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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에 항거하며 예언자적 목소리 낸 박조준 목사 평전 출간

2026.06.22 14:06

웨이크, 박조준 목사 평전 ’신앙과 자유의 파수꾼’ 펴내
독립교회 운동 선구자 역할 조명
저자 정일웅, “한국사회 양심적 대면자이자 진리 파수꾼”
박명수 교수 “북한 피란민 출신으로 자유 신앙 가치 형성”
민경배 교수 “한국 복음주의 전통의 기수”
박조준(왼쪽에서 세 번째) 목사가 22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CTS아트홀에서 열린 자신의 평전 출간기념회에서 간행위원인 김열(첫번째) 박순형(네 번째) 목사로부터 받은 책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두 번째는 박 목사의 부인인 최영자 사모. 신석현 포토그래퍼


서른일곱 살의 젊은 나이에 한국 장로교회의 상징인 영락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했던 박조준(92) 목사. 박 목사는 이후 서슬 퍼런 국가 독재에 단호히 항거하며 예언자적 설교로 시대를 깨웠다. 그런 그의 삶이 담긴 평전이 출간됐다.

박 목사의 신앙과 설교, 교회개혁 운동의 발자취를 조명하는 평전 ‘신앙과 자유의 파수꾼 박조준’ 출판기념회가 22일 서울 동작구 CTS아트홀에서 열렸다. 국제독립교회연합회(웨이크·총회장 정일웅 목사)가 주최하고 웨이크신학원이 주관한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교회 원로들이 한목소리로 박 목사의 신앙 유산과 예언자적 사역, 교회개혁 정신을 재조명했다.

평전을 집필한 정일웅 전 총신대 총장은 설교를 통해 박 목사를 “한국교회 역사에서 보기 드문 목양자이자 개혁자”로 평가했다. 정 총장은 박 목사의 사역을 관통하는 핵심 가치로 ‘개혁 정신’을 꼽으며 “마르틴 루터나 장 칼뱅 같은 16세기 종교개혁자들의 정신과 얀 후스, 요한 아모스 코메니우스의 범개혁 정신을 오늘의 한국교회에 구현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박 목사가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영락교회 담임목사로 시무하며 군부 독재 시절 교회가 하나님의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는 예언자적 설교로 한국교회에 맡겨진 책임을 일깨웠다고 봤다. 정 총장은 “박 목사는 불의한 정치권력과 타협하지 않는 진리의 파수꾼이자 강인한 선지자의 모습을 보여줬다”며 “한국사회의 양심적 대면자로서 역할을 감당했다”고 말했다.

또 영락교회 은퇴 후 창립한 갈보리교회에서는 교회 운영 구조와 제도를 개혁하며 목회자의 물질적 타락을 방지하고 섬김의 리더십을 구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지도력개발원과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카이캄), 웨이크 등을 세우고 국내외 교회개혁 운동을 펼쳤다”며 “박 목사의 개혁 정신은 오늘날 한국교회가 계승해야 할 중요한 유산”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열린 출판기념 감사예배 모습과 평전을 쓴 정일웅 전 총신대 총장이 평전 발간 취지를 밝히는 모습. 신석현 포토그래퍼


박명수 서울신학대 명예교수는 서평을 통해 박 목사의 삶을 네 가지 측면에서 해석했다. 먼저 북한에서 신앙의 자유를 잃고 월남한 피란민으로서의 경험이 그의 신앙과 자유에 대한 가치관을 형성했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대한민국의 군대와 교회를 떠받친 중요한 세력 중 하나가 월남 피란민들이었다”며 “박 목사는 그 정신을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 한경직 목사가 선택한 후계자로서 영락교회를 이끌며 복음주의 전통을 계승했다고 했다.

그는 “당시 영락교회는 한국교회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했고, 박 목사의 담임목사 취임은 한국교회 리더십의 변화를 보여준 역사적 사건이었다”고 부연했다. 박 교수는 또한 박 목사가 독립교회 운동의 선구자 역할을 한 점을 꼽으며 “교단 중심 체제를 넘어 새로운 교회운동을 이끌었다”고 했다. 최근에도 자유민주주의와 복음주의 수호를 위해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도 높이 평가했다.


참석자들 모습. 림택권 목사와 민경배 교수가 각각 축사하는 모습(위에서부터 아래로). 신석현 포토그래퍼


축사에 나선 민경배 연세대 명예교수는 박 목사를 한국교회의 복음주의 전통을 계승한 대표적 지도자로 소개했다. 그는 “해방 이후 한국교회의 뿌리가 된 서북지역 교회의 신앙 전통을 이어온 인물”이라며 “영락교회로 대표되는 한국 복음주의 전통의 기수”라고 말했다.

또 교회의 중요한 사명 가운데 하나로 예언자적 기능을 언급하며 “박 목사는 한국 사회의 여러 현안 앞에서 교회가 침묵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시대 문제를 향해 목소리를 내는 그의 모습은 예레미야와 같은 예언자를 떠올리게 한다”며 “그가 남긴 신앙적 메시지는 앞으로도 한국교회에 중요한 울림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전의 공동 저자인 김열 전 고신대 교수는 “박 목사의 방대한 설교 세계를 한 권에 담아내기에는 부족함을 느꼈다”며 “그는 유신정권과 신군부 독재 아래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해 시대를 향한 경고와 위로를 멈추지 않았던 파수꾼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당시 적지 않은 교회 지도자들이 권력에 우호적 태도를 보였던 상황에서도 박 목사는 흔들림 없이 말씀을 선포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 웨이크 총회장 림택권 목사와 감경철 CTS기독교TV 회장, 정인찬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 전 총장 등도 참석해 축사와 격려사를 전했다. 림 목사는 “친구 이전에 평생 존경해 온 목회자”라며 “좋은 목회자와의 만남이 인생을 바꾸듯 박 목사는 많은 이들에게 신앙적 영향을 준 지도자”라고 전했다.

박명수 교수가 평전의 교회사적 의의를 평가하고 있다. 박 목사가 답사하는 모습. 신석현 포토그래퍼


박 목사는 답사에서 “평생 특별한 재주 없이 말씀만 전해 왔을 뿐”이라며 “설교를 준비할 때마다 마음이 뜨거워질 때까지 씨름했고, 은퇴 후에는 미국과 남미 등에 후배 목회자를 양성하고자 힘써 왔다”고 회고했다. 이어 “교회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마음으로 살아왔다”며 “일각에서는 한국교회가 끝났다고 말하지만 뜻을 가진 목회자들이 살아 있는 한 한국교회는 살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국교회가 계속 개혁되고 부흥해 대한민국을 더욱 건강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세우는 데 이바지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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