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Why] 이 사진 한 장에… 美·伊 관계 파탄 일보직전
2026.06.22 00:44
트럼프 “멜로니가 사진 촬영 간청”
멜로니 “날조… 구걸 안 해” 반박
伊 외무, 루비오와 회동 전격 취소
지난 17일 이탈리아 총리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밀착해 대화 나누는 모습이 촬영된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G7(7국) 정상회의가 열리던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호텔에서 두 정상이 나란히 앉아 미소를 띤 채 담소를 나누는 장면이었다.
이 사진은 양국 및 두 정상의 관계 복구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여겨졌다. 두 정상은 한때 ‘절친’으로 통했지만, 트럼프가 지난 4월 교황 레오 14세를 향해 “범죄에 관대하고 국제 정책은 끔찍하다”고 말하고 멜로니가 “납득할 수 없다”며 공개적으로 각을 세우면서 관계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가 이란 전쟁에서 미군 지원을 거부한 데 대해서도 트럼프는 강한 불쾌감을 토로했다. 하지만 G7 정상회의에서 양 정상이 어울리며 대화하는 모습이 수차례 포착됐고, 정상회담이 마무리된 후 멜로니는 자국 기자단에 “트럼프와 (좋은) 관계에는 변함이 없다. 서로 비난도 없었다”고 했다.
문제는 정상회담이 끝난 후에 벌어졌다. 18일 이탈리아 방송사 La7(라 쎄테)가 공개한 트럼프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멜로니가 사진을 찍어달라고 내게 간청했다(begged). 멜로니는 나와 대화 나눈 것을 기뻐했다. 나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라면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을 테지만, 멜로니가 너무 안쓰러웠다”고 했다.
그러자 멜로니는 다음 날인 19일 “완전한 날조”라면서 소셜미디어에 반박 영상을 게시했다. 멜로니는 “솔직히 정말 놀랐다.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을 향해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면서 “트럼프가 반드시 알아야 할 한 가지는 이탈리아도, 나도 구걸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트럼프는 20일 재차 트루스소셜에 “멜로니가 사진 촬영을 거듭 요청했다”면서 “미국이 이란 군대를 무찌른 지금 멜로니는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다시 나와 친구가 되고 싶어 한다. 사양한다!”라고 했다. 약 두 시간 뒤 멜로니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내 지지율은 당신(트럼프)이 상관할 것이 아니니, 당신 것에 집중하기를 권한다”고 되받아쳤다.
정상 간의 이례적인 공개 설전이 이어지자 이탈리아 여야 인사들도 뛰어들었다.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20일 “멜로니 총리를 향한 심각하고 모멸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언사는 이탈리아 전체를 능멸한 것”이라면서 오는 22~23일 미국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만나기로 한 일정을 취소했다. 조반바티스타 파촐라리 이탈리아 총리실 차관은 “적절치 못한 발언으로 인해 트럼프는 유럽 대륙 전반에서 인기를 잃을 것이고, 이는 유럽뿐 아니라 미국에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야당 인사들도 “이탈리아는 이렇게 공개적으로 모욕당할 이유가 없다” “멜로니가 무언가 구걸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라면서 멜로니를 변호했다. 이탈리아 우파 매체는 “트럼프는 개자식”이라는 문구를 1면 헤드라인 기사 제목에 내걸었다. 양국 관계가 파탄 일보 직전까지 간 것이다.
이번 G7 정상회의는 미국·이란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서 모처럼 서방의 결속력을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 트럼프의 ‘오럴 리스크’로 오히려 균열을 더 가속화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트럼프는 지난 4월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성대모사를 우스꽝스럽게 하면서 “마크롱이 아내에게 엄청나게 학대받고 있다”고 해 프랑스에서 공분을 샀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호텔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