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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00대 CEO]AI 길목 잡고 체질개선 속도 냈다…100대 CEO를 관통한 경영 키워드5

2026.06.22 06:11

공급망 핵심 선점한 한국
AX전환 이끄는 CEO들
[커버스토리 : 2026 100대 CEO}


2026년 대한민국 100대 CEO를 관통한 단어는 ‘전환’이었다. 인공지능(AI) 확산은 기업의 성장 공식을 다시 썼고 고금리와 지정학 리스크, 공급망 재편은 CEO들에게 더 빠른 결단을 요구했다.

올해 한경비즈니스·한경에이셀이 선정한 100대 CEO는 전략을 숫자로 증명한 이들이다. 공급망의 길목을 잡은 기업은 사상 최대 실적을 냈고, 체질개선에 성공한 기업은 주가 재평가를 받았다. 해외에서 돈을 번 기업은 K프리미엄을 수익으로 바꿨고, 금융 CEO들은 자본효율과 주주환원으로 시장의 눈높이에 답했다.
1. 공급망 핵심 선점 : AI 시대 병목을 잡아라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올해 100대 CEO 상위권의 가장 뚜렷한 흐름은 공급망 핵심 선점이다. AI 시대의 인프라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전력망, 원전, 전력기기, 로봇 부품처럼 산업의 병목을 쥔 기업들이 시장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대표적이다. 전 부회장은 한때 HBM 주도권을 놓쳤다는 평가를 받던 삼성전자를 다시 AI 반도체 경쟁의 중심으로 끌어올렸다. 올해 들어 반등 속도는 더 빨라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HBM4 양산에 이어 HBM4E 샘플 출하에 성공했으며 주요 파트너사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협력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메모리 경쟁력을 회복한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50조원 시대’를 열었다. 단 한 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뛰어넘은 성적표를 받아들자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350조원으로 올려 잡았다.

곽 사장은 HBM 성공 신화를 실적으로 증명했다. SK하이닉스는 8단·12단 HBM3E 양산에 이어 HBM4까지 선점하며 AI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을 굳혔다. 올해는 표준형 HBM을 공급하는 제조사를 벗어나 고객의 시스템 설계 단계부터 참여하는 ‘풀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오른쪽)과 박지원 그룹 부회장이 CES 2026에서 두산 부스에 전시된 가스터빈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두산그룹 제공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공급망 가치도 급부상했다.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은 원전·가스터빈·SMR을 앞세워 두산에너빌리티를 AI 데이터센터 시대의 전력 공급망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체코 원전 사업 참여와 글로벌 빅테크와의 SMR 협력은 두산의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다시 주목받게 했다.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은 한전의 재무 정상화를 이끈 동시에 AI 기반 발전소 운영 플랫폼 수출 등 K-전력기술의 해외 확장을 추진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과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지난 13일 이탈리아 로마 한 호텔에서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구자은 LS그룹 회장도 공급망 핵심 선점의 대표 사례다. LS는 전선, 전력기기, 해저케이블, 희토류 밸류체인을 기반으로 AI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확장의 수혜를 보고 있다. 조현준 효성 회장,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김영기 HD현대일렉트릭 사장은 초고압 변압기와 전력기기 슈퍼사이클을 타고 글로벌 전력망 투자 확대의 중심에 섰다.

현대모비스의 이규석 사장은 차량용 반도체와 로봇 액추에이터를 미래 성장축으로 삼았다. 완성차 부품사를 넘어 SDV와 피지컬 AI 시대의 핵심 부품 공급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역시 SMR, 데이터센터, 신재생에너지 등 AI 시대 전력 수요와 연결되는 인프라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2. AI, AI, AI : 뿌리부터 AI로 바꿔라

두 번째 키워드는 AX(AI 전환)이다. 올해 CEO들이 말한 AI는 신사업을 넘어 업무 방식, 생산 공정, 고객 접점, 의사결정 체계까지 바꾸는 경영 운영체제에 가까웠다. 특히 반도체 업계의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외부 생성 AI를 업무 현장에 전면 도입하며 ‘AX 속도전’에 돌입했다. 기술·정보 유출 우려로 외부 AI 활용을 제한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챗GPT나 클로드, 코파일럿 등 글로벌 AI 모델을 업무에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AI 시대에는 누가 더 많이 아는가보다 누가 더 빨리 배우고 변화하는지가 중요하다”며 “각자의 업무를 AI와 함께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규 SK스퀘어 사장은 AX를 회사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 수단으로 제시했다. AI·반도체 중심 포트폴리오와 ICT 계열사의 AI 기반 경쟁력 재정립이 핵심 과제다. SK스퀘어는 AI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 재편이 반도체 호황과 맞물리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대표는 조선업의 AX를 전면에 내세웠다. 대표 직속 AIX추진실을 신설해 선박 설계, 공정, 경영관리 전반에 AI를 접목하고 있다. 조선업이 고부가 선박과 친환경 선박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AI를 생산성과 기술 경쟁력의 핵심 도구로 삼은 것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검색, 쇼핑, 지도, 커머스를 AI로 재구성하며 플랫폼의 다음 성장판을 찾고 있다.

