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작지만 우리 심장은 작지 않아”… 인구 15만명 섬나라 ‘퀴라소의 기적’
2026.06.22 04:34
미국 2부리그서 뛰는 골키퍼 룸
에콰도르전 유효슈팅 15개 막아
신들린 선방쇼로 첫 승점 ‘선물’
인구 15만 명의 카리브해 작은 섬나라 퀴라소 축구 역사상 가장 큰 ‘사고’를 친 퀴라소 골키퍼 엘로이 룸(37·마이애미 FC)은 농담을 던지며 활짝 웃었다.
퀴라소는 21일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에콰도르와 0-0으로 비겼다. 월드컵 데뷔전이던 1차전에서 독일에 1-7로 패했던 퀴라소는 이날 무승부로 사상 첫 승점(1)을 획득했다.
경기 최우수선수로 뽑힌 룸은 “독일전 대패 후 전 세계가 우리를 비웃는 것 같았다. 오늘은 상대 슈팅을 막아낼 때마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동료들 외침이 들리는 느낌이었다”면서 “퀴라소는 작지만 우리 심장은 결코 그렇지 않다는 걸 증명해 기쁘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4개 구성국 중 하나인 퀴라소는 역대 월드컵 본선 출전 국가 중 인구(15만 명)가 가장 적다.
‘어머니의 나라’ 네덜란드에서 태어나 네덜란드 20세 이하 대표팀에 뽑힐 만큼 유망주로 통했던 룸은 “퀴라소 축구 역사를 새로 쓰자”는 말에 ‘아버지의 나라’ 유니폼을 입고 성인 대표팀에 데뷔했다. 그리고 이날 그 말을 현실로 만들었다.
월드컵 역대 최고령 사령탑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딕 아드보카트 퀴라소 감독(79)은 “우리는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와 사자처럼 싸웠다. 퀴라소는 오늘 큰 파티를 즐길 자격이 있다”며 또 눈물을 흘렸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독일전 때도 감격의 눈물을 보였다.
한편 네덜란드는 이날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스웨덴과 대회 조별리그 F조 2차전을 치러 5-1로 이기면서 월드컵 역대 최장인 14경기 연속 무패 기록을 썼다. 네덜란드는 2014 브라질 대회 때부터 9승 5무를 기록 중이다. 축구는 승부차기로 이기거나 패해도 공식 기록은 무승부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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