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휜 대나무”… ‘탕핑’ 하위문화 넘어 주류로 굳어져
2026.06.22 02:04
당국 “외세 탓” 억지 주장에 반발
중국 청년들의 ‘탕핑’(드러눕기) 현상이 하위 틈새문화에서 주류문화로 부상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탕핑은 치열한 경쟁과 취업난에 시달리던 청년들이 의욕을 잃고 최소한의 노동만 하며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가리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 P)는 21일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 유행어로 등장한 탕핑이 성공한 전문가와 중견 기업가, 공무원까지 다양한 사회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매체는 본인의 직업 외에 성공을 보장하는 추가적인 임무를 거부한 중학교 교사,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취미생활과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임원 승진을 거부한 회계사, 경기 침체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남은 자산을 보존하기 위해 ‘전략적 후퇴’를 선택한 사업가 등을 사례로 들었다.
중국의 채용 플랫폼 첸청우요우의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30세 이하 근로자의 약 59.7%가 관리직을 맡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이는 2018년보다 31%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응답자의 45%는 ‘급여 인상분이 관리직으로서 감당해야 할 추가적인 노동과 스트레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청소년 심리상담 플랫폼인 도고가 지난달 25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탕핑은 게으름의 징후가 아니라 더 이상 처리할 수 없는 환경에 놓인 신체의 반응이다. 미국 미·중관계국가위원회의 진청 장도 “탕핑은 단순한 무관심이 아니라 상향 이동이 제한된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중국 국가안전부는 지난 4월 해외 반중 조직의 지원을 받은 인플루언서들이 중국의 발전을 막으려고 청년들을 세뇌해 탕핑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주장해 반발을 샀다. 한 네티즌은 “그래서 나의 정신적·신체적 고갈은 과로 때문이 아니라 CIA 때문이었다”고 비꼬았다.
반면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인류학자 앨런 맥팔레인이 지난달 4일 소셜미디어 샤오홍슈에 올린 영상은 10만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았다. 그는 이 영상에서 중국인을 ‘강한 바람이 불면 기울어져 충격을 흡수하고 바람이 잦아들면 일어서는 대나무’에 비유했다. 한 네티즌은 “눈물이 났다”면서 “국가는 우리가 외세에 침투당했다고 말하지만 맥팔레인은 우리가 대나무라고 한다. 마침내 ‘바람’이 지금 너무 강하다는 것을 인정한 사람이 나왔다”는 글을 올렸다. 다른 네티즌은 “탕핑은 결코 굴복하지 않는다. 잠시 구부러졌을 뿐이고 결국에는 반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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