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가담’ 박성재 1심 징역 25년…법원 “윤석열 반대 세력 제압에 도움”
2026.06.22 17:29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선포한 12·3 불법계엄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1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국헌 문란 목적의 내란 행위였다는 점을 재차 확인하고, 이에 동조한 박 전 장관의 책임이 무겁다고 봤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는 22일 박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종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재판에서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선고 직후 법정 구속했다. 이는 앞서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특검)이 구형한 징역 20년보다 높다.
박 전 장관은 2024년 12월3일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법무부 간부 회의를 소집해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파견 검토를 지시하고, 교정 시설 수용 여력을 점검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내란특검에 따르면 박 전 장관은 계엄 해제 뒤에는 법무부 감찰과에 계엄을 정당화하는 논리가 담긴 ‘권한 남용 문건’을 작성하게 하기도 했다.
이날 법원은 박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와 직권남용 혐의는 모두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법무부 장관으로서 헌법을 수호해야 할 무거운 의무를 지는데도 내란이 성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끝내 이를 외면하고, 오히려 그 일원으로서 가담하기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피고인이 수행한 임무는 윤석열의 정치적 반대 세력을 제압해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를 저지한다는 ‘12·3 내란의 핵심적인 전제 조건’을 달성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건”이라며 “이로 인해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가 유린당한 어두운 과거로 회귀해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될 수 있었다”고 했다.
법원은 또 “피고인은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서슴없이 허위로 진술하거나, CC(폐쇄회로)TV 같은 객관적 물증이 있는데도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태도로 일관했다”며 “법정에 이르러 신문 과정에서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죄송하다’고 했으나 그 진정성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박 전 장관은 지난해 5월 김건희 여사로부터 명품 가방 수사 관련 문의를 전달받고 이를 실무진에 확인하도록 했다며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도 받았다. 그러나 법원은 이에 대해선 공소기각 판결했다. 해당 사건이 특검법이 정한 특검의 수사 대상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휴대폰에서 발견된 김건희 등의 (수사 관련) 텔레그램 메시지는 계엄 선포와 관련된 내란·외환 범죄 혐의 사건과 구체적·개별적인 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법원은 박 전 장관과 함께 재판을 받아 온 이완규 전 법제처장의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공소를 기각했다. 이 전 처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박 전 장관 등이 참석한 안가 회동을 ‘친목 모임’이라고 진술해 위증한 혐의를 받았는데, 재판부는 이 내용 역시 특검의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법원은 “공소 기각이 확정될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법한 절차에 따라 다시 수사하고 기소해, 적법 절차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 사이 조화를 도모할 수 있다”고 했다.
박 전 장관은 약 1시간 동안 선고가 이뤄지는 내내 굳은 얼굴로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재판부가 “징역 25년을 선고한다”고 주문을 읽을 때에도 별다른 표정 변화는 없었다. 선고 직후 재판부가 진행한 구속 심문에서 박 전 장관은 “한번도 출석을 거부하거나 도주하려고 한 바 없다. 주소도 한번도 바뀐 적 없다”고 짧게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가 심문 이후 곧바로 “법정 구속하겠다”고 하자, 덤덤한 얼굴로 옆에 앉은 변호인과 무언가를 논의했다.
선고 이후 박 전 장관 측 변호인은 “당연히 항소할 것”이라며 사실 관계와 법리적인 부분에 대해 다시 다투겠다고 했다. 반면 장우성 특검보는 “법무부 장관은 인권과 헌정 질서 수호의 최후 보루임을 확인해 준 판결”이라며 “공소 기각된 부분에 대해서는 종합 특검의 수사 대상인지를 판단하고, 향후 인계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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