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퇴근길] 3600억 내밀었는데 퇴짜…배민·쿠팡이츠의 '합의 시도'가 실패한 이유
2026.06.22 17:00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총 3600억원짜리 상생안을 내밀었다가 보기 좋게 거절당했습니다. 배민 3000억원, 쿠팡이츠 600억원. 숫자만 보면 꽤 통 크게 쏜 것 같은데 공정위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먼저 배민과 쿠팡이츠가 신청한 동의의결이 뭔지 짚고 가겠습니다. 기업이 "제가 알아서 고치겠습니다. 피해도 보상할게요"라고 먼저 손 드는 제도입니다. 공정위가 위법 여부를 최종 판단하지 않고 사건을 끝내주는 대신 기업은 긴 법적 싸움을 피할 수 있죠. 일종의 조기 합의 카드인 셈입니다.
공정위가 퇴짜를 놓은 핵심 이유는 돈 액수가 아니었습니다. 배민이 내놓은 상생안 안에 "배민배달로 전환하면 수수료와 배달비를 지원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바로 그 '배민배달 우대'가 이번 조사의 핵심 혐의인데 문제가 된 행위로 다시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방안을 상생안이라고 낸 셈이니, 공정위 입장에서는 "이게 시정을 하겠다는 건지 마케팅을 하는건지" 싶었을 겁니다.
결국 배민·쿠팡이츠는 본안 심의를 받게 됐고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입니다. 과징금 폭탄보다 더 무서운 건 '플랫폼 운영 방식 자체를 바꾸라'는 시정명령일 수 있습니다. 돈으로 무마하려다 오히려 더 큰 부메랑을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사 원문 : "3600억원 상생안도 소용없었다"…배민·쿠팡이츠 동의의결, 대체 뭐길래 (왕진화 기자)
보스턴다이내믹스 완전히 품는 현대차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100% 확보를 눈앞에 뒀습니다.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잔여 지분 약 9.65%를 약 5000억원에 사들이는 방식인데요. 비결은 지난해 소프트뱅크와 미리 맺어둔 콜옵션 계약 덕분입니다. 소프트뱅크 입장에서는 제3자에게 팔고 싶어도 독소 조항에 묶여 결국 헐값에 넘긴 꼴이 됐습니다.
시장이 보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잠재 가치는 최소 30조원, 많게는 150조원. 그런데 현대차가 이번 거래에서 인식한 총 기업가치는 5조원 수준에 불과합니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보면 단순한 로봇 회사 인수가 아닙니다. 정의선 회장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22.6%를 개인 자격으로 들고 있다는 점, 나스닥 상장이 성공하면 그 수혜가 고스란히 돌아온다는 점에서 경영권 승계 재원 마련과 맞닿아 있습니다.
게다가 구글·삼성전자 등 빅테크의 전략적 투자 유치 카드로도 활용이 가능합니다. 로봇이 공장을 누비며 쌓는 실제 물리 데이터, 지금 AI 업계에서 가장 귀한 자산입니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모두 주가 상향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그냥 나오는게 아닙니다.
기사 원문 : 정의선 승계 치트키 '보스턴다이내믹스'…현대차그룹, 지분 100% 확보 추진 (윤서연 기자)
AI도 이제 수출금지?…미국발 통제에 흔들리는 한국
미국이 앤트로픽의 최첨단 AI 모델 '미토스5'와 '페이블5'를 수출통제 대상으로 지정했습니다. GPU(고성능 반도체 칩)는 예전부터 수출 제한이 있었지만 AI 모델 자체를 막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출시 사흘 만에 사실상 회수령이 내려진 셈이죠.
