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 못한다"…60조 캐나다 잠수함 사업, 막판 커진 獨 변수
2026.06.22 13:38
캐나다 차기 잠수함 사업(CPSP) 수주를 두고 한국과 독일의 막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화오션을 중심으로 정부가 전면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독일이 장기 운용·정비 생태계에서 근소하게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독일 측이 약점으로 꼽혔던 납기 일정까지 앞당기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마지막까지 초박빙 승부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22일 방산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다음달 중순 이내 CPSP 우선협상대상자가 결정될 전망이다. 캐나다 정부는 2030년대 퇴역 예정인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최대 12척의 신형 디젤 잠수함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건조뿐만 아니라 유지·보수·정비(MRO) 등이 포함돼 전체 사업 규모는 최대 60조원에 달한다.
현재 수주전은 한화오션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한화오션은 장보고-Ⅲ(KSS-Ⅲ) 잠수함을 앞세우고 있다. 한국 해군이 실제 운용 중인 3000톤급 도산안창호함을 캐나다 현지에 입항시켜 성능을 알렸고, 빠른 납기와 대형 플랫폼, 국내 조선업의 생산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에너지 기업, 리튬 개발 업체 등과 협력하며 에너지·배터리·방산 공급망 연계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다. 조선·방산을 넘어 자동차, 에너지, 우주항공, 첨단기술 분야까지 포함한 현지 산업 협력 패키지를 추진하며, 현지 일자리 창출 효과를 부각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현지 데이비조선소, 어빙조선소 등과 협력 관계를 맺으며 ‘원팀’ 기조로 수주에 가세하고 있다. 그 밖에도 고려아연, 코오롱스페이스웍 등 국내 기업들이 힘을 보태며 캐나다가 중시하는 현지 산업 기여도 평가에 대응하고 있다. 잠수함 건조를 넘어 공급망 참여와 기술 협력, 현지 일자리 창출 효과를 부각하려는 전략이다.
정부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만나 한국이 캐나다의 안보 역량 강화에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기업 간 수주 경쟁을 넘어 국가 단위 방산 협력 사업으로 접근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업계에서는 한국의 수주를 낙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쟁자인 독일 TKMS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 네트워크, 장기 운용·정비 생태계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사업이 수십 년 동안의 MRO 및 군수 지원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독일 측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TKMS는 Type 209, 212, 214 계열 잠수함을 이집트, 노르웨이, 그리스 등 여러 국가에 수출하며 포트폴리오를 쌓아왔다. 캐나다가 북대서양과 북극해 안보를 중시하는 만큼 NATO 체계와의 상호운용성도 독일 측의 강점으로 꼽힌다. 독일·노르웨이 등 기존 동맹국과 군수·정비 체계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캐나다에게는 매력적인 요소다.
최근에는 납기 약점을 줄이기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독일과 노르웨이는 자국 해군용 212CD급 잠수함 생산 순번 일부를 캐나다에 먼저 양보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독일은 초기 4척 인도 시점을 2036년까지 앞당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는 한국 측이 제안한 2035년 4척 인도보다 늦지만 캐나다가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라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이 기존에 약점으로 지적된 납기 문제를 줄이면서 한국의 강점을 상쇄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지난 19일 유럽·G7 순방 성과 브리핑에서 CPSP 수주 전망에 대해 “낙관하기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며 “독일 총리와 캐나다 총리를 잇달아 만났는데 결과에 대해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방산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빠른 납기와 검증된 실물 플랫폼, 생산 능력에서 강점이 있지만 CPSP는 수십 년간 이어질 MRO 및 군수 지원까지 포함한 사업”이라며 “캐나다가 장기 운용 비용과 NATO 상호운용성에 더 무게를 둘 경우 독일 측 제안이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평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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