 크지 않다. 이 때문에 프리IPO 퍼프 가격은 기업의 실제 몸값이라기보다 시장 기대와 제한된 거래 정보가 반영된 참고 가격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종승 엑스크립톤 대표는 “프리IPO 무기한 선물은 비상장기업 가치에 대한 합성 파생상품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품은 비상장기업 가치에 대한 시장 기대를 관찰하게 해준다는 의미가 있지만 실제 IPO 가격이나 상장 후 주가와 큰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짚었다.

프리IPO 퍼프는 실물 자산과 연결된 토큰화 자산(RWA)와도 구분된다. 인호 소장은 “블랙록의 비들(BUIDL)과 같은 RWA는 실물 자산이 뒷받침이 있고 법적 소유권을 인정받는 구조”라며 “이와 달리 프리IPO 퍼프는 유명 기업의 이름을 빌린 가격 베팅 상품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퍼프에 투자하기 전 권리 구조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 대표는 “상품을 매수해도 해당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는 효과가 생기지 않고, 기업이 상장할 때 자동으로 주식으로 전환되는 구조도 일반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가격이 어떻게 정해지는지도 핵심이다. 그는 “상장주식은 공개 거래소에서 가격이 형성되지만 비상장기업은 기준가격이 불명확한 경우가 많다”며 “투자유치 라운드 가격, 2차 시장 거래, 브로커 호가, 오라클 데이터가 섞이면 투자자가 가격 변동의 근거를 검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유동성과 청산 리스크도 주의해야 한다. 거래량이 적은 상품은 원하는 가격에 포지션을 정리하기 어렵고 레버리지를 사용할 경우 작은 가격 변동도 강제청산으로 이어지기 쉽다. 김 대표는 “투자자는 거래 플랫폼, 청산 주체, 담보 관리 방식, 가격 산정 방식, 펀딩비의 투명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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