문제는 한국도 직격탄을 맞았다는 겁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SK텔레콤 등이 프로젝트 글라스윙을 통해 어렵게 미토스 접근권을 확보했는데 2주 만에 그 문이 닫혀버렸습니다. 동맹국인데도 미국의 결정에 AI 접근권이 하루아침에 차단될 수 있다는 냉혹한 현실이 드러난 셈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해법은 뭘까요.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중국과 정면 승부하는 '국산 프런티어 모델' 개발보다 국방·공공 분야는 통제 가능한 국산 특화 모델로 채우고 나머지는 글로벌 모델을 유연하게 쓰는 '하이브리드 전략'이 현실적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기술 이슈가 아니라 외교·안보 문제로 볼 수 있을거 같습니다. AI 주권이란 결국 문제가 생겼을 때 내가 직접 통제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데 지금 한국은 그 스위치를 남의 손에 쥐여준 상태라는 걸 이번에 확인했습니다.
기사 원문 : [소버린AI 허와실⑥] 美 미토스 수출통제에 소버린AI가 답?… 경쟁보단 '대체 전략'이 먼저 (구아현 기자)*
다시 가슴뛰는 디자인을…애플, 디자인 권한 복원
오는 9월 1일 존 터너스가 애플 새 CEO 자리에 오르면서 그동안 찬밥 신세였던 산업디자인 부서가 경영진 핵심으로 전격 복귀했습니다.
애플 디자인 하면 떠오르는 이름, 바로 조니 아이브 입니다. 아이맥·아이폰·에어팟까지 애플 특유의 감성을 빚어냈던 그가 2019년 떠난 뒤, 팀 쿡 체제의 애플은 '잘 팔리는 회사'가 됐지만 '가슴 뛰는 회사'는 아니라는 평가를 받아왔죠. 실제로 최근 디자인 인재들도 메타 등으로 하나둘 이탈했고요.
터너스는 취임 전부터 내부 회의에서 "디바이스 디자인이 우리 비즈니스의 핵심 코어"라고 못 박았습니다. 워치와 맥북 개발을 이끌었던 몰리 앤더슨을 산업디자인 부사장으로 앉히고 메타로 떠난 앨런 다이의 빈자리도 채웠어요.
AI 시대에 하드웨어 차별화 포인트가 희미해지면서, 애플이 다시 '디자인 프리미엄'이라는 오래된 무기를 꺼내 든 셈인데요. 결국 애플의 승부수는 기술 스펙이 아닌 손에 쥐었을 때의 '그 느낌'이라는 걸 터너스도 잘 알고 있는 듯 합니다.
기사 원문 : '조니 아이브 유산' 되찾나… 애플, 존 터너스 사령탑 디자인 권한 전격 복원 (김문기 기자)
'보안 주권' 없인 AI 강국도 없다
"인공지능(AI) 시대에 걸맞은 보안 체계와 글로벌 협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AI 3대 강국' 도약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최근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AI 기반 사이버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민간 정보보호 추진 계획'을 발표하며 했던 말입니다.
예전 해커는 직접 코드를 짜고 틈새를 파고들었는데 이제는 AI한테 "시스템 취약점 찾아줘"라고 시키면 됩니다. 공격의 진입장벽이 확 낮아진 거죠. 방어하는 쪽 역시 폭증하는 위협에 맞서 마찬가지로 AI를 써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세계경제포럼(WEF)도 올해 보안 책임자들이 꼽은 최대 위협 1위로 AI를 지목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사실 이 분야에서 독특한 자산을 가지고 있습니다. 북한발 해킹부터 글로벌 공격 조직까지 오랜 기간 실전에 노출되며 쌓아온 '실제 공격 데이터'가 바로 그겁니다. 국내 보안 기업들이 축적한 이른바 'K-인텔리전스'는 공개 정보만 보는 해외 기업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강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짚어야 할 게 있습니다. 미토스 수출통제 사태 이후 보안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진 건 좋은데 '취약점 찾고 패치하는' 수준의 대응에만 머물면 안 된다는 겁니다. 보안 주권이란 결국 공격이 터졌을 때 남의 손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막아낼 수 있는 구조와 역량을 갖추는 것 입니다. AI 강국과 보안 주권, 이 두 가지는 사실 한 몸입니다.
기사 원문 : [K-보안 주권①] AI 강국의 필수 조건…'소버린 시큐리티'가 승패 가른다 (김보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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