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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살해 뒤 미용실 간 장윤기… 자필 의견서에는 “수감 중 자격증 따겠다”

2026.06.22 13:46

광주지법 22일 첫 재판 열어
유가족 “법 만들어서라도 최고형 내려달라”

광주광역시 도심에서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 씨가 지난달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새벽 도심에서 여고생을 살해한 피의자 장윤기(23)가 도주 과정에서 미용실을 들러 이발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윤기는 재판부에 “수형 생활 중 기회가 닿는다면 자격증을 취득하겠다”는 자필 의견서도 제출했다.

광주지법 형사13부(재판장 이정호)는 22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장윤기의 첫 공판을 열었다.

장윤기는 지난 5일 오전 0시 11분쯤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계동의 한 대로변에서 이채원(16)양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이양을 도우러 온 남학생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범행 이틀 전인 지난 3일 베트남 국적 여성 A씨를 성폭행하고 스토킹한 혐의도 받는다. 작년 6~7월 지역아동센터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던 중 초등생과 여중생의 허벅지 등 신체를 총 7차례에 걸쳐 몰래 촬영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검찰은 이날 공소사실 요지를 통해 장의 범행 과정을 공개했다. 장윤기는 지난달 3일 새벽 자신이 스토킹하던 베트남 국적 여성 A씨의 원룸에 침입해 13시간 동안 감금하고 성폭행을 저질렀다. A씨의 목을 졸라 전치 3주의 부상도 입혔다.

장윤기는 이날 오후 A씨가 직장에 출근할 때까지 동행했다. 장윤기와 A씨는 광주의 한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한다.

A씨는 식당에서 사장에게 성폭행 피해 사실을 알렸다. 검찰은 “직장에서 장윤기와 A씨를 분리 조치하자, 장윤기는 A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장윤기는 이날 오후 5시쯤 흉기 2점을 구매하고, 현금 인출기에서 현금 100만원을 인출했다. 자신의 집에서 헤어드라이어, 샴푸, 면도기를 담은 가방도 챙겨 나왔다.

그는 이날 오후 8시쯤 경찰로부터 스토킹 범죄를 멈추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자 휴대전화 유심칩을 제거하고 A씨를 찾아다녔다. A씨를 쫓는 동안 위치 추적을 피하려 공기계 휴대전화를 사용했다. A씨 집을 다시 찾아 범행을 준비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장윤기는 혼자 귀가하던 이양을 발견하고 약 1.2㎞를 자신의 차량으로 미행하며 범행을 준비했다. 그는 이양을 앞질러간 뒤 차량 전조등을 끄고 이양이 곁을 지나치길 기다렸다가 목을 조르며 공격했다.

검찰은 “장윤기는 이양을 승용차로 끌고 가려 했지만, 이양이 시야가 트인 차도 쪽으로 움직이며 ‘살려주세요’라고 비명을 지르자 흉기로 잔혹하게 살해했다”고 했다.

장윤기는 이양의 비명을 듣고 달려온 고교생 B(17)군에게 “119에 신고해달라”며 시선을 돌린 뒤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범행 뒤 도주하는 과정에서 무인 세탁소에 들러 자신의 옷을 세탁·건조한 뒤 도주행각을 이어갔다.

날이 밝은 뒤에는 미용실을 들러 이발도 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장윤기는 “깔끔하게 정리하고 싶어서 그랬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윤기는 첫 재판에서 시선을 아래로 둔 채 무표정한 모습으로 법정에 들어섰다. 그는 지난달 14일 검찰 송치 당시 취재진 앞에 섰을 때 고개를 꼿꼿이 들고 카메라를 응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윤기 측 국선 변호인은 “모든 공소 사실을 인정하지만, 살인 목적이 강간인지에 대해서는 피고인과 협의가 필요하다. 다음 기일에 최종 의견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장윤기는 변호인 의견에 동의하는지를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 “네, 맞습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느냐는 질문에는 “아니오”라고 답했다.

22일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여성혐오 살해사건 가해자 장윤기 엄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양 측 법률 대리인은 “장윤기는 겨우 16세 고등학생을 무참히 살해하고도 자필 의견서를 통해 자신의 강간 혐의를 부인하는 등 범행을 조금도 뉘우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법원에 제출한 의견서를 보면 장윤기는 자필로 자신의 수용 생활 중 기회가 있다면 중간중간 자격증 취득에 도전해보겠다는 내용을 직접 기재했다”며 “감옥에서 재판을 받는 순간조차도 자신의 미래를 계획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유족의 절망이 얼마나 깊은지 부디 헤아려 달라”고 했다.

이양의 어머니는 첫 재판을 앞두고 법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나서 “법을 만들어서라도 가장 무거운 처벌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또 “가족들은 채원이의 빈방을 볼 때마다 가슴이 무너진다. 다시 어느 부모도 저희 같은 고통을 겪지 않게 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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