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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공·울렁공…호주 NSW주 남부 고원의 매력[함영훈의 멋·맛·쉼]

2026.06.22 13:38

豪 뉴사우스웨일즈주 시드니 남부 청정지대
더디게 익은 센테니얼 바인야드의 달달 와인
밀턴파크 저택호텔, 남반구 별이 쏟아지는 밤
베리마 英마을 지나 울렁공 해변서 어촌 정취
서던 하이랜드 지역에 위치한 센테니얼 빈야드 [호주관광청 제공]


미타공 버섯터널. 버섯이 많이 자라는 곳을 지날땐 오염을 우려해 의사처럼 팔을 들어준다.


버라두의 물소


미타공 플래그스태프 포인트 등대


[헤럴드경제(호주 울렁공)=함영훈 기자] 남반구에 있는 호주는 남쪽이 서늘하고 북쪽이 따뜻하다.

시드니 남쪽으로 차로 2시간쯤 떨어져 있는 서던 하이랜드(남부 고원) 지역은 서늘한 날씨 속에 포도가 오랜 시간 익으니 와인이 대체로 달다. 스키장 역시 시드니 남부와 서부에 많다.

겨울인 7~8월 호주의 스키장은 뉴사우스웨일즈(NSW)주를 중심으로 집중돼 있다. 트립어드바이저의 고객평점 기준으로 투쿰왈 초콜릿스쿨, 발할라 로지 페리셔, 쿠루라 스키로지, 스웨그맨 샬레, 트롤드하우겐 로지, 진디 인, 리버가든 투어리스트 파크, 퓨어 샬레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서던하이랜드는 청정자연 고원지대로 우리로 치면 평창, 정선, 태백 같은 곳이다. 와인과 농산물의 건강성은 호주는 물론 세계에서도 최고급 반열로 평가된다. 사람들 인심도 좋아 모두들 심성이 둥글둥글하다.

와인을 권하는 베리마 에샬롯 레스토랑 스태프


보우럴의 10만평 규모 와이너리, 센테니얼 바인야드에선 당도 높은 포도로 ‘쿨 클라이밋(cool climate) 와인’을 양조한다. 샤르도네, 리슬링, 피노그리, 피노누아, 템프라니요 등 포도가 여기서 난다.

센테니얼에서 생산된 8종의 와인 중,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었던 것은 레드와인 돌체 클래식코였다. 블랙베리, 자두, 호두에 감초 역할을 하는 초콜릿 성분의 향신료 덕분에 바디감이 있으면서도 꽤나 달콤한 맛이 침을 돌게 한다.

블록 피노 그리지오 화이트와인은 배 또는 사과를 추가해 상큼하면서도 질감 있는 목 넘김을 즐길 수 있다. 허브와 올리브 향이 더해져 가벼우면서도 중간 정도의 바디감을 느낄 수 있다.

센테니얼 바인야드에선 야외결혼식도 한다.


베리마는 1830년대 뉴사우스웨일즈주의 탐험과 개발이 활발하던 시기에 18세기 영국 건축양식(조지안)으로 조성된 역사 마을이다. 1834년 만들어진 비스트로 맥주집 ‘서베이어(탐험가) 제너럴 인’은 아직도 영업한다. 이 노포 하나에도 죄수, 여성, 경찰, 개척, 여왕 등을 소재로 한 숱한 이야기가 지금도 떠도는 것을 보면 ‘약속의 땅’, 그 추억이 진하게 배어있는 마을임을 직감한다.

19세기 후반 철도노선의 변경으로 도시는 발전을 멈춘다. 역설적으로 역사 마을이 잘 보존된 비결이기도 하다. 영국 사람들이 호주 왔다가 “더 영국 같다”고 느끼는 사례 중엔 베리마도 포함된다. 베리마 에샬롯 레스토랑 종업원은 낯선 한국인의 모습에 몹시 수줍어했다. 펍의 안주인, 식당의 종업원 모두 순수한 미소와 이것저것 미리 챙겨주는 배려가 돋보였다.

미타공 버섯터널에서 건강하게 자라는 버섯과 위탁관리인의 버섯무늬 옷


미타공(Mittagong) 버섯 터널은 철도 폐터널이 버섯 농장으로 바뀐 곳이다. 기차가 지나야 할 터널 안에 표고, 노루궁뎅이 등이 자라고, 이곳을 공공 위탁관리하는 사장님의 옷도 온통 버섯 무늬라 흥미롭다. 버섯학자 레오니와 피터는 버섯생태학과 건강학 외에 철도 건설 과정의 에피소드도 들려준다.

미타공은 화산 지형에 완만한 경사의 포도밭 풍경이 어우러진 산촌이다. 빅토리아시대 지어진 사암 건축물과 오래된 제철소가 있고, 주류와 미식을 즐기는 노포도 여럿 있다.

벤둘리 에스테이트 245만평 부지 안에는 포도밭, 고급 코티지 숙소, 레스토랑, 와인 셀러 도어, 이벤트 공간 등이 다채롭게 들어서 있다. 토털 체험농장이다. 건넛마을 언덕엔 목장과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의 풍경도 펼쳐져 있다.

벤둘리 에스테이트


벤둘리 인근 목장의 늦가을 풍경


식당 안에 서점도 있다. 비록 인적 드물고 낯선 땅이지만 지적 욕구를 채울 서점 하나는 있어야겠다는 낭만적인 생각으로 서점을 차렸다. 하지만 먹고 살길이 막막해지면서 포도를 심어 와인을 만들었고, 서점을 찾은 손님이 배고파하기에 음식도 내어주다 보니 식당도 되었다는 지배인의 설명도 흥미롭다.

버라두 파크 팜은 오늘 수확한 식재료로 바로 요리하는 ‘팜 투 테이블 다이닝’의 호주식 시골 정찬을 즐기는 곳이다. 농장의 물소는 뿔을 조심스럽게 움직이며 손님을 반갑게 맞는데, 목에 흰띠 두른 돼지는 열심히 땅만 파는 모습이 익살스럽다.

밀턴파크


‘밀턴파크 보우럴’이라는 이름의 저택을 개조한 호텔에 밤이 찾아오면 밤하늘에 무수히 반짝이는 남반구의 별을 가슴에 품는다. 아침햇살을 이고 산책에 나서면 늦가을 동백이 햇살을 받아 가장 붉은 빛으로 반기고, 오래된 메타세쿼이아 숲 사이로 스며드는 빛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보우럴 동쪽에 있는 NSW주 제3의 도시 울릉공 해변도시는 고원 농촌에서 차분해졌던 여행자의 마음을 다시 울렁울렁 나대게 한다. 울창한 나무들이 뒤덮은 절벽과 남극을 바라보는 푸른 바다, 해안 골프장, 플래그스태프 포인트 등대 등이 조화를 이루며 멋진 풍경을 빚어낸다.

울렁공 등대


맨발로 해변길을 걷다 파도와 밀당하면서 어촌의 정취를 느끼고, 등대 주변 잔디밭에서 대양을 굽어보며 덤블링도 해본 뒤, 가벼운 러닝으로 오퍼스 커피 브루어스 카페에 도착해 브런치와 함께 커피 한 잔을 마시니, 부러울 것이 없다.

유럽과 아시아의 농촌 모습을 모두 품은 NSW주 서던 하이랜드 여행은 여행자의 마음속 티끌을 모두 씻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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