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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318] 기술의 약속과 배신

2026.06.21 23:41

Billy Joel ‘Allentown’(1982)


Billy Joel (1982)

프랑스 파리 비바테크(VivaTech) 무대에 오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이렇게 단언했다. “AI가 인간을 잉여로 만들 것이라는 우려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AI는 노동력 부족을 초래할 것이다.” 그러나 정작 그의 회사는 지난해 10월 이후 화이트칼라 인력의 약 10%, 3만명가량을 감원했다. 회사는 AI 기반 효율화의 결과라고 설명한다. 베이조스의 낙관은 미래 시제로 말해지고, 해고 통지서는 현재 시제로 도착한다.

신기술이 일자리를 빼앗으리라는 공포는 산업혁명 이래 거듭되었다. 그때마다 장기적으로는 새 직업이 더 많이 생겨났다는 반박도 함께 따라붙었다. 다만 그 ‘장기적인 시간’을 실제로 견뎌내야 했던 것은 통계가 아니라 사람이었다. 1982년 빌리 조엘이 발표한 ‘앨런타운(Allentown)’은 그 과도기를 견딘 세대의 기록이다. 펜실베이니아주 철강 도시 앨런타운의 몰락 소식을 접한 조엘은 오랫동안 묵혀둔 가사를 꺼내 들었다. 노래가 완성될 즈음 앨런타운의 실업률은 12%까지 치솟아 있었다. 이 곡은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아버지 세대가 일군 번영을 고스란히 물려받으리라 믿었던 자식 세대의 배신감을 그린다.

“선생님들이 했던 약속들이 있었지/ 열심히 일하고, 바르게 행동하면 잘살 수 있다고/ 그래서 졸업장들이 벽에 걸려 있지만/ 그것들은 결국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네(And the promises our teachers gave/ If we worked hard, if we behaved/ So the graduations hang on the wall/ But they never really helped us at all).”

앨런타운의 제철소는 이제 카지노로 바뀌었다. 한때 이 도시에서 거의 모든 집의 가장이 공장 굴뚝 아래에서 일했다는 사실은 더 이상 기억되지 않는다. 한 세대를 건너야 도착하는 미래와 순식간에 닥쳐오는 해고 사이에서 약속한 미래가 어떤 모습으로 도착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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