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 오너가·경영진, FDA 허가 앞두고 자사주 매입 행렬
2026.06.22 15:19
HLB그룹 오너 일가와 주요 경영진들이 계열사 주식을 대거 사들이며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단순한 책임경영 차원을 넘어 하반기 예정된 신약 허가와 임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그룹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강한 확신을 드러낸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LB그룹 창업주인 진양곤 의장은 올해들어 HLB이노베이션, HLB파나진, HLB테라퓨틱스, HLB제넥스, HLB바이오스텝 등 주요 계열사 주식을 총 43차례에 걸쳐 약 100만주 매입했다.
◆진양곤 의장, 올해만 100만주 매입...경영진도 지분 확대
진 의장뿐 아니라 그룹 경영진도 잇따라 지분 확대에 나섰다.
지난 1월 HLB그룹에 합류한 김태한 바이오총괄 회장도 HLB이노베이션 주식 21만주를 취득했다. 김 회장의 주식 매수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그의 이력 때문이다.
김 회장은 K바이오 대표주자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초대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생산시설 구축부터 글로벌 규제 대응 체계 마련까지 주도한 인물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세계적인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HLB는 김 회장 영입을 계기로 연구개발(R&D) 중심 바이오기업에서 글로벌 신약개발 기업으로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회장 역시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축적한 글로벌 사업 경험과 품질·규제 대응 노하우를 바탕으로 HLB의 신약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 밖에도 윤종선 HLB이노베이션 대표가 지난 3월 취임 후 처음으로 자사주 3000주를 매수했고, HLB제넥스 김도연·김의중 대표도 각각 2만5936주와 1만1000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김광재 HLB글로벌 대표와 심경재 HLB펩 대표를 비롯해 HLB바이오스텝과 HLB파나진 임원진도 매수 행렬에 동참했다. 계열사 대표와 임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자사 주식을 사들인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오너 2세도 지분 확대…HLB이노 존재감 부각
주목되는 부분은 오너 일가의 움직임이다. 진양곤 의장의 차녀인 진인혜 베리스모 테라퓨틱스 상무는 지난 2월 HLB이노베이션 주식 19만6155주를 취득했다. 장녀인 진유림 HLB 이사 역시 전환사채(CB) 전환권 행사로 같은 규모의 주식을 손에 넣었다. 두 사람이 보유한 HLB이노베이션 지분율은 각각 0.13%다.
진 의장도 지난달 말과 이달 초 HLB이노베이션 주식 16만주를 추가 매입한 바 있다. 그룹 최고 의사결정권자와 특수관계인의 매수가 집중되면서 HLB이노베이션의 전략적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특히 HLB이노베이션은 그룹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미국 자회사 베리스모 테라퓨틱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끈다. 이 때문에 오너 일가의 연이은 지분 확대 역시 단순한 투자 차원을 넘어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FDA 허가·CAR-T 임상 임박…하반기 기업가치 재평가 시험대
업계가 이번 매수 행렬에 주목하는 것은 HLB가 하반기 중대한 변곡점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그룹 핵심 파이프라인인 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결과가 오는 7월 23일 발표될 예정이다. 담관암 치료제 '리라푸그라티닙' 역시 9월 27일 허가 여부가 결정된다. HLB 입장에서는 수년간 추진해온 신약개발 전략의 성패를 가를 중대 이벤트다.
여기에 주요 신약 후보물질들의 임상 결과 발표도 이어질 것으로보인다. 시장에서는 관련 성과가 가시화될 경우 HLB그룹 전반의 기업가치 재평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특히 베리스모가 개발 중인 차세대 CAR-T(키메라 항원수용체 T세포) 치료제가 주목받고 있다. 고형암 CAR-T 파이프라인 'SynKIR-110'은 기존 CAR-T 치료제의 한계로 지목돼 온 T세포탈진(T-cell exhaustion) 문제를 개선한 플랫폼 기술로 평가받는다.
베리스모는 최근 국내 기관투자가 32곳을 대상으로 총 15차례의 기업설명회(IR)를 열고 기술 경쟁력을 적극 알렸다. 특히 진인혜 상무가 직접 IR 전면에 나서 회사의 기술력과 사업 전략을 설명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HLB그룹 관계자는 "주요 경영진과 특수관계인의 지분 확대는 그룹이 추진해온 신약 개발 전략과 성장 로드맵에 대한 내부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하반기 주요 이벤트를 차질 없이 준비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업계는 이번 지분 매수 행렬에 대해 "오너 일가와 경영진까지 한목소리로 미래 성장성에 베팅한 사례"라며 "하반기 성과에 대한 가장 강력한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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