정재헌 SK텔레콤 대표는 신뢰 회복과 AX를 양대 축으로 삼았다. 통신 본업을 다시 세우는 동시에 AI 인프라, AI 모델, AI 서비스를 결합한 풀스택 AI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자체 AX 플랫폼 ‘미소’를 통해 임직원이 직접 AI 에이전트를 만들고 현장 업무에 적용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준희 삼성SDS 사장과 현신균 LG CNS 사장은 기업용 AX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다. 삼성SDS는 AI 클라우드와 GPU 인프라,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AI 전환의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LG CNS는 AX와 RX를 앞세워 금융, 제조, 공공 부문의 디지털전환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3. 체질 개선 : 낡은 문법을 바꾸다

올해 100대 CEO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기업의 정체성을 재정의했다. 류재철 LG전자 대표는 생활가전 중심의 회사에서 B2B, 로봇, AI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스마트팩토리, AI홈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특히 가전에서 축적한 모터 기술을 로봇 액추에이터로 확장하며 로봇 부품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았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CES 2024에 참석해 기자간담회에서 신사업 비전 발표를 하고 있다. 삼성전기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과 문혁수 LG이노텍 사장은 ‘기술을 통한 체질 개선’의 대표 사례다. 삼성전기는 스마트폰과 PC 업황에 흔들리던 부품 공급사에서 AI 인프라 기업으로 바뀌고 있다. 실리콘 커패시터, AI용 고부가 MLCC, 글라스기판, 전장용 카메라 모듈이 새로운 성장판이다. LG이노텍은 모바일 카메라 모듈 중심 기업에서 반도체 기판, 자율주행 센싱, 로봇 부품을 아우르는 피지컬 AI 부품 기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반도체 기판 사업의 수익성 개선과 로봇용 카메라 모듈 양산은 문 사장의 체질개선 전략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SK그룹에서는 장용호 SK 사장이 체질개선의 핵심 인물이다. 장 사장은 그룹 리밸런싱 과정에서 흩어진 자원을 재배치하고 반도체 소재 자회사 재편과 SK온 관리 강화를 통해 지주사의 역할을 투자회사형 포트폴리오 관리자로 바꾸고 있다. 추형욱 SK이노베이션 사장도 정유와 배터리의 변동성 속에서 토털 에너지 기업으로 전환하는 과제를 맡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조선과 건설기계 부문 재편을 통해 그룹의 사업 구조를 다시 짜고 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에너지, 로보틱스, 첨단소재를 중심으로 두산의 성장축을 재정비했다.
4. 글로벌 수익화 : 영토 확장 넘어 ‘캐시카우’ 증명
올해 100대 CEO에는 글로벌 확장을 넘어 해외 매출, 수주, 이익으로 성과를 증명한 CEO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 항공엔진 사업을 기반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글로벌 방산·우주 기업으로 키우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방산, 우주, 태양광을 그룹 성장축으로 삼아 한화의 글로벌 체질을 강화했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는 특수선과 해양 방산을 중심으로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와 신익현 LIG D&A 대표도 K방산 수출 확대의 흐름에 올라탔다. 김종출 한국항공우주 대표는 FA-50, KF-21 등 K항공우주 수출 확대 국면에서 성장 기회를 잡고 있다.

바이오에서는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글로벌 수익화의 대표 주자다. 글로벌 톱 제약사 고객을 확보하고 미국 생산거점까지 마련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순수 CDMO 기업으로 강화했다. 식품과 콘텐츠 영역에서는 이재현 CJ 회장,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이 돋보인다.
5. 밸류업 : ‘K 디스카운트’ 깬다
100대 CEO에 이름을 올린 금융 CEO들은 자본효율, 주주환원, 비은행 강화, 글로벌 수익, 신뢰 회복을 앞세웠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은행 중심의 수익 구조를 넘어 비은행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KB금융은 순수수료이익과 비은행 기여도를 높이는 한편 자사주 소각과 배당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신한 밸류업 2.0’을 통해 성장과 주주환원을 연계한 체계를 제시했다. 글로벌 손익 세전 1조원 달성과 생산적·포용적 금융 확대도 신한의 핵심 성과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현장 중심 경영을 바탕으로 글로벌, 디지털, 비이자이익 확대를 이끌며 지난해 그룹 사상 최초로 연간 순이익 4조원을 돌했다.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해외법인 이익, 퇴직연금, 글로벌 혁신기업 투자 성과를 바탕으로 투자업계 1위 입지를 강화했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밸류업의 상징에 가깝다. 외형 확장보다 ROE와 자본효율을 중시했고 당기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주주환원 정책으로 시장의 신뢰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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