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北 철책 남하, 군사분계선 80m 코앞까지 밀고 내려왔다
2026.06.22 05:00
김정은의 적대적 두 국가 기조에 따라 북한은 지난 2024년 10월 ‘남쪽 국경’을 영구적으로 차단하는 요새화 작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철책 설치, 지뢰 매설 등 작업을 진행해왔는데, 이제 그야말로 MDL 코앞까지 치고 내려온 셈이다.
특히 북한군은 설치한 철조망 앞에 탈북 방지 등을 위한 지뢰 지대를 부설하고 있는데, 이를 위한 전단계인 불모지 작업을 MDL 바로 위쪽 5~10m 안팎 지점에서 이미 완료한 것으로 파악됐다. 남측 기준에서 볼 때는 MDL 이남까지 침범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구간도 있다고 한다. 현재 MDL 중 약 3분의1 구간에 철조망이 설치된 것으로 합동참모본부는 보고 있는데, 향후 MDL에 더욱 근접하게 철조망이 세워질 수도 있는 셈이다. 북한의 기존 경계 초소(남측의 감시초소·GP) 역시 그만큼 남하할 수 있다.
북한은 철조망 뒤로는 전술 도로를 조성하고 있는데, 이는 향후 북한 경계 인력이 차량으로 MDL에 근접한 철조망까지 남하해 경계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DMZ 내 북한군의 활동 반경이 남쪽으로 확장되면 우리 측 경계 피로도는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전직 군 관계자들은 이로 인해 북한이 MDL을 실제보다 남쪽으로 밀어내는 효과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북한군이 자체 판단한 MDL을 기준으로 철조망을 설치하면 사실상 이를 되돌리기는 어려워지고, 자칫 북한이 그은 선이 실질적 MDL로 굳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1953년 이후 남·북, 유엔사가 MDL에 대한 판단을 달리 하며 현재는 ‘세 개의 MDL’이 공존하고 있다.
문성묵 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예비역 준장)은 “DMZ의 취지 자체가 남북 간 군사력을 분리하기 위한 완충지대인데 철조망·전술도로 뒤에 경계 진지를 전진 배치한다면 우발적 충돌 가능성이 커진다”고 짚었다.
동절기에 잠시 중단했다 올해 3월 재개된 최전방 작업은 이달까지 지속적으로 활발하게 진행 중 있는 것으로 합참은 판단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 1000여명을 투입했던 것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5000여명을 동원하는 등 투입 인력이 전례 없이 늘었다.
이런 속도대로라면 2~3년 내 북한이 의미하는 국경선 단절 조치를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군은 예상하고 있다. 지난 2024년 상반기 북한이 최전방 작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군은 완료에 4년 이상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보다 “1년 이상 단축될 것”이란 게 합참의 설명이다.
이런 북한의 최전방 작업은 그 자체로 기존 정전협정 체제에 따른 DMZ의 비무장 기준을 따르지 않으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 MDL을 기준으로 남북으로 각각 2㎞ 구간이 DMZ인데, 북한군이 MDL 5~10m 앞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는 건 DMZ 북측 구간 전체를 무장화하려 한다는 뜻일 수 있어서다.
꾸준히 대남 단절 조치를 취해 온 김정은은 지난달 전군 사·여단 지휘관들을 소집해 “남부 국경을 지키고 있는 제1선 부대들을 강화하고 국경선을 난공불락의 요새로 만들데 대한 우리 당의 영토방위 정책”을 강조하는 등 MDL 일대에서 무장력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관련,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요새화’의 뜻은 기본적으로 무장을 하겠다는 뜻”이라며 “북한이 MDL 이북 지역 확보를 목적으로 방어선을 구축하기 위해 화기 투입 등에 있어 기존 DMZ의 기준을 따르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합참은 “우리 군은 북한군의 MDL 일대 작업 동향에 대해 면밀히 감시하고 있으며, 확고한 군사 대비 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안정적으로 군사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군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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