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의 고백 "단일종목 레버리지,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2026.06.22 15:01
이찬진 금감원장 기자간담회
단일종목 레버리지ETF 경고 "효과보다 부작용 커져"
"스페이스X '0' 배정 경위 이해 안 가"
KB 금융 숏리스트 전 지배구조 개선안 공개 예정
"스페이스X '0' 배정 경위 이해 안 가"
KB 금융 숏리스트 전 지배구조 개선안 공개 예정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2일 최근 과열 양상을 보이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해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나 후회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스페이스X 공모주 0주 배정 사태에 대해서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하며 투자자 보호 관점에서 배정 과정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레버리지 ETF "부작용 커져 고민"
이 원장은 이날 금융감독원 서울 본원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최근 급팽창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애초 해외 투자 수요를 국내로 유도하고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지만, 이 원장은 "효과는 별로 많지 않았던 것 같고 부작용이 너무 커진 부분에 대해 정부도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실제 지난 5월 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순자산 규모는 14조원을 넘어서는 등 빠르게 불어났다. 이 원장은 "손실 위험이 큰 상품임에도 투자자의 약 92%가 개인투자자인 것으로 보인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연속 하락장이 이어질 경우 손실률이 마이너스 37%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는 상품"이라며 "소비자 경보까지 발령했지만, 쿨링다운이 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극심한 회전율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 추계에 따르면 해당 ETF의 회전율은 평균 130% 수준, 많게는 20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원장은 "증권사 배불리는 결과만 초래하는 부분이 있다"며 "플레이어들은 별로 실익이 없고 장을 개설해 관리·운영하는 시스템만 이익을 보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개인적으로 우려한다"고 말했다. 투자자보다 거래를 중개·운영하는 시장 참여자들에게 이익이 집중되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취지다.
이 원장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당시를 떠올리며 "주식시장이 상당히 올라와 있던 상태여서 우려를 많이 했었다"며 "증권신고서가 접수된 이후에는 현실적으로 다른 방안이 없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동향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투자자 보호 및 리스크 관리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투자자 대부분이 중산층 성인인 경우가 많아 급격한 변동 상황이 발생하면 가계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만큼 별도의 안전조치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 '0주 배정' "어처구니 없다"
스페이스X 공모주 0주 배정 사태와 관련해서는 투자자 보호 문제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당연히 배정될 것으로 생각했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신고 내용도 직접 챙겨봤다"며 "물량 배정이 안 된 건 지금도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이어 "배정 경위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라며 "왜 배정이 이뤄지지 않았는지 투자자 보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현재 미래에셋증권의 투자자 보호 절차, 전문투자자 등록 적정성, 해외 주관사의 물량 배정 과정 등을 검사하고 있다. 이 원장은 "근본적으로 투자자 보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며 향후 검사 결과를 토대로 금융회사 준수사항을 마련하고 투자자 피해 재발 방지를 위한 보완장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증권사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금감원에는 미래에셋증권뿐 아니라 스페이스X 공모주 편입 계획을 내세워 ETF를 홍보했던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관련 금융회사들에 대한 투자자 민원이 잇따라 접수되고 있다.
금감원은 ETF 편입 과장광고 의혹에 대해서도 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황선오 자본시장·회계 부원장은 "이번 주 한 운용사에 대한 현장점검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지수 방법론을 위반해 실제 물량 배정 전 ETF에 사전 편입했는지 여부 등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지배구조 개선안 막바지…KB 선임 절차 전 발표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도 조만간 공개될 전망이다. 이 원장은 "정부 차원의 최종안은 이미 보고된 상태"라며 "KB금융 숏리스트 작업이 시작되기 전에는 발표될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위가 기존에 설명한 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강화되거나 보완된 부분이 일부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금융권에서는 회장 3연임 제한 포함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KB금융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본격화한 가운데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최근 후보군을 20명에서 12명으로 압축했으며, 다음 달 3일 1차 숏리스트 6명을 확정할 예정이다.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 논의는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지주 지배구조를 가리켜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비판하면서 관심을 끈 사안이다. 금융당국은 애초 3월 개선안을 내놓을 예정이었지만, 한차례 연기했다. 그 사이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연임안은 잇따라 주주총회를 통과했다.
한편,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 제재 절차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 원장은 "내부적으로는 거의 다 준비된 상태고 7월 초 제재심을 여는 것으로 정해져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홈플러스 투자 과정에서 RCPS(상환전환우선주) 상환권 조건 변경이 국민연금 등 출자자(LP)의 이익을 침해했는지 여부를 검토해왔으며, 직무정지를 포함한 중징계안을 사전 통보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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