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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스라엘군에게 폭행당했다” 활동가 진술 듣고도 ‘침묵’했던 정부···귀국 후 논란일자 “엄중 인식”

2026.06.21 18:31

이스라엘군에게 나포됐다가 석방된 활동가 해초가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주한이스라엘대사관 앞에서 열린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가 풀려난 한국인 활동가 김아현씨(27·활동명 해초)가 석방 직후 가진 주이스라엘 대사관 관계자와의 접견 자리에서 이스라엘군으로부터 폭행당한 사실을 정부에 알린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는 이같은 진술을 확보하고도 해초가 귀국할 때까지 침묵하다가 귀국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폭행 사실이 폭로되자 “엄중 인식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21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외교부는 지난 17일 해초가 활동 중인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 한국본부(이하 항해 한국본부)’에게 보낸 이메일 답변서를 통해 해초의 나포 전후 상황 및 정부 대응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답변서에서 외교부는 “폭행 관련해선 나포 과정에서 맞은 적이 있는지를 대사관 직원이 먼저 문의한 데 대해 김아현님(해초)은 한 차례 뺨을 맞았다고 했고, 대사관 직원은 이를 즉시 본부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어 “주이스라엘대사관은 두 분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영사조력법 등 관련 법령에 의거해 충실하고 신속한 영사조력을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해초는 지난 5월20일 배를 타고 팔레스타인으로 향하던 중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가 당일 석방됐다. 이후 21일 태국 방콕에 도착한 그는 22일 오전 6시35분 도착 비행편으로 귀국했다.

답변서에 따르면 외교부는 해초가 귀국하기 전 이미 “폭행당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였다. 외교부는 그러나 해초가 귀국해서 기자회견을 통해 폭행당한 사실을 밝힐 때까지 그의 신변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당시 언론 대부분이 해초의 신변에 대해 “건강에 큰 지장이 없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귀국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해초가 “폭행당했다”고 밝혀 큰 논란이 일었다. 그러자 외교부는 “선박 나포 및 우리 국민 체포 과정에서 이스라엘군의 구타 행위가 있었다는 우리 국민의 증언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는 이어 “이스라엘의 비인도적 처사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책임자 처벌 등 적절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해초 측은 반발하고 있다. 항해 한국본부는 이날 “외교부는 답변에서 김아현 활동가가 뺨을 맞았다고 진술한 사실을 알고 있었고 이를 본부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즉 외교부는 한국 시민에 대한 폭행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라며 “그러나 외교부 답변 어디에서도 우리는 폭행과 가혹행위에 대해 이스라엘 정부에 어떠한 공식 항의를 하였는지 확인할 수 없다. 진상조사를 요구했는지,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는지, 재발방지를 촉구했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다”고 지적했다.

외교부는 답변서에서 해초가 제기했던 주이스라엘대사관 영사의 조롱 의혹에 대해서도 “없던 일”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메일에서 “우리 국민 두 분을 최단기간 내 안전하게 출국시켜야 하는 엄중한 상황 속에 주이스라엘대사관 직원이 (부당한 나포에 항의해 단식했던) 김아현님에게 ‘다이어트 하냐’는 식의 언급을 한 바 없고 이는 두 직원의 교차 증언으로 확인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사관 직원이 우리 국민을 방기했다고 반복 주장할 경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중시하는 정부의 노력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손상시키고 해당 직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외교부는 해초의 여권 복권에 대해서도 서약서 작성이 먼저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외교부는 “김아현님께서 ‘출국할 경우 테러 등으로 생명이나 신체의 안전이 침해될 위험이 큰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 여권정책협의회에서 인정되기 위해선 최소한 김아현님께서 앞으로 여행금지 국가·지역 방문을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는 서약서가 필요하다”고 했다.

항해 한국본부는 “영사조력 과정의 문제들을 진지하게 검토하기는커녕, 활동가들의 증언을 일방적으로 부인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들은 이어 “외교부는 한국 시민들의 폭행 피해를 알고 있었지만 이스라엘 정부의 책임은 묻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 당사자에게 다시는 해당 지역을 방문하지 말 것을 요구하며 여권 발급을 거부하고 있다”며 “이번 답변은 한국 시민들이 겪은 중대한 인권침해의 본질을 외면하고 국가가 마땅히 수행해야 할 책임을 회피하며 오히려 피해 당사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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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han.co.kr/article/20260521060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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